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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01082813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08-06-05
책 소개
목차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청자
사건 20년 뒤
사건
사건 석 달 뒤
리뷰
책속에서
세 시간 전, 육교에서 뛰어내려 마에조노 아저씨가 세워둔 트럭의 포장 위로 떨어진 아오야기는 젖 먹던 힘을 다해 그곳에서 기어나왔다. 운전석에는 느긋하게 낮잠을 자는 아저씨가 보였다. 짐칸에 사람이 떨어졌는데도 알아채지 못하다니 무슨 낮잠을 저리 자나 싶어 놀라면서, 창을 두드려 말이라도 붙여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육교 위 남자들은 별안간 뛰어내린 아오야기를 보고 놀라 쩔쩔매고 있었지만 쫓아오는 건 시간문제라 가드레일을 넘어 인도로 나가자마자 곧장 내달렸다. 모퉁이에서 골목길로 들어섰다.
어디서 좀 느긋하게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또 택시를 탈까 생각도 했지만 교통체증에 걸리기 십상이었다. 찻집이나 영화관에 들어갈까? 아니 혹시 거기까지 쫓아온다면 도망칠 곳이 없다. - 본문 163쪽에서
"아저씨, 그거죠?" 한 명이 말한다.
"범인이죠!" 또 다른 한 명이 말한다.
다섯 며이 하나같이 비슷한 머리 모양에 비슷한 복장이라 누가 누군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히죽히죽 웃는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체격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섯 명 전원에게 밭다리후리기 기술을 쓰는 건 무리다. 소란이 커져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비켜줄래"하고 말했다. 물론 순순히 들어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비켜줄래, 하고 말했다고 "그렇군요, 자" 하며 자리를 비켜서야 불량 청소년으로서는 실격이다.
그런데, 그랬는데, 맨 앞의 금발 머리가 진지한 얼굴로 "그렇군요, 자" 하고 말하기에 놀랐다.
"어, 그래?" 하고 반문하고 말았다.
"한창 도망치는 중이잖아" 하고 다른 친구가 말했다. "힘내요, 아저씨." "우린 그냥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맞아, 맞아" "사진도 안 찍고 참을게요." - 본문 377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