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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7470400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2-04-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부산
• 부산 매축지마을과 노부부의 정원
• 부산 깡깡이마을 시스터즈
• 아름다운 사람 –포토그래퍼 아나스타샤 한
• 억척 할매들의 삶이 고스란히 스민 곳 –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
• 아직도 골목에는 제비 가족이 산다 –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 오롯이 남아서 더 슬픈 역사, 초량 적산가옥 ‘수정’
• 나고 자란 마을을 지키고 가꾸는 호천마을 강재성 씨
2. 서울
• 서울, 종묘 순라길
• 문래동 원미슈퍼 사장님
• 서울, 북정마을 심우장
3. 대전‧청주
• 매일 바뀌고 있는 소제동과 부흥길
• 냄새로 먼저 아는 한의약 거리와 인쇄 골목
• 무지개를 걷는 듯한 대동하늘공원
• 예상치 못한 만남, 오두막
4. 대구
• 대구역 주변에서 만난 여관 골목과 칠성상가아파트
• 소리로 기억되는 골목, 인쇄 골목
• 진골목을 지키는 소아과 의사와 미도다방 정 여사
• 전자 골목에 대한 추억
• 사라지는 골목, 복현동 피란민촌
5. 경주
• 역사와 함께하는 무덤 옆 골목
• 무엇이 경주인가 (1) - 황리단길
• 무엇이 경주인가 (2) - 서악마을
• 시간이 느리게 가는 골목, 경주읍성 골목
• 색다른 사진을 찍는 노이 알론소
6. 광주
• 1907년 개교한 광주중앙초등학교
• 아름다운 광주의 옛 부자 마을
• 우일선선교사사택, 그리고 ‘안톤 슐츠’의 이야기
• 광주의 골목을 통해 본 5·18 이야기 (1) - 구 동구청 골목
• 광주의 골목을 통해 본 5·18 이야기 (2) - 5·18시계탑
7. 제주
• 나의 할아버지, 존 잭슨
• 막다른 골목길,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것
• 몹쓸 바람이 부는 곳, 모슬포
• 연북정부터 시작하는 조천
• 제주 보리미숫가루 ‘개역’과 순아 씨
8. 목포
• 어상자에 담긴 세월
• 시화 골목에서 만난 색소폰 연주
• 따뜻할 ‘온’ 자에 비단 ‘금’ 자를 붙여 지은 온금동 ‘다순구미’ 골목
• 근대역사문화 골목
• 목포 오거리에는 ‘중깐’이 있다
• 캐머런의 클로징 멘트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골목’에 대한 고민과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골목은 화려한 랜드마크 위주의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다른 여행 프로그램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우리 프로그램만의 테마이다. 골목은 그 도시가 생겨날 때부터 존재했던, 말하자면 그 도시의 기원이자 정체성이고 맨얼굴이다. 도시가 성장하면서 골목은 쇠퇴해 가지만, 그 도시의 이야기를 마치 전설처럼 담고 있다. 관광객들은 몰라서 못 들어가고, 바빠서 안 들어가는 그런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색다른 그림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다. 그것도 ‘보는 것이 예민한’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말이다. 그것이 〈포비든 앨리〉 프로그램의 ‘시그니처’이다.
「프롤로그」 中
깡깡이마을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선 ‘희생’이란 단어가 자주 나왔다. 아이들을 위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깡깡이질을 했던 어머니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깡깡이 일에 관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들을 희생하는 어머니 대신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들로 기억하고 싶어졌다. 일이 힘들 땐 어떤 생각을 하며 버텼는지, 함께한 여성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어떤 순간에 가장 큰 보람을 느꼈는지를 묻고 싶어졌다. 답을 들으면 수십 년의 세월을 넘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나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굳이 묻지 않아도 자부심으로 빛나는 그들의 눈동자가 많은 답을 대신했다. 온몸으로 땀 흘려 일하며 꿋꿋하게 생을 일궈 온 강한 여성들의 눈이었다. 깡깡이 일로 인해 다친 발로 걷는 걸음은 느리고, 깡깡이 소리에 고막을 다친 귀는 많은 걸 듣지 못하지만, 그들은 분명 거친 한 세월을 온몸으로 버텨 승리한 강인한 여성들이었다. 그 여성들이 여전히 마을 한편에서 자신들의 서사를 생생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부산 깡깡이마을 시스터즈」 中
어린 시절 살았던 골목을 찾고 싶었다. 팍팍한 현실 탓인지 아파트 단지가 차갑게만 느껴졌기 때문에 시간을 내 골목을 찾았지만, 예전 같지 않다. 하굣길 매번 들렀던 슈퍼마켓은 사라지고 깔끔한 편의점이 자리 잡았다. 동네 미용실은 운 좋게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기분 좋은 수다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부잣집이 분명했던 벽돌집은 이제는 낡아 금이 간 곳이 군데군데다. 분명 같은 골목인데, 어린 시절 기억의 그곳은 없다. 실망하고 돌아가려는 찰나 어떤 이가 인사를 건넨다.
“오랜만이다.”
실망했던 오늘날의 골목은 그 한마디에 이내 따뜻했던 옛 골목으로 돌아간다. 대구 진골목에서 그런 골목 친구 같은 두 사람을 만났다.
「진골목을 지키는 소아과 의사와 미도다방 정 여사」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