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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35055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4-12-20
책 소개
목차
상강
봄인 줄 알고 핀 꽃처럼
겨울 동화
내 몸에서 쑥 향이 난다
소나무도 울고 나도 울고
둥지
장롱 속 사과
곰이
군인 삼촌들
폐허에도 꽃이 핀다
방탄소년단과 조선소년단
성옥이와 산딸기
희고 검은 밥
양귀비
입동
겨울이 온다
분단 자매
졸업 사진
누렁이1
누렁이2
기러기와 바꾼 날들
가장 추운 달, 삼월
웃어도 될까
붉은 석양 속에서
엄마?
국경으로
외로운 사람들
경성에서 경성까지
하얀 블라우스
동지
끝없는 밤의 시간
끊어진 다리
모두가 전투에로
어둠 속의 어둠
나의 동거인1
남쪽에서 불어온 바람
나의 동거인2
도둑과 경비원1
도둑과 경비원2
파도가 지난 뒤 드러나는 마음들
벽보 밑에 넣어둔 양말
몇 밤이면 될까
바람이 된 약속
두 번째 국경
대한
봄이 오려나 보다
우리의 시간은 흐르고
붉은 것들
엄마가 싫어하는 명절
바다가 준 선물
몇 번의 생일
하늘에 맺힌 총성
못생기면 어때
이제 당신을 지웁니다
사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옆집에 사는 언니가 인기척을 느끼곤 저녁을 해 놨으니 얼른 건너오라 소리쳤다.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촛농처럼 녹아내렸다. 눈물이 줄줄 흘렀다. 나는 마음과 달리 민폐 끼치기 싫어 그냥 자겠다 했다. 내가 오지 않자 형부가 데리러 왔다. 언니 집은 따듯한 온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내 몫으로 남겨 놓은 국수와 가마솥에 따끈따끈하게 붙어 있는 꼬장떡을 배불리 먹었다. 따뜻한 집에서 따뜻한 음식을 먹고 나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음이 났다. 형부가 네 시쯤 큰 길까지 내 마중을 나갔는데 길이 엇갈린 줄 알고 그냥 돌아왔다는 말을 들었을 땐 감동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진짜 언니, 형부가 생긴 기분이었다. 내 속에 깊게 뻗치던 설움은 마치 봄볕 앞의 고드름처럼 녹아내렸다. 나는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_「어둠 속의 어둠」중에서
그림자는 괴물처럼 우리 앞으로 다가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밤에 여기서 뭐하냐며 수상하다고 신분증을 보여 달라 했다. 겁먹은 아줌마 표정이 달빛에 드러났다. 당신은 누군데 신분증을 보자 하냐 말을 뱉었지만 목소리는 겁에 질려 있었다. “내 여기 보안원이야!” 보안원들 특유의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어투였다. 보안원이라는 말을 들은 아줌마가 급히 보안원에게 비상용으로 갖고 있던 돈을 쥐여 주려 했다. 그 순간 보안원이 이것들 뭐야! 하며 아줌마 팔을 확 잡았다. 아무래도 수상쩍으니 보안서로 가자 했다. _「국경으로」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