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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7890604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1~10. 늙은 웹기획자
11~20. 우울증과 나의 일
21~30. 만년 과장
31~40. 점심식사
41~50. 우물 안 개구리
51~60. 오픽 시험
61~70. 일머리를 기르고 싶지만
71~80. 사이트 오픈을 앞두고
81~90. 조직 개편
91~100. 눈 내리는 날
리뷰
책속에서
나는 늙은 웹기획자다. 한때는 나도 미래가 기대되는 우수한 인재로 촉망을 받던 때가 있었다. (…)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 나는 이미 마흔을 넘었다. 머리는 굳었고 몸은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 상사의 시선은 곱지 않고, 동료들은 점점 사라져간다. (…) 그래도 나는 아직, 버티고 있다. 이 정글 같은 직장에서. 이것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늙은 웹기획자의 이야기이다.
- 「1. 늙은 웹기획자」에서
그럭저럭 무난한 점수들 속에서,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살고 싶었다. 튀지 않는 A4 용지처럼. 지금 내가 받은 건 형광색이다. 아주 잘 보이고 남들 눈에 잘 띄는. 눈부시기만 하고 인쇄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황야에 버려진 늙은 개처럼 그늘을 찾아 웅크릴 뿐이다. 해가 뜰수록 그늘은 점점 작아진다. 언젠가는 그늘이 완전히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 「2. 결과평가 C」에서
언제부터 내게 열정이란 것이 없어졌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내 나이 마흔이 되면서부터일까. 어떤 것을 봐도 흥미롭지 않고,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나거나 하는 감정에도 무뎌지게 되었다. 아이디어는 억지로 쥐어짜 내고 기획서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다. 나이 어린 사원의 비아냥에도, 수준 높은 UX/UI를 추구하는 디자이너의 질책에도 나는 할 말이 없다. 가끔은 나도 항변하고 싶다. 그래도 열심히 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
- 「4. 고통과 영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