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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223013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21-12-10
책 소개
목차
이륙 4
1. 목적 14
2. 한 점 30
3. 계획하자, 출발하려면. 취해보자, 돌아오려면. 46
4. 소파 60
5. 겁쟁이 겁장이 74
6. 다른 공간 속 같은 공간 88
7. 계획적인 무계획 98
8. 점묘화의 점 하나 없어도 다들 모르지 않을까 108
9. 아날로그 대화 116
10. 반복과 수용성의 관계 126
11. 나는 오류가 되고 싶어 138
12. 게 구멍 148
13. 오늘은 158
14. 맛 166
15. 물들다. 174
16. 보이는 것도 보지 못하더라 180
17. 아, 집에 190
18.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194
19. 전쟁과 별 200
20. 당신은 내가 믿어도 될까. 208
21. 나의 이야기 216
22. 폭풍우와 펭귄과 친구 220
23. 190 234
24. 내가 듣고 싶은 대로 244
25. 돌멩이 252
26. 너와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 260
27. 선택받은 아이 266
28. 오만 270
29. 무지개 274
30. 여름에 있는 패딩, 겨울에 입는 반팔 282
31. 헬멧 292
32. 나무에게도 최악이었을까 298
33. 문신 306
34. 복귀국 314
착륙 328
마무리. 책을 같이 빚어주신 후원자 분들 330
저자소개
책속에서
완전한 회피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복귀’ 또는 ‘귀착’이라는 것.‘도망간다’와 결부되어있는 것은 ‘돌아가다’다.
그저 사람은 살아가려면, 자신의 세계로부터 죽거나 도망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가까워지려 하기 때문이다. 마치 나를 삼키려는 듯이. 그래서 멀어질 필요가 있다. 다른 세계로 도망칠 필요가 있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가장 가까이 있는 방법이 잠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여행이었다. 이 세계에서는 불면증이었으므로 잠으로는 부족했다. 역설적이게도 여행이 좋았던 이유는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죽는 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리모컨을 무작정 들고 티브이를 켰다. 티브이 속 사람들이 왁자지껄 웃었다. 티브이 속 스튜디오는 오키나와의 식탁이었다. 맥주를 손에서 놓지 않은 채 바닥에 앉았다. 등을 뒤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젖혔다. 기댈 심산이었는데, 소파가 없었다. 소파는 있었지만, 소파가 없었다. 기댈 곳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