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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고종 황제의 고양이 (대한제국 모닝 캄 프로젝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9333307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5-08-25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9333307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5-08-25
책 소개
<고종 황제의 고양이>에는에는 두 편의 길지 않은 소설이 들어 있다. 이 소설은 미국의 기자 겸 작가였던 로버트 웰스 리치의 작품으로, 1905년 11월 을사늑약 체결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과 러시아, 조선 왕실 간의 암투를 그리고 있는 일종의 첩보소설이다.
■ 100년 만에 발굴된 미국 작가의 첩보소설이 포착한 을사늑약의 막전막후!
■ 영국인 베델은 정말 대한제국의 비밀 첩보요원이었나?
■ 과연 고종 황제의 고양이‘난향蘭香’때문에 대한제국의 운명이 달라졌을까?
1912년에 쓰여진 소설-작가는 미국인, 주인공은 영국인, 무대는 조선반도
<<고종 황제의 고양이>>에는 두 편의 길지 않은 소설이 들어 있다.
이 소설은 미국의 기자 겸 작가였던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의 작품으로, 1905년 11월 을사늑약 체결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과 러시아, 조선 왕실 간의 암투를 그리고 있는 일종의 첩보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화자인 미국인 나(빌리)와 영국인 베델이다. 그리고 이 둘은 마치 고전 탐정소설 속 대표 인물인 홈즈와 왓슨처럼 콤비로 활약한다.
1912년에 먼저 발표된 <상하이 특급>(원제: The Cat and The King)은 고종 황제의 망명 사건을 다루고 있다.
러일전쟁이 마무리된 1905년 10월, 대한제국 해관에서 일하는 미국인 빌리와 대한매일신보사를 운영하는 영국인 베델에게 미모의 미국인 여성이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첩보원임을 밝히고 베델에게 “조선의 황제를 탈출시켜 일본의 조선 침략 음모를 막자”고 설득한다.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베델이 민영환을 만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이야기다.
그 2년 뒤인 1914년에 발표된 후속작 <헤이그의 보석>(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 사건을 그렸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를 앞둔 1907년 늦봄, ‘용치선’이라는 이름의 개화기 지식인이 베델을 찾아와 “황제를 설득해 헤이그로 특사를 파견하려고 하니 도와달라”고 청한다. 특사를 파견하려면 황제의 옥새가 찍힌 문서가 필요하다며 베델은 “일본인들이 황제의 옥새를 24시간 감시하는데, 어떻게 신임장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는 “황제가 이럴 때를 대비해 몰래 제작해 둔 옥새가 있다. 금강산 유점사에 숨겨 놓았다”고 말하며 옥새를 찾아오자고 제안한다. 베델과 친구들은 이 옥새를 찾으러 금강산으로 찾아간다. 이 작품에서는 특히 당시 조선의 민속과 종교 미신 등에 관한 미국인의 비판적 시각이 흥미롭다. 그리고 헤이그 특사 건이 왜 실패로 돌아갔는가 하는 이유가 알려진 역사와는 다른 이야기로 펼쳐진다.
이렇게 두 편의 소설로 엮인 <<고종 황제의 고양이>>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헐버트(1863~1949), 친일 행보로 비난받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스 (1851~1908), 조선 통감부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민영환(1861~1905) 등 대한제국의 주요 인물이 모두 등장한다.
이 책 속의 두 가지 이야기는 모두 을사늑약 당시 가장 중요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두 편의 소설은 베델과 당시 조선의 관료들이 해당 사건에 얽히고 설키며 당시 풍전등화와 같았던 대한제국의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당시 일제의 악행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조선에 대한 애정과 당시 지도층의 무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시키고 있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그 당시 상황과 현장을 당대의 눈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 훗날 평가된 역사의 눈으로 해석되어 쓰인 소설이 아닌 날것에 가까운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었던 대한제국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사실들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이 소설은 어디까지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나, 그리고 베델은 과연 누구였을까
100여 년 전에 쓰여진 이 소설 <<고종 황제의 고양이>>에서 기술된 여러 장면들이 최근 들어 역사적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러시아 기밀문서 해제 등 여러 자료들에 의해 최근에야 드러난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 조선 독립운동을 은밀히 도운 러시아 정보기관 ‘상하이 정보국Shanghai Service’ 등이 다수 밝혀지는 사실 등은 놀랍기까지 하다. 100년 전의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알 수 없었던 내용이기 떼문이다. 평소 베델이 비밀 통로를 이용해서 경운궁(덕수궁)을 드나들었다는 소설 속 내용 역시 고종이 유사시 궁 밖으로 빠르게 피신할 수 있게 몰래 만든 통로임에 틀림없다. 이제야 비로소 그 존재가 알려진 소위 ‘고종의 길’과 일치된다. 비유하자면 대한민국 대통령실만 알고 있어야 할 국가 기밀들이 미국인 작가의 소설에 두루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실제 역사에서도 고종은 비밀리에 ‘황제어새’를 만들어 외국에 보내는 문서에 날인하곤 했다. 미국인 작가는 어떻게 이런 비사秘史를 소설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었을까. 과연 그런 민감한 정보를 누구에게, 어떻게 입수했던 것일까.
미국에 연방수사국(FBI)이나 중앙정보국(CIA)이 없던 시절, 워싱턴은 기자나 작가에게 첩보원 역할을 제안해 여러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리치 역시 작가의 신분으로 조선에 들어와 취재 겸 정보 수집 활동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당시 고종은 서울에서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라는 통신 정보기관을 운영했고 일본을 위시한 주요국 동향을 파악하고자 국적을 초월한 첩보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1904년 경운궁 화재 당시 제국익문사의 첩보원 명단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종과 수시로 소통해 온 베델 역시 대한제국의 첩보원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리치의 첩보소설에 베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 문학적 동기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조선에서 있었다는 리치와 베델의 만남이 실은 두 나라 첩보원 간 긴밀한 정보 교환 활동이었고, 두 소설에서 베델이 첩보원으로 등장한 것 역시 그의 실제 역할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이 소설을 찾아낸 전문가에 의하면 이 소설을 쓴 로버트 리치는 장기간 조선에 머물며 베델을 직접 만나 취재한 뒤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하며 당시 베델은 제국주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단아’로 동북아 지역의 유명 인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베델의 독특한 행보에 흥미를 느껴 소설의 주인공으로 낙점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말은 미국 작가의 소설에 담긴 대한제국의 여러 기밀의 출처가 베델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베델은 어떻게 이런 비밀들을 알고 있었을까? 당시 그가 조선 독립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이런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베델은 정말로 리치 작가가 암시한 대로 대한제국의 첩보요원이었을까? 많은 비밀을 품고 세상을 떠난 베델은 과연 누구였을까. 그 해석은 독자들의 몫이다.
*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Ernest Thomas Bethell)
1872년 영국에서 태어나 1888년 아버지의 권유로 일본으로 건너가 무역업을 시작했다. 1904년 러일전쟁을 계기로 조선에서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를 발행했다. 처음에 그는 사업적 관점에 입각해서 신문을 발행했지만 일본의 노골적인 조선 침략 시도를 목격한 뒤로 마음을 바꾸어 언론의 자유와 조선인들의 항일운동을 지원했다. 대한매일신보사를 국채보상운동 모금소로 활용하고 항일 비밀단체 신민회의 본부 역할도 할 수 있게 했다. 일제는 그를 처벌해 달라고 영국에 끊임없이 요구하며 외교 공세에 나섰다. 결국 그는 두 차례 재판을 받았고 일제의 마타도어로 어려움을 겪다가 1909년37세의 나이로 불꽃 같은 생을 마감했다. 살아서는 ‘깨어 있는 영국인’으로 조선 독립을 위해 싸웠고 죽어서는 ‘영원한 한국인’으로 새로 태어났다.
■ 영국인 베델은 정말 대한제국의 비밀 첩보요원이었나?
■ 과연 고종 황제의 고양이‘난향蘭香’때문에 대한제국의 운명이 달라졌을까?
1912년에 쓰여진 소설-작가는 미국인, 주인공은 영국인, 무대는 조선반도
<<고종 황제의 고양이>>에는 두 편의 길지 않은 소설이 들어 있다.
이 소설은 미국의 기자 겸 작가였던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의 작품으로, 1905년 11월 을사늑약 체결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과 러시아, 조선 왕실 간의 암투를 그리고 있는 일종의 첩보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화자인 미국인 나(빌리)와 영국인 베델이다. 그리고 이 둘은 마치 고전 탐정소설 속 대표 인물인 홈즈와 왓슨처럼 콤비로 활약한다.
1912년에 먼저 발표된 <상하이 특급>(원제: The Cat and The King)은 고종 황제의 망명 사건을 다루고 있다.
러일전쟁이 마무리된 1905년 10월, 대한제국 해관에서 일하는 미국인 빌리와 대한매일신보사를 운영하는 영국인 베델에게 미모의 미국인 여성이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첩보원임을 밝히고 베델에게 “조선의 황제를 탈출시켜 일본의 조선 침략 음모를 막자”고 설득한다.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베델이 민영환을 만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이야기다.
그 2년 뒤인 1914년에 발표된 후속작 <헤이그의 보석>(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 사건을 그렸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를 앞둔 1907년 늦봄, ‘용치선’이라는 이름의 개화기 지식인이 베델을 찾아와 “황제를 설득해 헤이그로 특사를 파견하려고 하니 도와달라”고 청한다. 특사를 파견하려면 황제의 옥새가 찍힌 문서가 필요하다며 베델은 “일본인들이 황제의 옥새를 24시간 감시하는데, 어떻게 신임장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는 “황제가 이럴 때를 대비해 몰래 제작해 둔 옥새가 있다. 금강산 유점사에 숨겨 놓았다”고 말하며 옥새를 찾아오자고 제안한다. 베델과 친구들은 이 옥새를 찾으러 금강산으로 찾아간다. 이 작품에서는 특히 당시 조선의 민속과 종교 미신 등에 관한 미국인의 비판적 시각이 흥미롭다. 그리고 헤이그 특사 건이 왜 실패로 돌아갔는가 하는 이유가 알려진 역사와는 다른 이야기로 펼쳐진다.
이렇게 두 편의 소설로 엮인 <<고종 황제의 고양이>>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헐버트(1863~1949), 친일 행보로 비난받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스 (1851~1908), 조선 통감부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민영환(1861~1905) 등 대한제국의 주요 인물이 모두 등장한다.
이 책 속의 두 가지 이야기는 모두 을사늑약 당시 가장 중요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두 편의 소설은 베델과 당시 조선의 관료들이 해당 사건에 얽히고 설키며 당시 풍전등화와 같았던 대한제국의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당시 일제의 악행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조선에 대한 애정과 당시 지도층의 무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시키고 있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그 당시 상황과 현장을 당대의 눈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 훗날 평가된 역사의 눈으로 해석되어 쓰인 소설이 아닌 날것에 가까운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었던 대한제국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사실들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이 소설은 어디까지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나, 그리고 베델은 과연 누구였을까
100여 년 전에 쓰여진 이 소설 <<고종 황제의 고양이>>에서 기술된 여러 장면들이 최근 들어 역사적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러시아 기밀문서 해제 등 여러 자료들에 의해 최근에야 드러난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 조선 독립운동을 은밀히 도운 러시아 정보기관 ‘상하이 정보국Shanghai Service’ 등이 다수 밝혀지는 사실 등은 놀랍기까지 하다. 100년 전의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알 수 없었던 내용이기 떼문이다. 평소 베델이 비밀 통로를 이용해서 경운궁(덕수궁)을 드나들었다는 소설 속 내용 역시 고종이 유사시 궁 밖으로 빠르게 피신할 수 있게 몰래 만든 통로임에 틀림없다. 이제야 비로소 그 존재가 알려진 소위 ‘고종의 길’과 일치된다. 비유하자면 대한민국 대통령실만 알고 있어야 할 국가 기밀들이 미국인 작가의 소설에 두루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실제 역사에서도 고종은 비밀리에 ‘황제어새’를 만들어 외국에 보내는 문서에 날인하곤 했다. 미국인 작가는 어떻게 이런 비사秘史를 소설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었을까. 과연 그런 민감한 정보를 누구에게, 어떻게 입수했던 것일까.
미국에 연방수사국(FBI)이나 중앙정보국(CIA)이 없던 시절, 워싱턴은 기자나 작가에게 첩보원 역할을 제안해 여러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리치 역시 작가의 신분으로 조선에 들어와 취재 겸 정보 수집 활동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당시 고종은 서울에서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라는 통신 정보기관을 운영했고 일본을 위시한 주요국 동향을 파악하고자 국적을 초월한 첩보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1904년 경운궁 화재 당시 제국익문사의 첩보원 명단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종과 수시로 소통해 온 베델 역시 대한제국의 첩보원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리치의 첩보소설에 베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 문학적 동기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조선에서 있었다는 리치와 베델의 만남이 실은 두 나라 첩보원 간 긴밀한 정보 교환 활동이었고, 두 소설에서 베델이 첩보원으로 등장한 것 역시 그의 실제 역할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이 소설을 찾아낸 전문가에 의하면 이 소설을 쓴 로버트 리치는 장기간 조선에 머물며 베델을 직접 만나 취재한 뒤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하며 당시 베델은 제국주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단아’로 동북아 지역의 유명 인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베델의 독특한 행보에 흥미를 느껴 소설의 주인공으로 낙점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말은 미국 작가의 소설에 담긴 대한제국의 여러 기밀의 출처가 베델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베델은 어떻게 이런 비밀들을 알고 있었을까? 당시 그가 조선 독립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이런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베델은 정말로 리치 작가가 암시한 대로 대한제국의 첩보요원이었을까? 많은 비밀을 품고 세상을 떠난 베델은 과연 누구였을까. 그 해석은 독자들의 몫이다.
*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Ernest Thomas Bethell)
1872년 영국에서 태어나 1888년 아버지의 권유로 일본으로 건너가 무역업을 시작했다. 1904년 러일전쟁을 계기로 조선에서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를 발행했다. 처음에 그는 사업적 관점에 입각해서 신문을 발행했지만 일본의 노골적인 조선 침략 시도를 목격한 뒤로 마음을 바꾸어 언론의 자유와 조선인들의 항일운동을 지원했다. 대한매일신보사를 국채보상운동 모금소로 활용하고 항일 비밀단체 신민회의 본부 역할도 할 수 있게 했다. 일제는 그를 처벌해 달라고 영국에 끊임없이 요구하며 외교 공세에 나섰다. 결국 그는 두 차례 재판을 받았고 일제의 마타도어로 어려움을 겪다가 1909년37세의 나이로 불꽃 같은 생을 마감했다. 살아서는 ‘깨어 있는 영국인’으로 조선 독립을 위해 싸웠고 죽어서는 ‘영원한 한국인’으로 새로 태어났다.
목차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을 찾아서ㆍ5
모닝 캄 프로젝트 #1 -상하이 특급ㆍ18
모닝 캄 프로젝트 #2 -헤이그의 보석ㆍ104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 베델의 히스토리ㆍ197
책속에서
조선이 일장기로 완전히 뒤덮인 1911년 겨울, 나는 상하이의 예스러운 카페에서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났다. 커피 맛이 유난히 쓰게 느껴진 그날, 나는 소녀에게 ‘우리가 조선에서 겪은 숨 막히는 모험담을 시나리오로 써 보자’고 제안했다. 일본의 야욕을 전 세계에 폭로하는 동시에 답보 상태이던 우리의 관계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속내였다.
방 한가운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이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엎드려 있었다. 베델이 조심스럽게 그의 몸을 뒤집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검은 철사 같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뒤덮어 나이도 식별하기 쉽지 않았다. 소녀는 이런 일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고 차분하고 조용하게 속삭였다.
“일본의 반격이 정말 빠르군요. 그렇지 않나요?”
조선의 몇몇 선왕이 그랬듯 고종 역시 자신의 반려묘를 끔찍하게 아꼈다. 국사를 처리할 때도 난향을 곁에 두고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고, 식사 때도 자신의 옆자리에 난향을 앉혀두고 맛있는 반찬을 손수 떼어 먹였다. 평소 궁녀들은 “황제께서 우리보다 난향을 더 아끼신다”고 입을 삐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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