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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880124
· 쪽수 : 154쪽
· 출판일 : 2022-08-12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4
1부 | 투여기 · 9
2부 | 폭식기 · 37
3부 | 거식기 · 55
4부 | 사춘기 · 73
5부 | 회복기 · 109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오늘 문학을 보았다. 문학은 재미있었다. 나는 아빠가 없다. 엄마도 없었으면 하겠다.
간밤의 꿈을 복기해본다. 낯선 것투성이다. 서서히 낡아가는 기분이다. 햇살이 유리창을 뚫고 창처럼 내 가슴을 관통한다. 내 심장은 그 빛에 충전되어 서서히 몸을 움직인다. 나는 꿈을 꾸기 위해 움직인다.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학교에 간다. 낮잠을 참는다. 심장이 방전된다. 몸을 움직일 수 없다. 햇살은 창 너머에서 서서히 져 간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또다시 잠을 자러 침대에 올라탄다. 네 발 달린 침대야 제발 달려줘. 잠으로부터, 꿈으로부터. 내가 망각하도록 해 줘. 하지만 잠 속의 꿈 속의 내 속의 선생님은 여전히 낯설고 새로웠고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불행은 천천히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깊숙이 들어서서 우리 안에 뿌리를 틀어 앉는다고. 마치 뱀처럼.
그렇게 며칠을 보내니 살이 빠졌다. 몸무게만 줄어든 것이 아니었다. 볼록했던 가슴이 들어가고 잘록했던 허리가 평평해지고 펑퍼짐했던 엉덩이가 작아졌다. 하지만 가슴에 생긴 멍울은 여전히 아팠다. 나는 병원에 가고 싶었다. 병원에 가면, 의사를 만나면, 모든 게 해결되지 않을까. 어느 병원에 가야 할까. 만약 밝혀지면 전 국민이 보는 뉴스에도 나오지 않을까? 아마 제목은 이럴 것이다. 16년간의 교묘한 독살 시도. 뭐 이런 제목으로 티비에 나오겠지. 엄마는 대체 언제부터 나에게 호르몬을 먹인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