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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9597600
· 쪽수 : 80쪽
· 출판일 : 2026-03-11
책 소개
유치원, 어린이집, 공동육아 등을 통해 아이들이 이미 사회생활을 경험하긴 했지만 초등학교 입학은 그야말로 새로운 사회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입학하기 전만 해도 유아들 사이에서 형님 대접을 받던 아이가 졸지에 학교에서는 꼬마, 아기 취급을 받을 뿐 아니라 실제로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워서 어리둥절할 수 있다. 물론 학교는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관문이자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 있는 곳이지만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두려움은 대부분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되고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라나기도 한다. 동화 속의 범이도 그랬던 것 같다. 범이는 성격이 밝고 명랑해 보였고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때 포크로 먹든, 보조 젓가락으로 먹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젓가락질 잘하는 친구들을 보았고, 엄마가 일반 젓가락을 쓸 줄 알아야 의젓한 어린이가 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자극을 받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일반 젓가락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명제가 아니라 어린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점차 늘려 가며 자립심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범이에게 젓가락질은 중요한 자극이었고, 이런 자극이 상처가 되기보다는 범이가 스스로를 성장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범이는 유아기를 잘 지나왔지만 초등학생으로서 새로운 시기를 맞이했고, 노미끌도 공장에서 만들어진 뒤 누군가의 젓가락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터라 둘 사이에는 묘한 공감대가 만들어졌을 것 같다. 범이와 노미끌이 서로 대화를 할 수는 없어도 둘이 호흡 맞추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언젠가는 환상의 짝꿍이 될 날을 기대하면서! 이 책을 읽고 보는 독자들 중에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도 많을 것이다. 무엇이든 처음은 누구나 서툴기 마련이고 서투름 때문에 마음속에 걱정이 피어오를 때 이 책을 접하면 좋겠다. 자기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하는 아이, 공동생활의 규칙을 종종 잊어버리는 아이, 급식 시간에 행동이 느린 아이, 자기 의견을 또박또박 이야기하기 힘들어하는 아이 등등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모두 제각각일 테다. 하지만 혼자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잘하는 아이를 보고 배우기도 하고, 다른 아이가 어려워하는 일을 도와주기도 하면서 어린이 독자들이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한다.
어린이의 생활 자립도와 어른의 역할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 자신에게도, 부모에게도 긴장과 설렘을 주는 커다란 변화이다. 특히 취학 통지서가 도착하면 엄마의 걱정이 시작된다고 한다. 한글 읽고 쓰기, 수의 기초 개념 등 학업 준비가 되었는지부터 친구를 사귀고 단체 생활에서 자기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지, 선생님과의 의사소통은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이고 다양한 걱정거리들이 속출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혼자 겉옷 입고 벗기, 자기 물건 챙기기, 급식 잘 먹고 잔반 처리하기, 화장실에서 뒤처리하기 등 아이의 생활 자립과 관련된 항목들이 단연 눈에 띈다. 선생님이 도와주긴 하지만 대신 해 주진 않는, 엄연히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아이에게는 이런 일들이 걱정거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해 본 적이 없거나 도움을 받아 했던 일들이기에 서툴러도 혼자 하는 게 신날 수도 있지 않을까? 또 걱정이 된다 하더라도 커다란 운동장에서 뛰놀고, 새 교실에서 친구를 사귈 생각에 학교생활이 설레지 않을까? 이 모든 것을 부모는, 어른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내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비교와 불안이 문득문득 고개를 드는 것 같다. 아이의 분리 불안보다 부모의 분리 불안이 더 커진 것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럴 때일수록 입학을 차분하게 준비하고 아이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지지할 수 있게 마음을 붙들면 좋겠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뿐 아니라 아이가 커 가는 동안 우리가 매 순간 떠올리면 좋을 이야기가 아닐까.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저마다의 속도로, 언젠가는 잘 해낼 것이다. 분명히!
즐거운 에너지가 느껴지는 챌린지
원고가 책으로 출간되는 과정에서 책의 제목은 여러 차례 바뀌곤 한다. 처음부터 제목이 정해지는 경우도 꽤 있지만 편집하는 과정에서 좀 더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제목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을 바꾸지 않았다. 금수정 작가로부터 동화 원고를 받았을 때 가제가 ‘특명 젓가락 챌린지’였고, 느낌표를 넣는 정도의 변화만 주었다. 재미있는 글이었고, 제목 가운데 ‘챌린지’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즐거운 에너지가 있었다. 걱정했던 부분은 ‘챌린지’가 익숙한 외래어긴 하지만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이고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가 이 단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였는데, 다행히 예비 독자들에게 물으니 다양한 매체 경험을 통해 챌린지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범이와 노미끌이 젓가락질을 잘해 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도전, 캠페인처럼 다가와 신이 났다. 이 즐거운 에너지는 표지 그림에서 이수현 작가 특유의 위트로도 표현되었는데, 젓가락 노미끌이 스포츠 선수처럼 각종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빛났다. 아무쪼록 즐거운 에너지가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기를 바란다.
목차
두근두근 1학년 ----- 7
인정받고 싶어 ----- 17
실수 ----- 27
억울해 ----- 39
악몽 같은 하루 ----- 47
젓가락 권법 ----- 57
함께라면 문제없어 ----- 69
책속에서

“나는 쓸모없는 젓가락이야. 어제에 비해 나아진 게 하나도 없어. 처음엔 범이가 서툴다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서툰 건 나야, 범이가 아니라.”
주방 도구들 모두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노미끌을 바라보았어요. 그중 에이슨이 제일 먼저 노 미끌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넸어요.
“네 기분 알아. 범이를 처음 만난 날 나도 그랬어.”
노미끌과 에이슨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어요.
“이를 어째!”
주방 도구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동동 굴렀어요.
“어쩌긴 뭘 어째. 안 되겠군, 이 늙은이가 나서야지.”
튀김 젓가락 할아버지의 목소리였어요. 오늘도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지만, 시끌벅적한 소리 에 가만있을 수 있어야지요.
할아버지가 느릿느릿 앞으로 걸어 나왔어요.
“쯧쯧쯧, 범이는 틈틈이 연습하던데 너는 실력만 믿고 제대로 연습을 안 했으니 그럴 수밖에! 공장에서 받았던 테스트는 모두 잊어라. 지금부터 실전 연습에 돌입한다.”
“실전 연습이요?”
노미끌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었어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젓가락 권법이라고나 할까. 세 가지 권법만 익히면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할아버지가 “읏차!” 하면서 시범을 보였어요.
“첫 번째는 다리를 벌렸다 오므리면서 백 번씩 뜀뛰는 거다. 다리 힘을 기르는 데 이것만큼 좋은 게 없지.”
“백 번이나요?”
노미끌은 몹시 놀랐지만 곧 뜀뛰기를 시작했어요. 에이슨도 곁에서 함께했어요.
몇 번 뛰지도 않았는데 숨이 가빠 오고 다리가 땡땡해졌어요. 노미끌이 휘청거릴 때마다 할아 버지가 옆에서 “에헴!” 하고 헛기침을 했어요.
“이걸 반복하면 큰 반찬이든 작은 반찬이든 문제없이 집을 수 있지. 두 번째는 발끝에 힘 모 으기다. 반찬 중엔 무른 것도 있고 단단한 것도 있고, 얇은 것도 있고 두꺼운 것도 있어. 그에 맞게 적당한 힘을 모아야 해. 가만있자, 이건 도움이 좀 필요한데…….”
할아버지가 주변을 두리번거렸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