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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040875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2-11-11
책 소개
목차
제3판에 부쳐
아돌프의 사랑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나는 혼자가 되었을 경우가 아니면 좀처럼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이런 수줍고 소심한 성격은 줄곧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혔다. 아무 하잘것없는 것인데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 처하게 되면, 사람 얼굴 보는 것이 거북해서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기려고 사람을 피하게 되곤 했다. 그러면서도 나에겐,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극심한 이기주의 같은 것은 없었다. 언제나 나 자신의 문제에 골몰해 있었지만 막상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었다. 나는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나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어떤 감정의 욕구를 품고 있었다.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모호하고도 복잡한 것이다. 그것은 눈으로 붙잡을 수 없는 수많은 인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쓰는 말은 언제나 조잡하고 또 너무 일반적이어서, 그런 감정을 뭐라고 지칭할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감정을 어떤 것이라고 규정짓는 데에는 별 소용이 없다.
그녀의 슬픔과 맥 빠진 표정은 어느덧 사라졌다. 자기 때문에 내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은근한 기쁨을 더 이상 감추거나 물리치려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식탁에서 일어설 무렵에는, 우리의 마음은 이제껏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객실로 돌아가기 위해 그녀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보다시피 저의 모든 것은 부인의 처분에 달려 있습니다. 제가 무슨 짓을 했기에 부인께서는 저를 고통에 빠뜨리면서 즐거워하시는 겁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