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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그땐 그랬지

이진영 (지은이)
수필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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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땐 그랬지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628214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1-11-22

책 소개

편리함을 내세워 사라져버린 것이 많은 오늘, 정겨웠던 그 시절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작가는, 어떤 분들께는 그리운 추억을, 그 시간 속에 머물지 못한 이들에게는 소중한 풍습이나 옛것들을 통해 오늘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주고 싶다고 했다.

목차

책을 내면서 … 4
1. 움직이는 돌
김칫돌 13
움직이는 돌 19
다듬이질 24
널뛰기 30
그네타기 37
면포 부인(綿布 婦人) 42
어머니의 버선본 47
문지방을 넘으며 52

2. 조각보를 모으다
여름날 59
모기장 65
나무 도마(널 잊었어) 70
종소리 75
조각보를 모으다 80
겨울 빨랫줄 84
솜이불 88
장독대 94

3. 식혜를 마시며
쉰밥 101
밥 한 그릇 108
김장 113
식혜를 마시며 119
고추장 124
밥 짓기 128
잔치 국수 132
떡 맛 137

4. 외줄 타기
외줄 타기 145
윷놀이 150
어떤 그릇을 말한다(놋그릇) 156
박씨 물고 온 제비 161
빨래 166
행복한 빨래 171
장작불 176
오래된 우물 180

저자소개

이진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호, 설리(雪里) 서울에서 출생하여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창작수필] 수필 등단 [문학시대] 시로 등단했습니다. 극동방송 ‘참 좋은 내 친구’에서 칼럼 방송 [주간기독교]에서 신앙에세이 연재했습니다. 군포시주최 ‘전국전통문화 작품전’ 대상 수상,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동화부분 최우수상,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시부분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수필과 동화, 시를 쓰고 그 시를 춤추게 하는 낭송을 하면서,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힘든 세상 여행길 아름답게 가고 있습니다. 수필집: [내 안의 용연향] [나도 춤추고 싶다] [하늘에 걸린 발자국] [종이피아노] [10초] [그땐 그랬지] 동화집: [초록우산의 비밀] 시집: [우주정거장 별다방] [내 슬픔도 먼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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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래된 우물

집을 나서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가면 좁다란 골목이 나온다. 그 안쪽에 깊은 우물이 있는 집이 있었다. 그때는 수도가 없는 집도 많았지만, 있는 집도 단수가 잦았다. 그래도 흔치 않았던 우물은 어린 나에게 신기로움이었다.
가끔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면 양동이 두 개를 들고 어머니를 따라서 그 집으로 갔다. 유난히 깊어 물맛이 좋기에 어머니가 몇 해째 장을 담그기 위해 물을 길어오던 곳이기도 했다. 또 동네 아줌마들이 심심치 않게 모여들어 물을 긷고 푸성귀를 씻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던 곳이었다. 처음에는 골목 한쪽에 있던 우물을 담장을 넓히면서 자신의 뜰에 가두어 놓은 집주인은 문을 항상 열어 놓겠노라고 약속했었단다.
차돌 듬성듬성 쌓아 올린 우물가에서, 좁고 깊은 우물 안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했다. 물결 출렁이지 않아 아직 이지러지지 않은 우물 속에는 맑은 물처럼 눈매 서늘한 내가 있었다.

잔잔한 하늘도 담겨 있었다.
두레박이 한없이 내려가면서 철~석 철~석 물과 마주치는 소리가 음악처럼 귀를 울렸다. 말갛고 동그랗게 비쳐 보이던 우물 속 하늘이 이내 얼굴을 찡그리고 내 모습 또한 찡그려진 우물 안을 또 들여다보았다. 두레박은 좁다란 우물 안 돌들에 이리저리 몸을 부딪치면서 아래로 내려갔다.
커~어! 두레박에 넘실거리는 물을 벌떡 들이켜는 어머니를 따라서 나도 물 한 모금을 마셔 보았다. 소독 냄새나는 수돗물에 익숙해져 있는 내게 찝찝한 우물물 맛은 낯설었다. 그런데 그 물맛이 이상하게도 오랫동안 입안에 남아 맴돌았다. “앞니 빠진 중강새 우물 앞에 가지 마라. 붕어 새끼 놀란다. 오빠들이 노래를 부르며 놀려대서인지 앞니가 빠진 뒤에는 우물가에 가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리니 슬며시 웃음이 번진다.
어머니는 물을 길어 쌀을 씻고 양동이 가득 물을 채웠다. 두 양동이만큼 물을 길었는데도, 내어준 자국을 내색하지 않는 우물은 여전히 그만큼의 깊이로 그만큼의 물을 안고 있었다. 출렁거림이 잦아든 우물 안에는 여전히 잔잔한 내 모습이 있었고 잔잔한 하늘도 잠겨 있었다.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가끔 그 우물이 궁금했지만 더 이상 물을 길으러 가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좀처럼 단수가 되지 않았고 설혹 단수된다 한들 미리 받아 놓은 물이 있어서 우물까지 가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가끔 맛살이며 조갯살을 팔러 오던 행상 아줌마가 전해준 이야기는, 집주인 남자가 첩살림 차리느라 빚에 몰려서 우물에 빠져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아니, 마누라와 빚 독촉하러 온 이들 앞에서 엄포로 빠지겠다고 했다는데 그만 발이 미끄러져 미처 손 쓸 수도 없이 빠졌다고도 했다. 아쉽게도 우물은 이내 메워져 버렸고 모두의 기억 속에서 아득히 사라졌다.

모두의 우물을 뜰 안에 가두어 놓고 문을 열어 놓겠다고 약속했던 주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아니, 모두의 우물을 자신만의 우물로 차지하려던 욕심이 지나쳐서인가, 홀로 끌어안고 가버렸으니.
그 후 살던 동네에서 이사했고, 그 오래된 우물도 잊혀졌다. 그러나 남다르게 연약한 몸으로 한세상 살아오면서 채우려 해도 채워지지 않는 현실 속 갈증을 풀기 위해서인지, 가끔 그 아득한 기억 속 우물가를 서성이곤 했다.
흡사 제 탓이라고 제 가슴 치듯이, 탕! 탕! 두레박 천천히 내려가면서 좁은 우물 벽에 이리저리 부딪히는 아픈 소리를 듣는다. 늘 높고 순수한 세상만을 목타게 원했던 탓에 연이어 맑은 물을 길어 올리려 했는가 보다. 힘겨운 몸짓이 만들어낸 시퍼런 멍이 이끼가 되어 둘 틈 사이에 숨죽이고 있었다. 꼭 그만큼의 하늘만을 안고도 만족하며, 퍼내어도 다시 고이는 정 뿌리치지 못한 채 속울음 삼켰을 애달픈 사랑을 들여다본다.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 이제야 우물의 깊은 속내를 품었는가. 어느결에 내 가슴 한복판에도 습윤한 기색이 아릿하게 퍼져나가니……. 가실 새 없이 검푸른 멍, 안으로만 머금었을 한 맺힌 가슴팍을 쓸어본다.


<머리글>

석주명(1908. 10. 17.~ 1950. 10. 6.)은 구한말 평양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개성에서 그리고 해방 이후엔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민족의 비극인 한국전쟁 중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42년이라는 짧은 삶을 살았지만, 하루를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았기에 보통 사람으로서는 이루기 힘든 학문적 업적을 쌓았다. 하지만 그가 학문적 절정기인 40대 초반에 세상을 떠난 것은 우리 민족으로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는 나비박사로 널리 알려진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나비학자이다. 그러나 나비박사 석주명은 그의 다양한 모습 중에 일면일 따름이다. 그는 나비가 그저 아름다운 곤충이어서라기보다는 그를 통해 자연법칙을 발견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나비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나비를 보다 깊게 알기 위해 생물학과 자연사뿐만 아니라 우리의 고전에 대해서도 섭렵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 분야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전국의 산야를 누비며 나비채집을 하면서 지역에 따라 나비 종류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지역이 달라지면 식생과 동물상이 달라지고, 인간의 삶도 달라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당시에 아무도 그것들을 연결시킬 생각을 하지 못했다. 탐구심이 누구보다 강했던 그는 ‘방언과 곤충’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는 것을 안 다음부터 곤충학에서 방언학으로 연구범위를 과감하게 확장해나갔다.
그는 1936년 여름 한 달간 제주도에서 나비채집을 하면서 제주도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그는 1943년 4월 서귀포에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시험장이 개장되면서 책임자로 부임하여 1945년 5월까지 2년 남짓 근무하였다.
그는 그 기회를 이용하여 제주도의 자연, 언어, 역사, 민속, 인구, 문헌 등에 대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그는 제주도를 입체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자연, 인문, 사회 분야를 두루 넘나드는 통합학자가 되었다.
그는 제주자연이 민족의 삶의 터전을 확장해주고, 제주도의 방언과 문화가 옛 우리말과 문화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서 민족문화를 풍성하게 해준다고 확신했다. 그러기에 곤충학자이자 이방인이었던 그는 곧바로 제주도 연구에 뛰어들었고, 마침내 6권의 제주도총서, 즉 ��제주도방언집��(1947), ��제주도의 생명조사서-제주도 인구론��(1949), ��제주도문헌집��(1949), ��제주도수필-제주도의 자연과 인문��(1968), ��제주도곤충상��(1970), ��제주도자료집��(1971)을 결집해내었다. 제주도의 가치를 알고 사랑했던 그는 스스로를 ‘반半제주인’이라 자부하였고, 후학들은 그를 ‘제주학의 선구자’로 이름하였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을 살면서 약소민족의 아픔을 절감했고, 민족이 소중하다는 것을 체득하였다. 그는 우리가, 우리를 위한, 우리의 생물학(조선적 생물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주창하면서 자연과학 분야에서 국학운동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는 우리의 입장에서 세계과학사와 인류문화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보고 ��한국본위 세계박물학연표��(1992)를 펴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의 민족주의는 수구적이고 배타적인 닫힌 민족주의가 아니라 지역을 존중하고 세계와 조화를 이루려는 열린 민족주의였다.
그는 지역문화가 살아야 민족문화가 융성하고, 인류문화가 풍성해지려면 다양한 민족문화가 생생하게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 그러한 깨달음은 그가 학창시절에 접한 에스페란토 정신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다. 그는 모든 인류가 잘 살아가려면 각 민족과 국가 간에 과학기술과 문화가 교류되어야 하는데, 자국민끼리는 모국어로, 외국인과는 배우기 쉬운 국제어인 에스페란토로 소통하자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지역주의, 민족주의, 세계주의가 서로 배척적인 것이 아니라 잘 녹여내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직접 실천한 열린 정신의 소유자였다.
그는 세상이 제주의 자연과 문화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할 때 그것들을 발굴하여 세상에 알렸다. 그가 남긴 자료들을 유고집으로 세상에 내놓은 그의 누이동생 석주선
(1911~1996) 교수는 오빠가 제주도를 아끼고 사랑했던 데 비해 정작 제주도에서는 오빠를 몰라주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섭섭해했다. 제주도에서 석주명을 조명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타계한 지 50년, 석주선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 4년이 지난 2000년에 제주전통문화연구소가 주최한 학술세미나(제주학 연구의 선구자 고 석주명 선생 재조명)부터였다. 그 이후 제주도는 석주명의 업적과 뜻을 기리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1부에서는 제주학의 선구자 석주명의 생애를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도에서의 행적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2부 석주명의 제주도총서 해제에서는 6권의 제주도총서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고 평가와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 부분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의 과제로 수행했던 ��제주학의 선구자 석주명에 대한 기초연구��(2018)에서 강영봉, 양정필, 윤용택, 정세호의 글들을 다듬은 것이다. 3부에서는 그동안 발표되었던 석주명의 제주학 관련 연구들을 손질하여 넣었다. 그리고 부록에는 일본어로 된 석주명의 「제주도나비채집기(濟州島産蝶類採集記)(1937)를 안행순의 우리말 번역으로 실었고, 석주명의 제주도에서의 행적과 그의 제주도 관련 논저들과 학술세미나의 성과물들을 연도별로 정리하였다.
석주명은 여러 분야에 두루 능통한 학자여서 한국의 르네상스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곤충전문가이면서 육지 출신이다 보니 제주도의 인문사회 분야의 성과물들 가운데는 오류도 더러 있다. 이 책이 석주명의 제주학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의 업적을 계승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 대중적이지 못한 학술서인데도 선뜻 출판에 응해준 한그루출판사 김영훈 대표께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을 제주학의 선구자 고 석주명 선생과 그를 세상에 드러낸 그의 누이동생 고 석주선 교수께 바친다. 이 책을 발간할 수 있도록 기회와 용기를 준 제주학회 이영돈 회장과 발간 경비를 지원해준 오리온재단 이경재 이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집필진 대표 윤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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