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세실 (뱅자맹 콩스탕 소설)
뱅자맹 콩스탕 | 미행
15,300원 | 20231125 | 9791192004181
뱅자맹 콩스탕(Benjamin Constant)의 심리 소설 2편
연애 소설의 영원한 클래식, 뱅자맹 콩스탕의 대표작
「아돌프(Adolphe)」
작가 사후 발굴되어 국내 처음 소개되는 미완성 유고
「세실(Cécile)」
“우리 모두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비극은 타인의 존재이다.”
-가에탕 피콩(Gaetan Picon) 프랑스 문학 비평가
프랑스 심리 소설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아돌프」 한 편으로 프랑스 문학사에 우뚝 서 있는 작가, 뱅자맹 콩스탕. 그는 소설가이면서 사상가, 정치인이었다. 18세기 프랑스 정치적 격동기의 주요 인물로서 나폴레옹의 조력자 역할을 하였다. 여기 자신의 진실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 2편이 있다. 당대 가장 훌륭하고 개성적이며 복잡한 정신이라고 평가받았던 뱅자맹 콩스탕의 대표작 「아돌프」를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이면서, 그의 미완성 유고 소설 「세실」을 국내 처음으로 번역 소개한다.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던 「세실」은 콩스탕이 여러 곳에 나눠 보관했던 원고 상자 중 하나에 잠들어 있었다. 「세실」은 「아돌프」와 마찬가지로 자전 소설로서, 콩스탕 자신의 번민과 애정, 파멸을 담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작가 사후 100여 년이 지난 1951년에 발굴 소개되었다.
「아돌프(Adolphe)」
“완벽하게 일관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온전히 진실한 사람도, 온전히 악의적인 사람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콩스탕은 생전에 출간한 유일한 소설 「아돌프」를 ‘단순한 일화’라고 일축했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이 매우 뜨거워 3판까지 발행하게 되었고, 소설에서 드러나는 주변인들과의 연관성에 세상의 이목이 쏠리며 수많은 추문과 비방이 끊이지 않게 된다. 즉 「아돌프」의 여주인공 ‘엘레노르’는 콩스탕이 실제로 교류한 여러 여성들, 마담 드 샤리에르(Madame de Charrière), 안나 린지(Anna Lindsay), 제르멘 드 스탈(Germaine de Staël) 등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복잡한 인물이다.
「아돌프」는 특이한 연애 소설이다. 발단의 1장을 제외하고, 이어지는 2장만이 사랑과 유혹에 휩싸이며, 나머지 이야기는 모두 남자가 사랑을 쟁취한 후의 권태와 끊임없이 끊어지지 않는 사랑의 구속 아래에서의 발버둥을 그렸다. 즉 이야기는 사랑의 성취에서 시작되어 파국까지 세밀하게 해부되는 것이다.
장래가 촉망받는 청년 아돌프는 P 백작의 애인 엘레노르에게 집요하게 구애를 하고 마침내 그녀의 마음을 얻는다. 하지만 부유하고 안정된 생활과 자신의 아이들을 버리면서까지도 아돌프와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엘레노르는 아돌프에게 점점 짐이 되고, 아돌프는 자유를 얻기 위해 그녀에게 벗어나려 한다.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랑과 관계의 망설임으로부터 뱅자맹 콩스탕은 걸작 「아돌프」를 탄생시켰다. 변화하는 욕망 속에 옴짝달싹 못 하고 발이 묶인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근대 심리 소설의 초석을 이루는 작품으로,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물론 일본어와 이란어 등 다양한 언어로도 번역되며 수많은 남성들은 자신을 아돌프에 이입, 여성들은 자신을 엘레노르에 이입하며 이 이야기에 공감했다.
「세실(Cécile)」
“그녀와 혼인하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나는 여전히 슬펐다. 마음을 굳게 먹을수록 더욱 서글퍼졌다.”
드 스탈과 실제 아내가 모델이 된 사랑의 잔혹한 이야기 「세실」. 「세실」의 여주인공 세실은 콩스탕의 두 번째 부인 ‘샤를로트 드 하르덴베르크’이고, 세실과 ‘나’ 사이의 장애물, ‘말베 부인’은 드 스탈이다. 소설가 마담 드 스탈(Madame de Staël, 1766-1817)과 콩스탕은 딸까지 둔 실제 연인 관계였다. 즉 「세실」은 콩스탕과 샤를로트 부부의 결혼 생활과 동시에 드 스탈과 콩스탕의 연애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 자전 소설이다.
집필 시기상 콩스탕은 이미 「아돌프」를 집필하면서 세실이라는 새로운 여성 인물을 떠올렸다. 「세실」에서 콩스탕은 그의 두 번째 아내가 될 샤를로트를 향한 열정, 유혹, 배신의 15년을 되돌아본다. 늘 사랑받고, 늘 떠나왔던 드 스탈의 그림자가 이 소설 곳곳에 맴돌고 있다.
「세실」에서 ‘나’(콩스탕)는 세실을 사랑하는 마음과 말베 부인에 대한 열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세실이 온화하고 복종적이며 사랑이 많은 반면, 말베 부인은 권위적이고 폭력적이며 변덕스럽다. ‘나’는 이 두 여인을 끊임없이 고통스럽게 만들며 괴로워한다. ‘나’는 15년 동안 두 여자 사이에서 교대로 바람을 피울 것이며, 「아돌프」의 아돌프처럼 놀라운 지성과 성찰로 자신의 감정을 밑바닥까지 분석할 것이다. 이야기는 소설의 마지막 장인 ‘일곱 번째 시기’에 해당하는 1808년 콩스탕과 샤를로트의 비밀리에 치른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끝난다. 콩스탕은 자신의 소설들에서 무엇보다도 사랑과 후회, 성실한 고백과 자기 조롱으로 자신을 그렸다. 「세실」은 「아돌프」가 막 완성된 것과 비슷한 시기인 1809년경 쓰기 시작해 1816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족쇄를 찬 채로 자유를 갈망하고, 스스로 족쇄를 차면서 조금도 자유롭지 못했던 남자, 자기 운명의 비극을 느끼고 그것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것을 하나의 희극으로 만들어버린 남자, 고향을 버리고 학파를 떠나고, 통찰력이 유일한 그의 조국인 뱅자맹 콩스탕. 이 소설 2편의 영혼은 콩스탕 자신의 영혼이다. 정신 해부학의 장면이자 개인 해부의 경험이며, 여기서 심리적 분석은 소설의 유일한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