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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8503022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4-06-25
책 소개
목차
∎추천사
∎여름 방학
∎계약
∎유산
∎푸른달
∎궁전
∎여왕
∎비상사태
∎비밀 통로
∎조건
∎논쟁
∎귀환
∎끝, 그리고 시작
∎꿈
저자소개
책속에서
민혁의 가문은 대대로 용 전문가이자 용 사냥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민혁의 부모님까지가 그랬다. 민혁은 용을 본 적도 없었고 용에 관심도 없었다.
용을 본 적이 없는 건 민혁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용은 까마득한 옛날에 멸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님은 세상 어딘가에 아직도 살아 있는 용이 있으리라 믿으며 평생 용을 찾아다녔다.
비록 용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부모님은 용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민혁의 가문이 까마득히 먼 옛날부터 용을 연구하고 사냥해 왔기 때문에 용에 대한 지식은 가문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다.
용이 사라졌기 때문에 용 사냥꾼 역시 오랜 옛날에 사라졌다. 그러니 이 시대에서 민혁의 부모님은 아마 세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용 사냥꾼이었을 것이다. 비록 용을 한 마리라도 잡기는커녕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용 사냥꾼이라고 할 수 있을지 민혁은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 ‘계약’ 중에서
민혁은 기둥에 새겨진 용을 보자마자 자신이 제대로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그는 배낭을 내려놓고 배낭에서 화살통을 꺼냈다. 그리고 허리띠에 검은색 피리를 꽂은 뒤 왼손에는 활을 들고 오른손에는 화살통, 어깨에는 배낭을 메고 다시 앞으로 향했다.
공간이 워낙 광활해서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바닥은 단단한 대리석이었고 사방이 트여 있어 딱히 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민혁은 그저 무작정 앞으로 걸어갔다.
민혁은 사방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에서 갑자기 용이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용이 움직일 때 어떤 소리가 나는지 민혁은 알지 못했다. 어쩌면 용은 거대한 몸집에 비해 별다른 소리 없이 움직일지도 모른다. 용은 날개가 없어도 하늘을 날 수 있는 동물이었으니 말이다.
한참을 걸어가자 저 멀리 작은 산 같은 게 보였다. 민혁은 그쪽을 향해 계속 걸어갔다. 걸어갈수록 산이 커졌다. 어느 정도 가까워진 순간 민혁은 제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그것은 산이 아니었다.
웅크리고 있는 용이었다.
- ‘푸른달’ 중에서
민혁은 옆자리에 앉은 여왕에게 고개를 돌렸다. 여왕은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말없이 밖을 보고 있었다. 민혁은 그녀가 자신에게 이런 날이 올지 상상이라도 해봤을까 궁금했다. 그나마 민혁은 서민으로 태어나 서민으로 살다 하루 동안 궁전의 화려함을 경험해 본 게 전부였지만, 여왕은 궁전에서 태어나 평생을 왕으로 살다 하루아침에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민혁은 처음으로 여왕이 불쌍해졌다. 군부가 반란을 일으킨 후 계속 상황을 벗어날 궁리만 하느라 잊고 있었지만, 이렇게 몇 시간 동안 버스 좌석에 앉아 있게 되자 비로소 여왕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도 결국에는 민혁과 동갑인 소녀일 뿐이었다.
- ‘조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