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바야르  | 여름언덕

24,000원  | 20090220  | 9788990985507

『패러독스』02권《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발표하자마다 즉각 애거서 크리스티를 유명 작가로 만든 걸작 〈로저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처음부터 이야기를 이끌어가던 화자가 살인범으로 밝혀지는,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놀라움을 넘어 속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 최고의 추리소설이다. 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추적하는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다. 수사를 꼼꼼히 재검토하면서 진범을 찾아나가는 이 책을 통해 모든 읽기의 한계와 위험을 구성하는 해석 망상에 관해 성찰한다. 독서 활동에 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전편처럼 독자가 ‘창조자’가 되어 책을 활발하게 탐독할 수 있게 안내한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저자 피에르 바야르가 말하는 '진정한 읽기'란 이런 것이다. 문학 텍스트란 독자마다 다르게 경험될 수 있으며 읽을 때마다 새로워질 수 있음을 알아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진정한 독서, 창조적인 독서의 한 예를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다. 눈앞의 텍스트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창조적으로 해석해내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 과정을 따라 텍스트 내부를 탐험하는 방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