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2013.4

권두논단 지역 문학과 글로컬리즘/ 이형권
특집 4월의 수상록-내 삶을 밝혀준 시 한 편
*한국의 대표적인 수필가 9인의 애송시
김규련-나옹선사의 청산은 나를 보고/ 맹난자-도연명의 만가(輓歌)/ 손광성-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가 3편/ 염정임-에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 윤재천-허만하의 이별/정목일-피천득의 이 순간 / 정진권-신라 향가 도천수관음가(禱千手觀音歌)/ 최민자- 문정희의 공항에서 쓸 편지/ 홍혜랑-프랜시스 톰슨의 하늘의 사냥개/

월평·시-신의 뜻은 가난한 이의 친구/ 방민호
시차(視差)의 생산/ 신진숙
월평·시조-여기는 성소, 귀가 밝아지는 법당/ 홍성란
물의 기억, 가볍거나 무거운/ 염창권

유심시단
아멘/ 김종철, 나무/ 이하석, 무등의 봄/ 송수권, 경주남산 할매부처/ 최두석, 납작/ 양애경, 봄날/ 이문재, 불량품 소사(小史)/ 김경미, 들고양이/ 김윤배, 오늘/ 박라연, 담뱃불로 담뱃불에 기대는 방식/ 박찬일, 묵시록 Ⅲ/ 윤의섭, 호박잎을 따러 와서/ 장철문, 겨울날의 모든 저녁은 슬프다/ 우대식, 그렇지가 못하였다/ 이기인, 내 눈을 감기세요/ 김이듬, 남촌집/ 손흥기, 코맥스 200/ 이근화, 희미한 실선/ 이제니, 과메기/ 김구슬, 감나무 집/ 엄계옥

유심시조시단
복사꽃/ 윤금초, 불일암 장작/ 김영재, 유빙(遊氷)/ 김일연, 가족/ 이지엽, 고요/ 구태회, 불나방/ 강문신, 천불천탑/ 이해완, 엄마/ 정온유, 바이칼 소년/ 김경태, 통영 동백/ 우은진

기획연재-나의 삶 나의 문학 멋대로 해도 될 나이에서 에헴!/ 오탁번

2013 상반기 유심신인상 발표
시부문 당선작/ 〈희고 맑은 물소리의 뼈〉 외 4편/ 권규미
심사평/ 아득하고 깊은 곳에서 온 진중한 시/ 고형렬·문태준
당선소감/ 무덤 속 아버지와 술 한잔 나누고 싶어/ 권규미

시조부문 당선작/ 〈줄〉 외 4편/ 오승희
심사평/ 세상에 대한 신뢰와 맑은 정신 빛나/ 유자효·홍성란
당선소감/ 기적 같은 봄날의 축복/ 오승희

시집 속의 시
현현묵 《백팔번뇌》 외 20편.

누정시 기행④ 청풍 한벽루
거울 아닌 거울이요, 안개 아닌 안개로다/ 임연태

기획연재/ 한국 현대시 연구의 쟁점⑪
1920년대 문학의 허무주의와 폐허의 수사학/ 조은주

봄날

이 문 재

봄이
새끼발가락 근처까지 왔다
내 안에 들어 있던
오랜 어린 날이
가만히 고개를 내민다
까치발을 하고 멀리 내다본다
봄날이 환하다

내 안에 들어 있던
오랜 죽음도 기지개를 켠다
내 안팎이
나의 태어남과 죽음이
지금 여기에서 만나고 있다
그리 낯설지 않다

봄날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흙냄새가 바람에
바람이 흙냄새에 얹혀진다
햇살이 봄날의 모든 곳으로
난반사한다 봄날의 모든 것이
햇볕을 반가워한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우리 우리들이다
새끼발가락이 간지러운 이른 봄날
나는 이렇게 우리다
우리들이 이렇게 커질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