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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91197089350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1-11-25
책 소개
목차
배소고지 이야기-기억의 연못 …………… 007
정동구락부-손탁 호텔의 사람들 ………… 090
ANAK-나의 아이 …………………………… 200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뒤로는 뭐 여그를 차려 부렀지. 나는 못 배우고, 못 죽어서 이러구 살지마는, 나도 우리 은숙이한티 줄 수 있는 게 있다믄 그거이 밥이어. 따순 밥이 목심인게. 근디 참 웃기드라이. 소문이 조미료가 된게로 사람들이 허벌나게 찾아와. 그 배소고지에서 살아 나온 여편네가 그 물에서 난 물고기로. 시-뻘건 매운탕을, 노래를 부름서 팔아댄다고. 피 먹고 자란 물괴기 판다고 처음에는 수군수군혔지. 나더러 미친년이라고.
_ (배소고지 이야기 中)
그리고 나서는 국군한테 쫓겨서, 산속으로 들어가구 그렇게 살아남았다이. 그때는 살아남는다는 거이, 다 이런 것이었응게, 허구 속이면서. (숨을 몰아쉬며) 뻔뻔허게, 그러구두, 내가, 경찰청장 사모님 소리까지, 듣고 잘만 살었지. 아니여, 겁나더라. 늘 불안불안 조마조마. 칼 끝에 선 드끼. 분명히 시작은 면서기, 그 사람 살리려고 시작한 것인디, 그런 것은 다 없어지고. 어떻게든 살려구, 남을 죽이구두 살려구. 그려서 마을로 다시는 안 왔어. 누가 알아볼까비. 누가 손가락질할까비. 그렁게로… 웃기쟈. 진짜 아무일도 없었던 것만 같은 거여. 그런 시간이 없었던 것 같은 거여.
_ (배소고지 이야기 中)
바다를 너무 오래 들여다보면 스스로 거기서 빠져나올 길이 없고, 죽음에 대해 쓰다 보면 죽음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 합니다. 온통 종이 위에 죽음의 그림자입니다.
_ (정동구락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