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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간증/영적성장
· ISBN : 9791197597633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2-08-22
책 소개
목차
출판인의 글_4
목차_10
들어가는 말_12
2020.12.11./ 선생님이 암이시라구요._15
<내 남편 황목사 1>
2020.12.20./ 쪼각난 미남_19
2020.12.22. /성탄트리 장식_30
2020.12.30. / 아들아, 아직도 성한 데가 많단다._35
<내 남편 황목사 2>
2021.01.04. / 이게 꿈이라면…_46
2021.01.09. / 승리의 습관이 중요하다._48
2021.01.10. / 병원 데이트_58
<내 남편 황목사 3>
2021.01.17. /병실의 하루_72
2021.01.19. /일산 백수호텔_76
2021.01.22. / 남은 자가 힘들지!_78
<내 남편황목사 4>
2021.01.26. /그날_86
<내 남편황목사 5>
2021.01.28. / 고통 속에도 사랑은 핀다._89
2021.01.29. / 은혜_98
2021.01.30. _ 한 젊은이의 죽음/ 102
<내 남편 황목사 6>
2021.02.15. _ 처제,암 수술을 받다. / 108
2021.02.17. _가여워서 / 117
2021.02.26. _ 암 요양병원/ 123
2021.03.05. _ 일탈의 기쁨/ 130
2021.03.09. _ 새빨간 거짓말/ 139
2021.03.12. _ 암 병동의 여자 환우들/ 143
2021.03.14. _ 없는 셈 쳐야 할 1년 / 152
2021.04.29. _ 치료비?장례비! / 160
2021.04.30. _ 집에 오다. / 166
<내 남편 황목사 7>
2021.05.10. –이 사람도 암이에요. /175
<내 남편 황목사 8>
2022.05.26. _ 아내는 호랑이띠! / 182
2021.06.08. _ 나의 영웅 유상철님/ 193
2021.06.11. _ 당신이 최고의 글쟁이/ 202
2021.06.19. _ 라떼는 말이야/ 211
2021.07.14. _ 아내가 춤을 춘다. / 217
2021.11.16. _ 난 부자다/ 228
에필로그 / 231
추천의 글들 / 235
저자소개
책속에서
20. 2021.3.12 목요일
이곳엔 남자보다 여자 환우가 훨씬 더 많다. 남자들은 대부분 소통이 없다. 식사시간에도 전부 다 혼밥을 한다. 내가 볼 때마다 인사를 해도 받기만 하지 먼저 인사하는 법이 없다. 거참 신기하다. 반면, 여자 환우들은 함께 운동을 하고 늘 몇몇이 모여서 식사를 한다. 서로 언니 동생할 뿐 아니라 이름도 서로 다 안다. 친근하게 반말도 한다. 누구 한 사람이 항암을 가면 ‘홧팅!’을 외쳐준다. 역시 여자가 우월하다. 인정한다. 여자님 만세~~
오늘 구내식당에서 일하시는 여사님이 내게 말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요 선생님이 여기서 제일 멋지시답니다!^^” “항상 웃으시고 고맙다고 하시고 인사도 잘하시고 특히, 식판을 잘 날라 주신답니다.” 그렇다. 난 여인들과 조금 친해졌다. 가끔씩 집에서 가져온 반찬도 덜어준다. 난 이렇게 생존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남자다.
이 여인들이 오늘 저녁 식사 후, 지하에 가서 탁구를 치고 노래도 함께 부르자고 한다. 지하엔 노래방도 갖춰져 있다. 환우들에겐 심적으로 참 필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순간 머릿속에서 빠져나갈 핑계를 생각했다. 그러나 난 어느샌가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가고 있었다. 아차!? 탁구를 친 건지 공을 주워준 건지...?
그리고 이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도 역시 트롯이 대세다. 암을 잊은 듯 잘 논다. 무엇보다 목소리들이 크다.~~ 암 병원이라고 해서 암울하지만은 않다. 15차 가운데 엊그제 14차 항암을 마친 젊은 애기 엄마가 고음(고성!)으로 노래를 마쳤다. 마치 승전가를 부른 것 같았다. 내가 말했다. “정말 장하세요. 대단하세요.” 그런데 갑자기, 내 말이 별 특별한 게 없는데도 눈물을 글썽인다. 어린아이들을 집에 둔 채로 이곳에서 이 악물고 싸우고 있단다. 그 마음,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음 타자는 암이 몇 군데로 전이된 젊은 여 환우다. 노래를 부르다 부르다 몇 번이나 숨을 고른다. ?“지친 그대 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 밖에?...” 마침내 더 이상 노래를 잇질 못한다. 힘든 게다. 아픈 게다. 이럴 땐 눈물이 약이다. 그래 울어라. 이곳은 코로나로 인해서 가족도 면회가 안된다. ‘가장 필요한 때’에 말이다. 가끔씩 가족이 찾아오면 병원 마당에서 잠~깐 얼굴 보고 헤어진다.
한 오랜 고참 분이 아들을 만나고 나서 내게 말했다. “목사님, 이거 이별 연습이예요.” ?생각했다. ‘이별도 연습을 하면 덜 아픈걸까?’ 그래 진짜 힘든 건 죽음이 아니다. 이별이다. ‘이별은 죽음보다 아프고.?’ 난 말했다. “이별은 연습을 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오면 그저 맞닥뜨리면 되는 거겠지요. 그보다는 사는 연습을 하시지요!! 플리즈~~”
난 사람들에게 자주 말한다. “사는 게 사랑입니다.” 이 말의 참 의미는 사는 것만이 사랑이라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사랑하지만, 너무도 사랑하지만 살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게 암이고 또 병이다. ‘사는 게 사랑이다’ 라는 말은 사랑하는 이를 생각해서, 사랑하기에, 살 의지를 보여 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남은 자에 대한 예의 아닌가? 또 그러다 보면 혹시라도 살 수도 있지 않겠는가?
사랑은 노력이다. 아니, 사랑은 살겠다는 ‘필사적 노력이다.’ 그 살겠다는 필사적 노력이 마지막 사랑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 최후의 사랑이 더러는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이 결과가 어떻든 간에 가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 모두에게 아쉬움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덜어 줄 것이다. 어쨌든 죽음이란 피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다. 우리의 한계다.
그녀가 힘들어 한다. 노래를 다 부르지 못한다. 그랬다. 그녀는 오늘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왔음에도 다른 날과는 달리 그저 멀리서 짧은 손짓으로 면회를 끝마쳤다. 너무나도 무너진(?)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단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떨군 그 손의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난 그녀가 부르다 끝내지 못한 그 노래를 이어 불렀다.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 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지친 그대 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밖에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병실로 돌아왔다. 참 힘든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