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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통일/북한관계 > 북한학 일반
· ISBN : 9791198232014
· 쪽수 : 398쪽
· 출판일 : 2023-07-14
책 소개
목차
제1부 통일 버스는 오고 있는가
1장 민족주의 관점에서 본 통일
2장 통일은 대박나는 사업인가
3장 갈등도 혼란도 없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
4장 북한체제가 붕괴하면 통일해야 하나
5장 ‘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은 실현할 수 있는가
제2부 북한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6장 전쟁과 휴전 그리고 위기의 일상화
7장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조건
8장 북한은 핵 개발국이 아니고 핵 보유국이다
9장 남북경협과 공동 번영의 꿈
10장 대남전략과 대북정책: 남북관계는 개선되었나
제3부 한반도 경영전략
11장 미래 국가 전략으로서 ‘통일’과 ‘분단관리’의 한계
12장 한반도 경영을 위한 ‘3단계 전략체계’
저자소개
책속에서
1953년 초연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작가 사무엘 베케트는 기다림을 연극으로 만들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무 목표도 없이 오직 기다림이 목적이 되어버린 인간들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혹시 ‘고도’가 우리가 기다리는 ‘통일’이 아닐까?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주인공 블라드미르와 에스트라공이 어느 시골길에서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와 시간이 맞는지,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막연히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고도’라는 인물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고, 단지 소년 전령을 통해 “오늘은 못 오고 내일은 꼭 온다”는 전갈만 받게 된다. 이들은 50년 가까운 시간동안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그들에게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마치 지난 70여년 동안 ‘통일’이 “누군지도 모르고, 언제 어떻게 오는지도 모른 채 기다리는 행위가 습관이 되어버린” 우리를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분단 이후 매일 ‘통일’을 외치면서 기다렸다. 정치인, 학자, 전문가들은 “통일이 오늘은 못 오고 내일은 꼭 온다”고 하면서 준비하고 있으라고 한다. 그리고 세월은 하염없이 70년이 흘렀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연극에서는 ‘고도’가 누구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물론 작가인 베케트조차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냐는 질문에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이처럼 우리 중에 아무도 ‘통일’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어떤 이는 ‘민족통일’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통일 대박’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는 ‘합의 통일’이라고 하고 다른 이는 ‘흡수통일’이라고 한다. 또 우리는 ‘통일’이 언제 올 것인지를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주인공 블라디미르가 “습관은 우리의 모든 이성을 무디게 하지”라고 말한다. 우리도 ‘통일’을 기다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 우리의 이성을 무디게 하고 있다. ‘통일’이 ‘민족적 사명’이라는 말로 포장되어 우리의 이성을 무디게 하여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을 막아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미래, 민족의 미래를 오로지 ‘통일’에 기대면서 통일되어야만 우리 민족의 번영과 영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신기루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