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94706212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5-10-20
책 소개
목차
작가 소개
희생화
데뷔작 발표 당시의 감상
그립은 흘긴 눈
현진건에 대한 김동인의 단평
작품 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분결 같은 두 손 사이로 보이는 얼골은 발그레하였다. 나는 웬일인가 하고 얼골 가린 두 손을 힘써 떼었다. 두 손은 젖어 있었다. 누님의 두 눈으로 눈물이 흘러나린다. 구슬 같은 눈물이 점점이 월계화에 떨어진다. 월계화는 그 눈물을 머금어 엷은 명주로 가린 듯한 달빛에 어렴풋이 우는 것 같다. 누님의 머리는 불덩이같이 더웠다.
“왜 안 자고 나왔니……?”
하며 내 손을 밀치는 그 손은 떠는 듯하였다.
희생화
그는 남학생과 여학생이었다! 그와 누님이었다! 나는 가슴이 설렁하며 일종 호기심이 일어났다. 살짝 남의 집 담 모퉁이에 은신하였다. 둘은 내가 거기 숨어 있는 줄은 모르고 영어로 무어라고 소근소근거리며 지나간다. 그중에 이 말이 제일 똑똑히 들리었다.(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니 아마 이 말인 것 같다.)
“Love is blind.(사랑은 맹목적이라지요.)”
라니까 누님은 소리를 죽여 웃으며,
“But, our love has eyes!(그런데 우리의 사랑은 보는 사랑이지요.)”
희생화
암만 어머님이라도 그때는 부끄러웠어요. 이젠 서로 약혼까지 해놓으니 몸과 마음이 달아 부끄럼도 돌아볼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뻔뻔스럽게 여쭌 것이야요. 어머님 말씀같이 그가 저를 잊을 리는 없어요, 버릴 리는 없어요. 그다지 다정한 그가 그럴 리가 있다고요? 어제 공원에서 단단히 맹서하였습니다. 각각 부모님께 여쭈어 들으시면 이 위에 더 좋은 일이 없거니와 만일 그렇지 않거든 멀리멀리 달아나겠다구요. 배가 고프고 옷이 차더라도 부모도 못 보고 형제도 못 보더라도 둘이 같이만 있으면 행복이라구요. 온갖 곤란과 갖은 고통을 달게 겪겠다구요. 정말 그래요. 저도 그 없으면 미칠 것 같아요. 어머님이 허락을 아니 하신다 할 것 같으면 저는 이 세상에 살아 있을 것 같잖아요.
희생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