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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863850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3-07
책 소개
목차
PART 1 / 금묘아파트 이야기
대한민국 교육 성지, 금묘아파트입니다
PART 2 / 금묘아파트 이야기
수염이 사라졌다
PART 3 / 303호 봉선아 이야기
착하고 똑똑한 밥순이 아줌마, 봉선아입니다
PART 4 / 303호 봉선아 이야기
서울대 가면 인생이 바뀔 줄 알았지
PART 5 / 403호 김진아 이야기
그냥 너네 엄마랑 살아
PART 6 / 203호 안미아 이야기
머리가 없으면 돈으로
PART 7 / 403호 김진아 이야기
때로는 그냥 함께하는 것
PART 8 / 203호 안미아 이야기
나는 금묘 돼지맘이다
PART 9 / 303호 봉선아 이야기
22시 30분에 하는 참치콜
PART 10 / 303호 봉선아 이야기
매직마스크 한번 써보실래요
PART 11 / 403호 김진아 이야기
치킨은 역시 하버드가 진리
PART 12 / 203호 안미아 이야기
닭발도 맛있게 먹으면 보약
PART 13 / 금묘아파트 이야기
사람 진짜 안 바뀌네
PART 14 / 303호 봉선아 이야기
옥스퍼드 서울 치맥 드셔보실래요
Epilogue / 금묘아파트 이야기
1년 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금묘아파트 입구에는 크고 번쩍이는 황금 고양이상이 있다. 이름은 금묘, 즉 금 고양이이다. 금묘아파트 사람들은 이 금묘가 아파트를 수호하는 영험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고양이는 예로부터 영물이었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바스테트(Bastet)라는 여신이 고양이의 형태로 표현되었는데 그는 가정과 출산, 보호의 여신이다. 그러니까 금묘는 금묘아파트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입주민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존재다.
금묘는 조선 왕조 제19대 왕이었던 숙종의 반려묘 이름이기도 하다. 숙종은 누구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왕이었다. 그는 정사를 돌볼 때 금묘를 옆에 두고 일했으며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사랑했던 두 여인을 한꺼번에 잃고, 믿었던 사람에게도 배신을 당했던 숙종은 그 쓸쓸함을 금묘로 달랬다. 늘 자신의 옆에 있어 주고, 묵묵히 말을 들어주고, 누구에게도 그 말을 전하지 않는 금묘. 정말이지 의리가 하늘을 찌르는 고양이었다. 숙종이 승하하자 금묘는 밥도 안 먹고 꺼이꺼이 사흘을 울었다고 한다. 금묘는 죽은 뒤 비단옷을 입고 숙종 옆에 묻혔다.
그로부터 300년이 넘게 지난 지금, 숙종의 금묘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금묘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대지동 한가운데에 다시 태어나 모든 이의 우러름을 받고 있다. 그것도 무려 4미터 크기에 달하는 아주 웅장한 크기로 말이다. 게다가 온몸을 금으로 감싸고 있다. 물론 진짜 금은 아니다. 겉에 금박을 입힌 것이지만, 햇빛을 받으면 눈부시게 빛나며 아파트 전체에 금빛을 뿌린다. 어떤 이의 말에 의하면 잠실에 있는 L 타워에서도 그 번쩍번쩍하는 빛에 눈이 부셔 이쪽은 쳐다보기도 힘들다고 한다.
- PART 1 <대한민국 교육 성지, 금묘아파트입니다> 중에서
이 동네는 돼지맘 천지다. 아랫집 203호 은주네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나는 수지 교육에 그렇게 돼지맘들처럼 몰빵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한다. 공부 유전자의 힘을 믿었고, 유전과 노력이 합치면 안 될 게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나와 우리 남편은 돈은 없어도 둘 다 서울대를 나온 서울대 진골 커플이니까. 그런데 최근에 이 유전자 만능설이 틀릴 수도 있음을 뼈에 사무치게 깨달았다.수지는 윗집 403호 박민서와 라이벌이었다. 초등의대반에 들어간 순간부터 학교든 학원이든 둘은 서로의 친구가 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1등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런데 이번 중간고사에서 수지가 5등 밖으로 밀려나면서 그 격차가 완전히 벌어졌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어떻게 그리고 왜 우리 수지가 5등 밖으로 밀려나게 된 것일까? 더 놀라운 건 203호 돼지맘 딸 은주가 수지와 403호 민서를 누르고 반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늘 무시하던 애였는데… 우리 수지가 은주보다 못한 게 도대체 뭘까? 다른 건 다 참아도 이건 참을 수 없다. 갑자기 열이 뻗친다. 미칠 것 같다.
- PART 3 <착하고 똑똑한 밥순이 아줌마, 봉선아입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