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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7385308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1-03-01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단짝 친구
새벽의 징조
불마귀火魔로 뒤덮힌 도쿄의 거리
바람보다 빨리 퍼지는 유언비어流言蜚語
익숙한 비명, 겹겹이 쌓인 주검들
유언비어를 사실로 둔갑시킨 일본당국
쥬고엔 고짓센 해 봐라!
벌레처럼 죽어가는 조선인
학살의 좀비가 된 요도무라 자경단
센징을 감싸는 걸 보니 서장도 빨갱이다!
‘罰日本罪無’ - 구학영이 남긴 다섯 글자의 의미는?
쿠짱! 여기를 떠나지 말게
에필로그
책속에서
8월의 마지막 날, 요리이寄居 거리의 저녁 날씨는 여전히 더웠다.
기쿠지로는 지난 해(1922년)부터 수평사 모임에서 구학영을 만난 뒤로 더욱 친해졌다. 구학영이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늘 기쿠지로는 구학영의 손과 어깨를 안마해 주었다. 하루 종일 엿판을 어깨에 메고, 두 손에 든 큰 가위로 장단을 넣으며 다녔기 때문에 피곤해진 어깨와 손을 주물러 주었다. 구학영과 미야자와 키쿠지로는 그야말로 단짝친구였다.
물놀이를 하다가 허기가 져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옆집 연이의 손톱에 봉숭아 꽃을 백반과 함께 으깨어 아주까리 잎으로 싸매고 무명실로 꽁꽁 묶고 있었다네.
“학영아 너도 해 봐라”하고 연이가 권하길래 “사내가 남사시럽게…”하고 대꾸했지, 그랬더니 어머니는 “백반을 빼고 새끼손톱만 물들이면 금방 물이 빠진단다.”하시며 연이에게 눈을 찡긋하였고, 연이는 내 손을 끌어당겨 양쪽 새끼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 주었다네. 콩닥거리는 심장소리가 연이에게 들릴까 봐 숨도 제대로 못 쉬었지. 그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