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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01135090
· 쪽수 : 248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좋아하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름이다. 성과 이름을 각각 다른 소설의 인물들한테서 따왔기 때문에 서로 만나거나 결혼한 일은 없지만, 자신의 이름표 위에서 ‘호시노’와 ‘스미레’라는 두 이름은 꼭 붙어 존재한다. 나즈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일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금까지 그 이름에 대해 언급한 사람은 없었는데 호시노 스미레라는 이름이 멋지다고 한 걸 보면 그 이름을 붙인 계기도 이해해줄 것 같았다. 의자 등받이를 내려 그의 머리를 얌전히 세면대로 옮기면서 나즈나는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한밤의 도서관은 오직 나만의 것이고 내 손에는 손전등이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삼촌이 밤참거리를 사왔다며 들락거리는 것보다 아침까지 도서관을 독차지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만끽하는 편이 훨씬 좋았다.
삼촌이 돌아간 후 나는 도서관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잠들어 있는 책들을 깨우듯 한 칸 한 칸 서가마다 손전등을 비추며 아무도 없는 도서관의 밤을 마음껏 만끽했다.
미와 미즈키와 미쓰기 미와.
단순히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는데 생김새가 꼭 닮은 경우도 있으니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일 것만 같았다. 미쓰키 미와라는 여성이 가명을 쓰면서 이름과 성을 바꾼 것이다.
가설이라기보다 그저 꿔다 맞춘 짐작, 그러면 좋겠다는 바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내 바람에 따라 움직여보고 싶었다. 어차피 목적 없이 떠나온 여행이고 마음 맞는 길동무들도 생겼다. 와타루는 두말없이 그 도서관을 향해 차를 몰았고, 나즈나도 조수석에서 환한 웃음으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