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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하얀 잉크 (여성이라는 괴물, 어머니라는 유령,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9405882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6-04-10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9405882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6-04-10
책 소개
나 자신을 이해해보고 싶다는 이 병적인 강박은 무엇인가?
보는 주체이자 보이는 대상인 여자를, 작가-엄마를, 뱃속에 또 다른 인간을 잉태한 인간을,
다만 누구도 정확히 알아차리지 못할 혀로써
시인이자 문학연구자, 논픽션 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대표작 『하얀 잉크』 국내 첫 출간
시, 회고록, 논문, 비평이 뒤섞인 하나의 실험이자 고백-여성이 자기 언어를 발명해내는 과정으로서의 글쓰기
미국 문단의 주목받는 시인이자 문학연구자, 논픽션 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하얀 잉크』가 국내 첫 출간되었다. 해굿은 에세이, 회고록, 시, 논문을 섞는 형식 실험을 통해 여자-엄마-작가로서의 일견 자연스럽지만 혼란스럽고,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그리며 여성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급진적으로 확장한다. 언어로 발산되리라는 희망조차 없이 갇혀 있던 욕망과 고통, 여성성과 모성에의 양가성을 섬세히 포착하는 이 책은 경험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경험을 담는 언어의 층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어떤 순간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순간을 쓰는 것은 가능할까? 『하얀 잉크』는 여성성과 모성, 창작의 관계를 탐구하는 한편 예술 형식으로서의 에세이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해굿은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시공간의 경험을 하나의 글에 병존하는 혼종적인 글쓰기를 통해 단선적인 남성 언어의 바깥에 여성의 자리를 만들어낸다. 『하얀 잉크』를 쓰던 시기에 함께 집필한 논문 「바라보는 여성」을 차용하여 ‘연구 계획’, ‘방법론’, ‘문헌 검토’ 등의 제목 아래 에세이를 배치한 것은 일종의 형식 비틀기로, 논문의 외형을 취하지만 대부분 개인적 서사가 중심인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굿이 ‘시적인 에세이’(lyric essay)의 한 부류라고 말한 이 형식은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해체하고 여성의 경험을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서술하기 위한 실험이자, 에세이라는 예술에서 자기만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실천이다.
부정당한 모성, 혼돈의 여성성,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해굿은 출산과 양육의 경험이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자신에게 가져온 변화를 쓴다. 임신을 거부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모성과 재생산 능력을 온전히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겠다고 말하지만, 어쩐지 이 기쁨은 숨겨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대 역행’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봐 다른 이들 앞에서 자기 삶의 엄연한 일부를 무시해버리는 것, 존재하기 위해 종종 자신을 망가뜨려야 하는 것은 여성성과 모성의 지극히 슬픈 지점이다. 해굿은 임신 중 겪은 온갖 격동과 울렁거림, 광기 어린 열정과 허기를 시적 에세이라는 형식 속에 밀도 있게 써 내려가며 단일한 틀에 갇혀 있던 모성을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경험의 영역으로 옮긴다.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고 창조하지만, 정체성의 본질이 그러하듯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끄러져 나가 전혀 다른 무언가로 변모할 뿐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매혹 중 하나로, 에세이, 시, 철학, 영화 이론이 뒤섞인 『하얀 잉크』는 응시와 소비, 모성과 양육, 창조와 파괴, 고백과 은폐 등의 주제를 아찔하고 감각적인 일화들을 통해 드러낸다. 에세이스트이자 이 책의 역자 최리외가 말하듯 해굿은 “아이를 임신한 ‘프레고 작가’로서 […] 정밀한 탐정처럼, 후드 티를 입고 소파에 벌렁 드러누워 남편을 유혹하는 여자처럼, 겹겹의 의상을 하나도 벗지 않으려다가 결국 자신을 훤히 다 드러내고 마는 이국적인 댄서처럼 다채로이 얼굴을 바꾸며 여자됨을, 엄마 되기를, 여성적 시선을 탐구한다”.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일상과 이론, 장르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술
모성과 여성성이라는 논쟁적이고 일견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하얀 잉크』는 심각하지만은 않다. 에이드리언 리치, 매기 넬슨부터 미셸 푸코와 자크 데리다, 영화 감독 세라 폴리와 장 콕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가와 이론가 들을 곳곳에 언급하지만, 그들의 이론적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일상의 경험에 맞물려 녹아내 고급 이론과 개인적 서사를 조화시킨다. 위계질서를 뒤섞고 나아가 완전히 무화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 중 하나이기에, 하나의 장르나 분류처럼 우리를 규정하고 가두는 질서의 틀을 깨부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가장 진실하게 표현할 새로운 형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보는 주체이자 보이는 대상인 여자를, 작가-엄마를, 뱃속에 또 다른 인간을 잉태한 인간을,
다만 누구도 정확히 알아차리지 못할 혀로써
시인이자 문학연구자, 논픽션 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대표작 『하얀 잉크』 국내 첫 출간
시, 회고록, 논문, 비평이 뒤섞인 하나의 실험이자 고백-여성이 자기 언어를 발명해내는 과정으로서의 글쓰기
미국 문단의 주목받는 시인이자 문학연구자, 논픽션 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하얀 잉크』가 국내 첫 출간되었다. 해굿은 에세이, 회고록, 시, 논문을 섞는 형식 실험을 통해 여자-엄마-작가로서의 일견 자연스럽지만 혼란스럽고,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그리며 여성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급진적으로 확장한다. 언어로 발산되리라는 희망조차 없이 갇혀 있던 욕망과 고통, 여성성과 모성에의 양가성을 섬세히 포착하는 이 책은 경험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경험을 담는 언어의 층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어떤 순간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순간을 쓰는 것은 가능할까? 『하얀 잉크』는 여성성과 모성, 창작의 관계를 탐구하는 한편 예술 형식으로서의 에세이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해굿은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시공간의 경험을 하나의 글에 병존하는 혼종적인 글쓰기를 통해 단선적인 남성 언어의 바깥에 여성의 자리를 만들어낸다. 『하얀 잉크』를 쓰던 시기에 함께 집필한 논문 「바라보는 여성」을 차용하여 ‘연구 계획’, ‘방법론’, ‘문헌 검토’ 등의 제목 아래 에세이를 배치한 것은 일종의 형식 비틀기로, 논문의 외형을 취하지만 대부분 개인적 서사가 중심인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굿이 ‘시적인 에세이’(lyric essay)의 한 부류라고 말한 이 형식은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해체하고 여성의 경험을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서술하기 위한 실험이자, 에세이라는 예술에서 자기만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실천이다.
부정당한 모성, 혼돈의 여성성,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해굿은 출산과 양육의 경험이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자신에게 가져온 변화를 쓴다. 임신을 거부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모성과 재생산 능력을 온전히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겠다고 말하지만, 어쩐지 이 기쁨은 숨겨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대 역행’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봐 다른 이들 앞에서 자기 삶의 엄연한 일부를 무시해버리는 것, 존재하기 위해 종종 자신을 망가뜨려야 하는 것은 여성성과 모성의 지극히 슬픈 지점이다. 해굿은 임신 중 겪은 온갖 격동과 울렁거림, 광기 어린 열정과 허기를 시적 에세이라는 형식 속에 밀도 있게 써 내려가며 단일한 틀에 갇혀 있던 모성을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경험의 영역으로 옮긴다.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고 창조하지만, 정체성의 본질이 그러하듯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끄러져 나가 전혀 다른 무언가로 변모할 뿐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매혹 중 하나로, 에세이, 시, 철학, 영화 이론이 뒤섞인 『하얀 잉크』는 응시와 소비, 모성과 양육, 창조와 파괴, 고백과 은폐 등의 주제를 아찔하고 감각적인 일화들을 통해 드러낸다. 에세이스트이자 이 책의 역자 최리외가 말하듯 해굿은 “아이를 임신한 ‘프레고 작가’로서 […] 정밀한 탐정처럼, 후드 티를 입고 소파에 벌렁 드러누워 남편을 유혹하는 여자처럼, 겹겹의 의상을 하나도 벗지 않으려다가 결국 자신을 훤히 다 드러내고 마는 이국적인 댄서처럼 다채로이 얼굴을 바꾸며 여자됨을, 엄마 되기를, 여성적 시선을 탐구한다”.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일상과 이론, 장르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술
모성과 여성성이라는 논쟁적이고 일견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하얀 잉크』는 심각하지만은 않다. 에이드리언 리치, 매기 넬슨부터 미셸 푸코와 자크 데리다, 영화 감독 세라 폴리와 장 콕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가와 이론가 들을 곳곳에 언급하지만, 그들의 이론적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일상의 경험에 맞물려 녹아내 고급 이론과 개인적 서사를 조화시킨다. 위계질서를 뒤섞고 나아가 완전히 무화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 중 하나이기에, 하나의 장르나 분류처럼 우리를 규정하고 가두는 질서의 틀을 깨부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가장 진실하게 표현할 새로운 형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목차
연구 계획 11
초록 27
방법론 29
사사 49
서론 65
문헌 검토 71
결과 및 논의 83
결론 95
부록 107
초록 27
방법론 29
사사 49
서론 65
문헌 검토 71
결과 및 논의 83
결론 95
부록 107
책속에서

모성에 관한 시적인 에세이를 탐구하면 할수록, 형식이 내용과 기이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초현실적이고도 소름까지 돋는 감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놓인 이론적 상황이 몹시 흥미로웠다. 장르가 혼합된 예술에 심취해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예술이 되어버렸다. 몸속에 작은 여자를 품은 여자보다 더 혼종적인 장르랄 게 있을까? 과연 엄마-작가는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사례가 될 수 있을까?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여러 공간들을 하나의 실재하는 공간에 병존시킬 수 있는 존재가?
고대 그리스인은 종잡을 수 없는 자궁이 히스테리의 원인이라고 했다. 이 장기는 여자 같다. 너무도 많은 걸 해낼 수 있는데도 터무니없는 혐의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자궁의 산만한 속성을 말 그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출산 후 내 자궁은 본래 크기로 수축해야 했다. 눈부신 승리 이후의 퇴각이랄지. 물론 생명을 만드는 건 자궁에게 최고의 승리다. 내 몸은 아코디언이다. 나는 몸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이와 함께 커졌다가 다시 쪼그라들도록 해.” 몸은 명령에 따르려 애쓰지만 대개는 식욕이 이긴다. 이것이 바로 내 자궁이 부리는 마법이며, 나는 질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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