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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91199405868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6-02-20
책 소개
목차
1부 메모주의자
메모해둘걸 ____ 8
비메모주의자의 고통 ____ 18
나는 왜 메모주의자가 되었나 ____ 30
메모에 관한 열 가지 믿음 ____ 40
메모는 나를 속인 적이 없다 ____ 56
메모의 부화 ____ 66
2부 나의 메모
10월 6일, 김소연과 오소리의 날____ 74
제기랄, 나도 꿈이 있었으면 좋겠다 ____ 86
한 사람의 어떤 노력도 중요하지 않은 세상 ____ 100
지금 어디선가 고래 한 마리가 숨을 쉬고 있다 ____ 110
말과 몸 ____ 116
꼽추의 일몰 ____ 130
나는 당신을 위해서 메모합니다 ____ 144
에필로그 ____ 162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도 메모의 화신이었던 때가 있다. 취업 준비를 앞둔 시점이었다. 갑자기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고 결심했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는데 그게 하필이면 서점 계단이었다. 그날 나는 그 당시 나를 자기연민에 빠지게 했던 비애, 그것의 정체를 깨달았다. 나의 비애는 아무것도 안 하고 나를 아주 괜찮은 사람으로 남들이 알아봐주길 원했다는 것이다. 나의 비애는 스스로 인정하고 존중할 만한 그 어떤 일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이 초라함이 비애의 정체였다. 나는 이것을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채 눈물로 인정했다.
“난 너무 후져.”
모든 노트의 맨 앞부분에는 항상 상당히 조악한 그림을 그려넣었다. 이동 중인 인간의 모습이었다. 한 빼빼 마른 인간(졸라맨처럼 생겼다)이 한 발은 땅에 딛고, 다른 한 발은 땅에서 뗀 그림이었다. 내가 발을 땅에 딛게 하는 힘, 그 땅에서 발을 떼게 하는 힘, 둘 다 바로 메모였다. 그다음 페이지에는 책에서 읽은 좋은 생각들을 대략적으로 써놓았다. ‘오늘의 문장’ 같은 것이었다. 거기에 ‘눈에 불을 켜고’라는 제목을 달아두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