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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으)로 7,574개의 도서가 검색 되었습니다.
9791157280292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시집)

나태주  | 지혜
11,700원  | 20201130  | 9791157280292
만인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서정시의 진수 블랙핑크(BLACKPINK)의 지수와 세계적인 보컬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의 RM, 송혜교와 박보검 등은 물론 전국민의 애송시인 [풀꽃]이 수록되어있는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전국민의 애송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시어들은 풀꽃의 시처럼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면 더 큰 사랑을 받게 됐다. 평범한 것에 아름다움을 보는 눈, 별 볼일 없다고 생각했던 무언가를 다시보게 하는 힘이 이 시집에 있다.
9791193282311

초역 쇼펜하우어의 말

쇼펜하우어  | 지혜의숲
16,790원  | 20250804  | 9791193282311
쇼펜하우어를 직접 읽는다. 해설도 요약도 없다. 그의 문장을 그대로 마주한다는 건,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철학의 무게를 정면에서 견디는 일이다. 짧지만 단호한 문장, 불편하지만 솔직한 통찰.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등 주요 저작에서 핵심 문장을 가려 뽑아, 일곱 개 주제로 엮었다. 지금, 쇼펜하우어를 가장 명료하게 읽을 수 있는 한 권.
9791139728002

손자병법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손무(손자)  | 현대지성
11,700원  | 20251014  | 9791139728002
“싸우면서 이기려 하지 말고, 이겨놓고 싸워라.” 인간관계·비즈니스·투자까지… 2,500년을 견뎌온 불태不殆의 법칙 ★ 97가지 스토리텔링과 명화 이미지로 만나는 가장 입체적인 『손자병법』 『손자병법』은 왜 2,500년 동안 고전의 자리를 지켜왔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 책이 말하는 승리의 본질은 단순히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위태롭지 않게 살 것인가”이기 때문이다. 싸워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지더라도 위태로워지지 않는 상태, 다시 탈탈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수천 년의 검증을 견뎌낸 지혜를 전하기 때문이다. 현대지성 클래식은 이 단단한 병법서를 오늘날 독자에게 맞게 재해석했다. 고전의 깊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자가 직접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97가지 역사적 사례와 47컷의 이미지로 풀어냈다. 항우의 몰락에서 배우는 감정 관리, 유방의 성공에서 터득하는 인재 활용, 제갈량의 지혜로 익히는 상황 판단, 링컨의 리더십으로 배우는 조직 운영까지… 이야기마다 ‘삶의 전략’이 녹아 있다. 특히 이번 판본은 각 편마다 상세한 해설과 원문 대조, 현대적 적용을 곁들여 독자들이 손자의 사상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 지침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노자의 사상, 병법으로 읽는 비즈니스 전략, 삼십육계 해설을 담은 부록은 『손자병법』을 한층 넓고 깊게 확장시킨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손정의가 이 책에서 삶과 경영의 지혜를 길어 올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손자병법』은 고대의 전쟁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최고의 전략 교과서다. 오늘 이 책을 집어든다면, 당신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 이런 점이 다르다 “가장 입체적이고 실천적인 손자병법” · 97가지 역사적 스토리텔링: 추상적 문장을 구체적 사례로 풀어낸 최초의 판본 · 47컷 희귀 이미지 수록: 본문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는 배경과 역사 이미지 · 확장 부록: 노자 사상, 비즈니스·투자 전략, 삼십육계 해설로 넓어진 독서 범위 · 충실한 주석과 원문 병기: 초심자·전문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엄밀성과 가독성의 균형 · 실용성: 조직·관계·투자·삶 전반의 전략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구성
9791170832713

지혜의 언어들 (전도서가 말하는 잘 산다는 것)

김기석  | 복있는사람
17,550원  | 20250625  | 9791170832713
『고백의 언어들』 이후, 김기석 목사가 삶에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지혜의 메시지! “오늘 전도서를 읽어야 하는 까닭은 우리 삶의 실상을 성찰하기 위함이다. 전도서는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유쾌하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평가와 무관하게 각자의 삶은 소중하다. 누가 행복한가? 일상 속에 깃든 영원의 광휘를 발견하는 이들이다. 전도서는 그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교회는 내게 낯선 장소였다. 주체할 수 없는 허무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나는, 교회의 활기 속에 잠시 몸을 맡긴 채 허무의 강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빌었다. 설교단에서는 ‘적극적 사고방식’이라는 말이 자주 울려 나왔다. 믿음은 으레 ‘할 수 있다’는 구호와 결합했고, 성공과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성취할 수 있는 목표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상할 정도로 그 담론에 녹아들지 못했다. 삶의 심연에 스며 있는 그늘 혹은 어둠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세상사가 부질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마다, 확신의 잣대로 사람들을 제멋대로 심판하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속으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라는 구절을 읊었다. ‘헛되다’는 말은 염세주의적 세계관과 무관하다. 헛됨에 대한 자각은 세상에서 우리가 애집(愛執)하는 어떤 것도 온전히 집착할 대상이 아님을 일깨워 준다. 욕망을 포기하라는 말도 아니다. 욕망은 삶을 추동하는 힘이니 말이다. 하지만 욕망은 채워질 수 없다. 욕망의 종살이를 하는 이들이 거두는 인생의 열매는 고단함이다. 오늘 전도서를 읽어야 하는 까닭은 우리 삶의 실상을 성찰하기 위함이다. 전도서는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유쾌하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속도와 효율을 숭상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자기를 극한의 경쟁으로 내모는 동안 우리 내면은 묵정밭으로 변하고 말았다. 시간은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소비재가 아니라, 충만하게 살아내야 할 하늘의 선물이다. 시간을 선물로 인식할 때, 무채색의 일상은 돌연 경이로운 세계로 변한다. 이 책 『지혜의 언어들』은 ‘CBS 성서학당’에서 강의한 전도서 1-12장 본문 전체를 지혜, 시간, 관계, 실천 등 스물네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시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이 삶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자책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
9791157285983

나의 태몽은 나무랄 데가 없으니까요

이돈형  | 지혜
10,800원  | 20251127  | 9791157285983
내 안의 진실한 “나”를 찾는 일은 관습에 얽매인 현실의 자아를 과감하게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끝내는 나를 죽이게 되었으니 진짜 꼴통이 되었으니”라는 시구는 그러한 사정을 반영한다. 내가 “나를 죽이는” 일은 갑각류의 탈피 과정과 유사하다. 탈피는 기존의 낡은 껍질을 버림으로써 새로운 몸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를 죽이는” 일은 낡은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것이다. 시인에게 “나”는 곧 언어와 동일시된다. 이때 “나”는 낡은 언어를 갱신하여 자아를 갱신하고, 자아를 갱신하여 세계를 갱신하는 창조자의 반열에 오른다. “꼴통” 혹은 “새끼”라는 역설적 자기 명명, 이것은 거짓을 죽여야 진실이 살아나는, 낡은 언어를 죽여야 새로운 시가 태어나는 묘법이다. 이 묘법은, 이 글의 제사(題詞)에서 보았듯이 “광활한 우주” 혹은 온 세상과 한 몸이 되어 자유로운 상상을 실천하는 “내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 이돈형은 “참 좋은, 꼴통 새끼”가 맞다. - 이형권, 문학평론가, 충남교 교수 나는 사람 새끼다 새끼라는 말이 좋아 맞아 죽어도 나는 새끼였으면 좋겠다 저 새끼보다는 이 새끼였으면 좋겠다 이 새끼는 눈앞에 서 있는 새끼라서 당장 한 대 줘 터질 수 있는 새끼라서 좋다 맞아도 좋으니 지금은 이 새끼에게 젖을 달라 조상 젖을 빨아 본 적 없어 세상 젖이라도 빨겠다는데 주는 놈이 없다 그러니 맞아 터져도 좋다 빨게만 해 다오 젖 좀 달라면 대뜸 나오는 말이 이 새끼가! 였다 맞다 이 새끼 굶어 죽는 새끼보다 맞아 죽는 새끼가 낫고 맞아 죽는 새끼보다 얻어 처먹는 새끼가 낫다고 목 놓아 외치는 이 새끼 아직 젖 같은 세상을 다 빨아 보지 못한 이 새끼 이돈형 맞다 - 「이돈형」 전문 이 시는 시인의 실제 이름을 제목으로 취한 특이한 사례이다. 언어로 그린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는, 시인 자신에 관한 편견을 바로 잡고자 하는 의지가 직핍하게 다가온다. 부조리한 세상과 어떠한 불화도 감내하면서 진실한 삶의 시를 쓰고자 하는 시인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자신을 “이 새끼”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의 첫 구절을 “나는 사람 새끼다”라고 시작하여 “이 새끼/ 이돈형 맞다”라고 마무리하고 있다. 시인은 자신을 “새끼”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말이 지닌 함의는 이중적이다. 즉 욕설로서의 “새끼”와 새 생명으로서의 “새끼”라는 두 가지 의미가 겹쳐 있다. 전자는 세상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는 폭력과 편견이고, 후자는 시인이 고집스럽게 견지하고자 하는 삶의 진실에 해당한다. 시인의 목표는 전자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통해 후자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새끼”는 거짓으로 가득 찬 세상과 싸우면서 진실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시인 자신의 초상이다. 시인은 “맞아도 좋으니 지금은 이 새끼에게 젖을 달라”고 한다. 이때 “젖”은 “새끼”를 세상에 존재하게 해 주는 생명의 원천이다. “새끼”의 “젖”을 향한 절규는, 거짓된 아비의 폭력으로 인한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진실을 얻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이다. “새끼”는 또한 기득권에 편승하면서 적당히 편안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조상의 젖을 빨아 본 적이 없”다는 것은 과거의 속화된 전통이나 기성세대에 빚을 지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젖 좀 달라면 대뜸 나오는 말이 이 새끼가! 였다”라는 시구에는, 진실을 요구하는 시인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냉대와 폭력이 함의되어 있다. 하지만 시인은 그마저도 기꺼이 수용한다. “맞다 이 새끼”라고 하면서 세상의 어떠한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진실과 자존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진실을 위해서라면 고루하고 거짓된 세상의 욕을 “얻어 처먹는 새끼가 낫다”라는 시적 역설에 도달한 것이다.
9791157285921

간월도

이정옥  | 지혜
10,800원  | 20251105  | 9791157285921
그는 물수제비를 잘 뜬다고 하였다 간월도에서 걸어 나오며 그에게 물수제비 한 그릇 먹고 싶다고 말할걸 아직도 입덧처럼 허하다 목울대에서 머뭇거리던 말말 한 삽 그 섬에 심어 놓는다 얼마만큼을 배워야 모국어를 반짝이게 빚을까 간월도에서 물수제비 한 그릇 탁발한다 바다에 뜬 간월도 한 대접 후루루 마신다 - 「간월도」 전문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물감도 없고 캔버스도 없었던 한 무명 화가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미군 병사에게 일본에 갈 때마다 물감과 캔버스를 사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무명 화가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미군 병사는 휴가로 일본에 갈 때마다 캔버스와 물감을 자기 돈으로 사다가 주었다고 한다. 무명 화가는 미군 병사에게 그 고마움의 표시로 그림 하나를 그려 주었지만, 미군 병사는 그 그림을 받을 때, “무명 화가의 그림이 뭐 대단하겠어”라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그냥 창고에 방치해 놓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덧 오랜 세월이 지나고 미군 병사는 나이가 들고 몹시 어렵고 힘들게 살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그 무명 화가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알고 그 무명 화가의 그림을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고 한다. 이 그림이 박수근의 명작, 「빨래터」였고, 존 릭스라는 미군 병사는 무려 45억 2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되었다고 한다. 화가의 이름이 무명이면 그의 그림은 휴지조각이 되고, 화가의 이름이 유명하면 그의 그림은 명화가 아닌 금화가 된다. 고등어를 싸고 있는 신문 모서리에서 여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엉덩이 펑퍼짐한 여인이 세월을 냅다 내려치고 있다 소금에 간들이고 뒤척였을 시간이 간간히 고등어 등줄기에 무늬로 파도를 업었는지도 모를 일 5월 어느 비요일 하얀 백합다발이 오셨다 바다가 파도를 토해 찍어 놓은 판화 생생하게 피어나는 파노라마 어찌 흥정하겠는가 박수근의 빨래터는 값이 있다지만 나무 사이로 걸어 다니는 바람 손에 잡히지 않는 햇살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력을 지니고 있는 판화 어찌 값으로 흥정한단 말인가 - 「어찌 흥정하랴 - 바람 햇살의 판화」 전문 소위 출세와 성공, 즉, 무명 화가의 시절의 박수근과 유명 화가 시절의 박수근이 그것을 말해주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소위 성공과 출세라는 것은 매우 이상하고 기이한 팔푼이들의 희화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고등어를 싸고 있는 신문 모서리에서 여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엉덩이 펑퍼짐한 여인이 세월을 냅다 내려치고 있다”의 여인의 모습도 어느 명화 못지 않게 아름답고,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그림이 아니었다. “소금에 간들이고 뒤척였을 시간이/ 간간히 고등어 등줄기에 무늬로/ 파도를 업었는지도 모를 일/ 5월 어느 비요일 하얀 백합 다발이 오셨다”의 판화도 어느 명화 못지 않게 아름답고,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그림이 아니었다. 이정옥 시인의 『어찌 흥정하랴--바람 햇살의 판화』는 삶과 예술의 문제 중에서 삶에 방점을 찍고 예술 자체의 삶을 노래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예술은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촉진제이며, 예술이 아름답고 멋진 삶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고등어를 신문지에 싸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에서 그녀가 소금에 간들이고 뒤척였을 시간을 떠올려 보고, 그 어렵고 힘든 역경주의를 통해서 고등어의 등줄기에 파도를 입히고, 그 파도가 어느 5월의 비요일에 백합다발로 피어났다는 것은 이정옥 시인의 삶의 철학이 피워낸 걸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바다가 파도를 토해 찍어 놓은 판화”는 그 여인과 이정옥 시인의 역경주의의 소산이자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삶의 철학의 극치라고 할 수가 있다. 고등어를 신문지에 싸며 세월을 냅다 내려치고 있는 여인, 고등어의 등줄기에 새겨진 파도 문양, 어느 5월 비요일에 하얀 백합다발로 피어난 파도, 바다가 파도를 토해 찍어 놓은 판화, 나무 사이로 걸어다니는 바람, 손에 잡히지 않는 햇살,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력을 지고 있는 판화----. 그렇다. 이처럼 아름답고 멋지게 “피어나는 파노라마를” “어찌 값으로 흥정”할 수가 있단 말인가? 자연철학은 삶의 철학이 되고, 삶의 철학은 자연철학이 된다. 돈과 예술은 영원한 적대 관계이며, 모든 예술은 생활에 밑줄을 긋고 예술보다도 더욱더 아름답고 멋진 삶의 철학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연과 삶도 둘이 아닌 하나이고, 예술과 삶도 둘이 아닌 하나이다. 자연과 삶의 일치, 삶과 예술의 일치, 예술과 자연의 일치----. 이것이 모든 삶과 예술의 목적이자 그 어떤 황금으로도 흥정할 수 없는 이정옥 시인의 ‘바람 햇살의 판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걸작품은 자연이 창조해낸 것이지, 인간이 창조해낸 것이 아니다. 인간이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며 예술에 종사하는 것은 자연과 하나가 되고, 그 자연 자체가 되고 싶은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없고, 되지 못한 인간이 이상적인 자연을 모방하고 그 모방한 작품을 시장에 내다 팔며, 지배와 복종이라는 권력관계를 연출해낸다. 명화와 악화, 순수예술과 상업예술----, 바로 이 지점에서 자연의 파괴와 인간의 자기 상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자연 자체, 삶 자체가 된 예술은 결코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점(.) 하나가 왔다 신기한 화색이다 공연히 웃음이 걸린다 자동차도 땀 흘리는 언덕 오르며 피식 미소가 새어 나왔다 자꾸 웃음이 튀어 나왔다 감추려 애써도 피식피식 단단한 감정의 껍질을 가지고 있다고 내심 자부하던 지갑 안에 감춘 감정이 하르르 하르르 사월 벚꽃처럼 입 벙글어진다 토론토에서 점(.) 하나 왔다 깡충 왔다 - 「점(.) 하나 왔다」 전문 이정옥 시인의 「점(.) 하나 왔다」의 점은 공(0)의 차원이고, 이 공의 차원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존재하는 차원의 문제라고 할 수가 있다. 모든 존재는 점에서 태어났고, 점의 운명으로 살다가 점으로 돌아간다. 태양도, 북극성도, 십자성도 점으로 나타나고, 달도, 금성도, 지구도 점으로 나타난다. 코끼리도, 고래도, 기린도 점으로 나타나고, 인간도, 벌레도, 새들도 점으로 나타난다. 점은 만물의 기원인 원자와도 같고, 이 점과 점의 만남에서 수많은 생명체들이 탄생한다. 사랑도 점 하나로 이루어지고, 이별도 점 하나로 헤어지고, 죽음도 점 하나로 마침표를 찍는다. 점은 만물의 기원이고, 생명이고, 점은 집이고, 우주이다. 토론토에서 점 하나가 왔고, 그 점은 깡충 뛰면서 왔다. 아마도 이 점은 토론토에서 온 소식일 수도 있고, 그 소식 속의 어린 아이일 수도 있다. 아들과 며느리, 또는 딸과 사위도 점이고, 이 점과 점들이 만나 손자를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손자는 미래의 희망이고, 미래의 희망인 손자라는 점 하나가 깡충깡충 토끼처럼 뛰어 논다. 손자는 너무나도 예쁘고 귀엽고, 손자의 얼굴은 너무나도 신기한 화색이다. 공연히 웃음이 걸리고, 자동차도 땀 흘리는 언덕을 오르며, 자꾸만 웃음이 튀어 나온다. 너무나도 즐겁고 기쁘면, 제아무리 감추려고 애를 써도 그 표정을 감출 수가 없고, 그 단단한 감정의 껍질을 뚫고, 하르르 하르르 사월의 벚꽃처럼 웃음 꽃이 핀다. 어린 아이는 미래의 희망이고, 어린 아이는 아버지의 아버지이다. 0차원의 0은 모든 것이고, 이 점의 차원에서 모든 삶의 기쁨과 행복이 만발한다. 점은 상징이고, 상징은 우주이고, 우리 인간들은 이 상징을 통해서 ‘사유하는 인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 하나가 토론토에서 왔고, 점(.) 하나가 아침 해처럼 떠오른다.
9791157285976

물의 발자국을 읽는다

하주자  | 지혜
10,800원  | 20251115  | 9791157285976
이 책은 〈보름고망〉, 〈멸실滅失의 시간〉 등의 작품이 수록된 시집이다.
9791157285969

올챙이를 산란하는 비요일

이서빈  | 지혜
11,700원  | 20251120  | 9791157285969
이서빈 시인이란 과연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그는 ‘오체투지의 시학’을 통해서 크나큰 깨달음을 얻었고(『달의 이동 경로』), 그 앎을 온몸으로 실천하며(『함께, 울컥』), 그 이론철학과 실천철학을 통하여 모든 생명과 지구촌을 살리는 ‘대화엄의 시’를 쓰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이서빈 시인의 시 쓰기는 모든 영웅탄생의 신화와 맞닿아 있으며, 그 고귀하고 위대한 대서사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하여 온몸으로, 온몸으로 시의 신전을 짓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언어의 창조주이며, 그 언어의 신전을 짓고 있는 명장이라고 할 수가 있다. 다양성과 초지일관성, 이 무오류성의 펜으로 『달의 이동 경로』, 『함께, 울컥』, 『올챙이를 산란하는 비요일』, 그리고 이서빈 대하소설 『소백산맥』, 『창의력 사전』 등이 그것이며, 이서빈 시집과 그의 소설은 그의 언어의 신전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서빈 시인의 『달의 이동 경로』, 『함께, 울컥』, 『올챙이를 산란하는 비요일』 등은 한국문학의 경사이며, 그 인식의 깊이와 역사 철학적인 넓이와 높이는 세계문학의 경지에 올라서게 되었다. 대단히 장중하고 울림이 크고, 전인류를 감동시킬 만큼 고귀하고 위대한 역사 철학적인 깊이를 지녔으며, 곧, 가까운 시일내에 ‘이서빈의 시대’가 다가오게 될 것이다. - 반경환 문학평론가
9791157285945

토요일엔 옥금 씨가 더 행복하다

박경분  | 지혜
10,800원  | 20251108  | 9791157285945
이 책은 〈굴밤 묵〉, 〈오래된 소파〉, 〈닭 간〉 등의 작품이 수록된 시집이다.
9791157285952

시천지의 한 세대 시천지의 세 마디 (시천지 제10집)

시천지 동인  | 지혜
10,800원  | 20251113  | 9791157285952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보내온 ‘삼십 년’은 ‘인생의 세 마디’일 뿐만 아니라 ‘한 세대가 보내는 긴 세월’이다. 문단의 신인이 ‘소장 시인’과 ‘중견 시인’을 거쳐 ‘중진 시인’을 향해 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 동인들이 펴낸 시집들과 작품들은 이제 우리 시단에 하나의 산맥을 이루어 가고 있다. 이번 기념 시집에는 박수빈 시인의 「화성장대에서」 외 9편, 진영대 시인의 「수탄장」 외 9편, 서주석 시인의 「모닝꽃」 외 9편, 윤정구 시인의 「너구동의 여름」 외 9편, 최영규 시인의 「부의」 외 9편, 한이나 시인의 「번개낙관」 외 9편, 고영섭 시인의 「사랑의 지도」 외 9인, 이나명 시인의 「저녁이 지나가네」 외 9편을 모아 80편을 담았다. 오석륜 시인은 아쉽게도 함께 하지 못했다. 여기 수록작들 대부분은 갓 길어 올린 ‘날 것의 작품’ 또는 이미 펴낸 ‘대표작품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천지〉 동인의 열 번째 여정이라는 흐름에는 모두 닿아 있는 시편들이다. 〈시천지〉 동인들은 이 기념시집을 펴내며 앞으로 좀 더 원숙한 시들을 써낼 것을 다짐해 본다. 동인들은 저마다 대여섯 권 이상의 시집을 펴내면서 ‘등단 신인’에서 ‘중진 달인’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지럽고 국제 정세가 급변해도 시인의 역할은 여전히 ‘시로 노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가 끊어지지 않고 끝없이 이어지는 ‘시의 지천’, ‘좋은 시가 천지’인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 「서문」 중에서
9791157285938

물고기, 혹은 유리잔

김지요  | 지혜
10,800원  | 20251108  | 9791157285938
이 책은 〈알〉 ,〈사과의 은유〉, 〈완독玩讀〉 등의 작품이 수록된 시집이다.
9791157285822

닭발 (2025 공주 신진 문학인)

성재봉  | 지혜
10,800원  | 20250811  | 9791157285822
성재봉 시인은 늦깎이 시인이다. 공직 생활에 대학원 박사 공부에 몰려 시의 출발이 좀 늦었다. 그러나 늦은들 어떠랴. 성재봉 시인의 시는 견실하고 두껍고 신뢰롭다. 인간적으로도 든든한 그의 인품을 많이 닮았다. 그러므로 늦게 출발한 그의 시업은 충분히 보상받았고 결코 부족함이 없다. 다시 한번 모든 시, 모든 문장은 인간이고 그 자신의 인생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더불어 모든 시는 자서전의 일부라는 생각을 또 하게된다. 성재봉의 시는 적당한 난이도로 숨겨놓은 보물찾기의 보물들 같다. 조금만 주의깊게 애정을 가지며 읽는다면 누구나 그의 시에서 그의 인생과 그의 사랑과 그의 소망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으리라. 인생 파노라마 같은 그의 시. 최근에 읽은 그 어떠한 신인의 시보다도 성재봉의 시는 정직하고 견실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 선량하기 그지없는 시인의 성공을 보는 것이 나의 생애 남은 꿈이기도 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9791155362389

집안일 쉽게 하는 법 (귀차니스트를 위한 살림 아이디어 250)

Aki  | 즐거운상상
16,200원  | 20250905  | 9791155362389
집안일을 시스템화하면 일상이 편해진다 애쓰지 않아도 착착 되는 집안일 비법! 01_집안일,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살림 잘하는 능력도 타고나는 걸까요? 집안일이 점점 더 귀찮고 하기 싫어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범한 워킹맘이었던 aki 역시 처음엔 살림에 관심도, 소질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집안일을 하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면, 방식을 바꾸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작지만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인스타그램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팔로워 32만에 이르렀지요. 《집안일 쉽게 하는 법》은 aki가 실천해 온 ‘집안일 줄이는 아이디어 250가지’를 담은 책입니다.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스트레스를 줄여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현실적인 팁이 가득합니다. 02_바쁜 현대인을 위한 집안일 쉽게 하는 법 “집안일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싶다” “더 편하게 살고 싶다” “더 쉽게 수납하고 싶다” “내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하는 고민일 거예요. aki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작은 아이디어도 습관처럼 자리잡으면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거지요. 그녀는 귀찮다고 느껴질 때마다 방식을 바꾸고, ‘짜증 포인트’를 하나씩 없애며 마치 게임처럼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살림이 쉬워져야 살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한 걸음 덜 움직이고, 한 과정을 줄이려는 작은 노력이야말로 부담을 덜어주니까요. 집안일은 1년 365일 쉴 틈 없이 반복됩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스트레스를 줄여보세요. 03_귀차니스트도 할 수 있는 살림 아이디어가 가득 aki는 “이제 요리를 제외하면 거의 집안일을 하지 않는 듯한 감각이 된다”고 말합니다.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해결하는 수납법, 꺼내기 귀찮은 마음까지 줄여주는 청소 도구 배치법, 빨래를 하고 널고 말리는 동선 줄이는 법, 양말, 속옷, 운동복 등은 개지 말고 바구니에 던지기, 식탁 밑에 읽던 책 수납할 공간 만들기, 한손으로 누르면 되는 세제통 활용법, 요리할 때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동선 설계, 일용품 1년치 구매해서 쇼핑 스트레스 없애기,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메시지 수납법, 평생 고민 없는 서류 정리법 등 따라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모든 아이디어는 읽는 부담 없이 사진과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어 ‘귀차니스트 맞춤 살림책’이라고 할 만합니다. 청소, 세탁, 요리, 정리, 수납 등 자신없는 살림 분야부터 펼쳐보세요. 04_집안일 부담을 덜고 삶의 균형 찾기 aki의 살림법은 “즉시 처리 + 위치 최적화 + 완벽주의 버리기” 3가지 원칙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해내려다 지치기 전에 집안일 부담을 덜고 아낀 시간은 반드시 ‘나를 위해’ 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내 시간이 늘어나면 가족에게도 더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집안일을 줄이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아끼는 길이지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당장 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눈에 띕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먼저 손을 움직여보세요. 조금만 바꿔도 집안일은 훨씬 쉬워집니다. 집안일, 이제는 노력이 아닌 요령이 필요합니다.
9791157285907

바람이 불어 밖으로 나가봐야겠어 (전현자 시집)

전현자  | 지혜
10,800원  | 20251025  | 9791157285907
이번 『바람이 불어 밖으로 나가봐야겠어』에서 전개되는 그녀의 시들은 몇 가지 개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첫째, 시인은 ‘자연’을 향한 강한 경도를 제시한다. 가령 「좋으면 되었지」, 「느티나무 아래에서」 등의 시편에서 전현자는 “보령 성주산 자락”, “편백나무 숲”, “대천 바닷가”, “내소사 느티나무” 등의 자연과 연결된 사물들을 제공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편안함과 좋음으로서의 정서를 표현한다. 둘째, 시인은 ‘걷기’ 또는 ‘산책’에 열중한다. 가령 「길 4」, 「봄을 걷다」 등의 시편에서 전현자는 자연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인물을 제시함으로써, “별천지”에 이르는 과정으로서의 걷기에 몰두한다. 셋째, 시인은 ‘노래’로서의 ‘시’를 반복한다. 가령 「나의 노래」, 「나뭇잎 노래」 등의 시편에서 전현자는 ‘노래’와 연결된 ‘시’의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한 올 한 올 느슨히 짠 스웨터 같은”, 편안하고 친근한 시의 길을 느긋하게 걸어간다. 또한 그녀는 시 「화두」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시의 의미를 ‘꽃’과 ‘똥’ 사이에서, ‘없음’과 ‘있음’ 사이에서 찾는다. 우리가 산책에 관한 J.K. 롤링의 견해에 동의할 수 있다면, 우리는 전현자의 시에 내재된 산책의 힘과 가능성을 신뢰할 수 있다. 시인에게 걷기 또는 산책은 시를 위한 빛나는 아이디어의 근원일 테다. 전현자에게 산책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는 한, 그녀는 시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독자들의 시 읽기 역시 계속될 것이다. - 권온, 문학평론가 전현자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바람이 불어 밖으로 나가봐야겠어』는 그의 시에 내재된 산책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인에게 걷기 또는 산책은 시를 위한 빛나는 아이디어의 근원인 것이고, 산책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는 한, 그녀는 시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이다.
9791157285914

조금 오래 (박영화 시집)

박영화  | 지혜
10,800원  | 20251025  | 9791157285914
박영화 시인의 『조금 오래』는 ‘추억’이며, 오래 묵을수록 새로워지는 ‘사랑의 노래’라고 할 수가 있다. 사랑은 추억을 만들고, 추억은 그 모든 것을 다 미화시킨다. “길을 걷다 어디선가 익숙한 향이 퍼질 때, 오래된 냄새가 불쑥 내 속을 건드린다. 질겅거리는 추억 하나가 발끝에 붙어 따라온다.” 추억은 서정시이고, 사랑은 서정시의 주인공이다. 말끝에 핀 웃음 하나에도 입꼬리가 달아올랐다 서툰 고백은 분홍빛 솜사탕처럼 부풀었고 혀끝에 닿을 듯한 숨결은 씹을수록 달콤했다 그때는 공기마저 달달했다 이제 단물 빠진 시간처럼 삼키지 못한 말들이 입안에서 질겅거린다 그럼에도 차마 놓을 수 없어 담아두었던 것들이 있다 익숙해진 온도, 손톱 끝에 남은 향기나 티셔츠에 묻은 웃음 같은 것들, 버리기엔 조금만 더, 하고 붙잡았던 것들이 사랑은 오래 묵을수록 모양을 잃어갔다 처음의 달콤함도, 말랑거림도 더이상은 찾을 수 없었다 무표정한 딱딱함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우린 서로를 뱉어냈다 길을 걷다 어디선가 익숙한 향이 퍼질 때, 오래된 냄새가 불쑥 내 속을 건드린다 질겅거리는 추억 하나가 발끝에 붙어 따라온다 - 「조금 오래」 전문 시집의 표제시 「조금 오래」는 시적 화자가 ‘길’을 걷다가 익숙한 향을 맡게 되고, 그 오래된 냄새로 인하여 질겅거리는 추억 하나의 본체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랑의 감정이 처음에는 달콤하고 설렘이 가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무뎌지고, 결국엔 그 감정이 소멸하는 과정들을 ‘길‘이라는 공간 이미지에서 시간의 진행으로 나열하고 있는 것이다. 시의 첫 연은 사랑의 초기 감정을 매우 감미롭고 부드럽게 묘사해 낸다. “말끝에 핀 웃음”이나 “서툰 고백은 분홍빛 솜사탕처럼 부풀었고”와 같은 감각적인 표현을 통해, 사랑을 감지하는 순간이 얼마나 매혹적인지를 시각으로 강조하고 있다. 사랑의 진입 과정이 흥분이 가득했음을 보여주는 단서들이 계속하여 이어지는데, "혀끝에 닿을 듯한 숨결은 씹을수록 달콤했다"라는 성애적인 표현으로 사랑이 깊어질수록 점차 상대를 맛보고 느끼는 미각이 배가하는 것을 증거해 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랑의 가열했던 초기 감정은 점차 변하고 흐려져서 사랑의 종말에 대한 계고를 가감 없이 드러내게 된다. “단물 빠진 시간처럼 삼키지 못한 말들이 입안에서 질겅거린다”는 것은 사랑이 식고 난 후 남은 후회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잔여 감정을 직시하는 독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마 놓을 수 없어 담아두었던 것들이 있다”는 부분에서는 미련이 쉽게 버려지지 않음을 진솔하게 표출한다. 사랑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초기의 감정이나 기억을 놓지 못하는 마음을 스스로에게 들키고 있는 것이다. “익숙해진 온도”와 “손톱 끝에 남은 향기”처럼 사랑이 지나간 후에도 남아 있는 감각들, 즉 시간과 감정이 만들어간 흔적들이 여전히 잔존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두 번째 연은 시간의 진행에 따른 사랑의 변화와 그로 인한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사랑은 오래 묵을수록 모양을 잃어갔다는 것은 사랑의 감정이 습관처럼 익숙해지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암시하고, 처음의 달콤함도 말랑거림도 더 이상은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은 사랑의 초기 단계에서 느꼈던 열정이 사라짐을 씁쓸하고 애절하게 나타낸다. 그렇기에 무표정한 딱딱함을 견디지 못하고 상대와의 관계가 굳어져간 결말로 "끝내 우린 서로를 뱉어냈다"는 진술은 결국 감정이 식어 변질되어 더 이상 서로의 유대를 유지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사랑을 끝내게 되는 정황인 셈이다. 시인은 「조금 오래」에서 ‘길’이라는 긴 행보를 통해 사랑의 실체를 역설하고 있다. ‘길’은 그 자체만으로 인생의 다양한 측면을 상징하는 중요한 메타포로 작동한다. 목표를 향한 여정이나 선택과 갈림길, 혹은 성장과 변화 등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 연유이다. 특히 문학이나 예술에서 인생을 비유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주 등장하는데, 시인은 인용시에서 운명의 흐름으로서 ‘길’이라는 공간 이미지를 차용하여 사랑의 순차적인 본질을 정의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햇빛다방’과 ‘장미미용실’이라는 아늑한 밀실 공간들로 독자들을 안내하여 사랑의 서사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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