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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67100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2-01-0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2017. 03. 14일부터 ~ 2021.02.22까지의 일기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엄마가 암 진단을 받으셨어도 돌아가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고생하고 계시지만 언젠가 다 나으실 거란 생각을 당연하게 했다. 엄마가 폐암과 싸우실 때 안 좋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좋은 생각을 하는 게 맞지만, 나는 그저 현실감이 없었던 것 같다. 언제나 괜찮아지셨으니 이번에도 괜찮아지시겠지 한 거다. 엄마가 얼마나 아프고 두려우신지, 조금이라도 더 이해했다면 어땠을까? 살아오면서 창피한 일이 많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창피한 일이 많을지 모르지만, 나는 엄마의 아픔을 안일하게 생각했던 내 모습을 가장 한심하고 부끄럽게 생각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밥을 먹는 도중에 아빠가 담배를 피우고 오셨다. 엄마는 “당신 정말 끊어야 해, 아직 정신 못 차렸네”라고 말씀하셨다. 웃음과 함께였지만 아마 쓴소리를 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나는 흡연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스트레스의 해소를 위해 담배를 태우고 싶어진다는 게 조금 무섭다. 나도 아빠에게 끊어야 한다고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아빠를 위한 나의 말이 아빠의 스트레스가 될까 봐 말을 못 하겠다. 병원에서 엄마와 함께 대기할 때 아빠가 안 계신 틈을 타 말씀하시길, 아빠가 걱정되는데 아빠는 자꾸 검사를 안 받으시려 한다고 하셨다. 아마 아빠는 겁이 나서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이실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안 좋은 결과라면 우리 가족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른다. 아빠를 제외한 가족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것보다 아빠의 건강이 중요한데 아빠는 당신이라도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신다. 서로 바라보는 방향은 같은데 닿고자 하는 방법이 다르다.
--- 2017년 3월 14일 일기 중에서
집에 돌아오니 모두 잠들어있었다. 엄마만 빼고. 혼자 잠 못 들고 계신 엄마를 보니 마음이 꾹꾹 아려왔다. 엄마를 안아드리고 뽀뽀도 해드렸다. 엄마는 그제야 눈물을 흘리셨다. 가족들한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려고 당신이 가장 힘든데도 눈물을 참고 참으셨나 보다.
--- 2017년 3월 14일 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