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의 숲 정원 (숲 감성으로 치유를 경험하다)
최영미 | 시와에세이
15,300원 | 20220808 | 9791191914245
숲에서 찾은 여유와 마음의 향유를 실천하다
최영미 작가의 산문집 『숲 정원』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 산문집은 저자가 산골에 들어가 정원을 일구고 살면서 숲에서 찾은 여유와 마음의 다채로운 향유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일상을 누리는 이야기가 야생화처럼 피어난다.
저자는 숲에 들어가 살기 전 벨기에, 독일, 미국에 살며 글로벌 수준의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며, 타향살이, 나그네, 이방인의 삶을 살았다. “예술과 문화의 고장, 유럽의 한가운데 살면서도 왠지 모를 간절한 사명감으로 끊임없이 보고 느끼고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은 시간이었고, 도둑질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배우고 경험한 시절이었다는 농담 섞인 진담”도 하는데 “상당한 용기와 인내와 헌신이 따르게 될 것이라는 짐작은 했지만, 맛과 멋을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열정이 그러한 난관과 두려움을 연소해버”려 숲 정원 ‘뜰’을 일구어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정원의 외양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갖추어지기 시작하자 정원의 내면을 가꾸는 여정이 시작되었지요. 숲에 들어와 살면서 숲을 감상하고 누리며 불만족한 마음이 행복과 감사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고, 육체적으로 땀 흘리고 노동하고 수고하면서도 얻어지는 이 만족감과 상쾌함도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한 치유의 순간들이었어요. 행복은 머리의 의식이나 추상적인 것이 아닌, 건강하고 아름다운 실천과 감동을 통해 마음에서 느껴지는 것이니까요.”(「숲에서 치유를 경험하다」)
저자는 “첫째, 산업화된 자본주의 국가,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돈’은 필요한 요소이지만 우리를 행복이나 만족감으로 채워주지는 못한다. 둘째, 생각과 정신과 문화의 빈곤이 우리를 점점 피폐하게 몰아가고 있다. 셋째, 많은 이들이 자신들을 향한 창조주의 창조 목적을 모른 채 정체성 부재를 안고 우왕좌왕하며 평생을 살아가고 있다. 넷째, 우리에게 선물로 허락된 자연과 환경 안에서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훼손하고 있다. 다섯째, 사람이 사람을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 아닌, 질투와 적대를 위한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지금 우리가 앓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치유하는 마음계발법으로 숲에서 감성을 틔우고 피우는 ‘숲 감성학교’ 와 ‘마음 정원’으로서의 ‘뜰’은 문학, 음악, 미술 분야 등 인문학적 소통과 ‘아나바다’ 행사 등을 통한 나눔과 실천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장애 여성들과 함께하는 화관 티 타임’은 “뜰이 태어난 지 10여 년이 흐른 뒤 제일 짧은 시간 내에 기획되었지만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고 엄숙한 기억에 남을 축제라고 스스로 평가”할 만큼 “아이비나 올리브 가지와 상수리 잎 월계관을 쓴 남성들, 백합이나 붓꽃 또는 장미나 초롱꽃 화관을 쓴 여인들, 제철에 피는 정원 꽃이나 이파리로 화관을 만들어 씌워주는 의례는 뜰의 시그니처가 되었”다고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꽃이 피고 시와 음악과 그림,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 흐르는 저자의 정원 ‘뜰’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고된 땀과 정성어린 손길이 있어 가능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어 고요해지는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사귐과 숲에서 만나게 되는 꽃, 나무, 곤충, 동물들과의 에피소드 그리고 진솔한 삶의 모습들이 묻어나 읽는 이의 마음에 푸른 바람이 불어오는 또 하나의 ‘뜰’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