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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905635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4-09-18
책 소개
목차
장미 한 송이 009
라일락 015
튤립 153
카네이션 217
안개꽃 253
에델바이스 441
장미 한 송이 453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른손에서 잘그락거리는 열쇠의 서늘한 감촉과 쿵쿵 재촉하는 심장 소리를 기억한다. 문고리를 조심스레 돌렸다. 비좁은 공간은 숨이 막혔는지 하얀 냄새를 미친 듯이 토해 냈다. 정신이 아득하도록 몸속으로 파고드는 냄새에도 나는 북카페 안으로 조심스럽게 한 걸음 내디뎠다.
이지러진 조명 아래 하얀 냄새를 마구 쏟아 내는 무언가가 어렴풋했고, 벙긋거리는 입시울을 나는 분명 보았다.
“안녕하세요?”
하얗고 거대한 꽃 한 송이.
그 순간 콧속 깊숙한 곳과 두 눈 사이, 아니, 머릿속인가……? 아득한 어딘가에서 조금이지만 장미 향이 풍겼다.
굳이 따지자면 한 송이 정도.
자그마한 얼굴과 창백한 피부, 검붉은 입술. 챙이 넓은 모자를 비뚜름하게 얹은 모습. 비싼 구식 인형 같았다.
여자는 단 한 번도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
무릎 위에는 서너 번 접은 하얀 지팡이가 놓여 있었다.
다소곳한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다.
어둠 저편을 뚫어지게 쳐다보길래 나도 따라 보았다. 다섯 살짜리 아이가 아무리 고개를 돌린들 소리가 날 리 만무하다. 하지만 여자는 그 소리를 분명 들었다. 내가 다시 고개를 돌리자 여자는 내 쪽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그만 마음속 궁금증을 꺼내 버렸다.
“시각장애인도 꿈을 꾸나요?”
여자는 생긋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