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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019746
· 쪽수 : 122쪽
· 출판일 : 2021-06-21
책 소개
목차
제1부
층 12
투란投卵 14
극락조화 15
탁본 16
물음표 18
목송目送 19
결 20
겨냥 22
심인尋人 24
권태기 26
풍경風磬 27
응시 28
오보 30
염치 32
분위기學 34
삭제 35
제2부
할喝 38
벼루 39
어항 40
재연 42
아뿔싸 43
양계장 44
아랫목 46
줄타기 47
풀뿌리 48
평화 50
낙하산 51
의자 52
미용실 54
뼈대 56
단壇 58
떨켜 60
제3부
법法 62
접붙임 64
관절염 65
인내 66
독서 67
간판 68
암묵지暗默知 69
조장鳥葬 70
빛 공해 71
탁족濯足 72
회개 73
묵장墨莊 74
부시罘罳 75
거품주의보 76
주의主義 77
달관 78
제4부
결 80
망명 82
사면 83
한숨 84
효시嚆矢 85
물정物情 86
부도浮屠 87
회전초 88
파괴 89
거두절미 90
밤 92
짝 93
미술관 94
침묵 96
해명解明 98
용서 99
해설
언어의 정의와 시적 진실│장은영 102
저자소개
책속에서
풍경(風磬)
귀로 읽는 책
보감(寶鑑), 집요(輯要), 수록(隨錄) 등으로 연재되다가 후에 어록이 가세하여 이통(耳痛)이 있었다
천 근의 풍경을 위해 만 근의 처마를 먼저 지었다 바람은 불었지만 소리를 내지는 못하였다 종항아리는 나날이 두꺼워지고 풍객들만 꼬여 들었으므로 정문이 따로 필요치 않았다 지평선에서는 어디서든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은 무엇이든 매달아야 하는 습성 때문에 스스로 매달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기어이 머리로 풍경을 때리는 의식이 유행하여 골 때린다는 속어를 아이들도 스스럼없이 썼다
나이와 상관없이 흔들리며 흔들었다
흔들리는 사정이 모두 같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흔들릴 때마다 소리가 다른 책이 풍경이다
층
천 층 만 층 구만 층의 층을 누적이나 고저로 이해한다
면 궁핍과 고소공포증에 시달린다
나무가 나무 위에 층을 만들지 않은 연유와, 동물도 후대를 기약하는 방식을 택한 연유는, 한없이 자라기만 하고 한없이 커질 만한 시간이 부족함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대지는 대개 높은 곳을 허물어 평형을 이루나
사람은 바닥에 떨어지면서도 층을 만든다
누군가의 분노가 켜를 이루는 시간
누군가의 증오가 켜를 이루는 시간
누군가의 참담이 켜를 다지는 시간
누군가의 패착이 켜를 다듬는 시간
이런 시간들은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는 층을 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