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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741912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05-2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시작은,_ 06
1장. 읽으면 공감할 수 있나요?
나는 왜 쓰는가 INTRODUCTION_ 14 │ 내가 쓰는 이유_ 17 │ 나를 위해 건배_ 20 │
솔직할 용기_ 24 │ 간_ 28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INTRODUCTION_ 33 │ 눈치와 공감_ 36 │ 고통에 대한 공감은 일회용이었다_ 39 │ 안다는 착각_ 42 │ 주워 담는 말_ 46
2장. 그거 알아? 고래도 키스할 때 눈을 감는대
고래 INTRODUCTION_ 52 │ 긁지 못하는 가려움_ 54 │ 은하수_ 60 │ 뮤렌_ 69 │
나를 살게 할_ 91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INTRODUCTION_ 97 │ 일흔, 노부부 이야기_ 99 │
이인삼각_ 104 │ 선_ 109 │ 뜸_ 113
3장. 원, 네가 가르쳐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INTRODUCTION_ 118 │ 알고 나니 보이는 것_ 121 │
유진에게_ 126 │ 가르치려 들지 좀 마_ 132 │ 명절 독립_ 136
유원 INTRODUCTION_ 141 │ 저의 베프를 소개합니다_ 144 │ 급속사망_ 148 │
엇갈린 기억 _ 153 │ 커피 한잔 할래요?_ 157 │
4장. 동해에 빼앗긴 마음
동해 생활 INTRODUCTION_ 162 │ 여행을 그렇게 가고 싶냐? 네._ 165 │
담벼락(기억의 조각 모음)_ 170 │ 여행 중독자_ 176 │ 그날은 그게 나의 최선이었다_ 182│ 빼앗긴 자들 INTRODUCTION_ 188 │ 쿰바카_ 190 │ 바보스러웠다고 말했잖아_ 192 │
세 번째 방_ 194 │ 울음이 한자리에 머물면_ 196 │
나오는 말 팔 개월의,_ 200
부록 우리가 함께 읽은 책_ 204
책속에서
잠깐. 유혹이라고? 글에 유혹은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인가. 글은 읽는 자로 하여금 쓴 자에게 다소의 애정과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글의 유혹이 능수능란할수록 읽는 자는 쓴 자에게 더욱 종속된다. 그렇다면 내가 추구하는 것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대한민국 어디에 사는지 알 수도 없는 누구 씨의 애정과 존경이란 말인가. 영 탐탁지 않지만 부정할 수가 없다.
여보시오 의사 양반, 내가, 내가 관심병이라니.
<내가 쓰는 이유> 중
“여보 손 좀 봐요.”
현수의 손등에 피가 난다. 온갖 보습제를 바르고 병원에 다녀봐도 거친 손은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처럼 여기저기 검게 마른 핏자국뿐이다. 아무리 좋은 차를 타고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거친 손은 현수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엄마라고 불렀던 사람이 갑자기 더는 키워줄 힘이 없으니 집을 나가라고 했다. 현수 나이 고작 열 살이었다.
<긁지 못하는 가려움> 중
나는 표현을 많이 하고 무언가를 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보고 있기만 해도 좋아서 이리저리 쿡쿡 찌르고 표정을 관찰하고 필요한 건 없는지 살피는 것. 내가 우울할 때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울감을 덜어내는 것. 나는 주면서 사랑을 느끼는 사람인 거다. 내가 아무리 정신없이 달려도 그는 내 옆에서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잘 따라오는지 돌아볼 필요가 없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고 이별의 원인이 전부 나 때문이 아니며 스스로를 원망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그를 통해 알았다.
<이인삼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