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뚱이

한 개가 두 개
엄니를 잃어버렸어
궤짝 속엔 뭐가 들었을까?
벌꿀이야 꿀벌이야?
알 조심!
킁킁킁, 위험한 냄새
꿈의 오르골
잠을 깨, 호뚱아

옮긴이의 말

부서진 통 사이에 호랑이 두 마리가 놀란 듯이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있지 뭐야.
“대체 어느 쪽이 진짜 호뚱이지?”
호뚱이 두 마리가 동시에 대답했어.
“내가 진짜 호뚱이야. 나는 지금부터 대나무 숲에 가서 낮잠을 잘 테니까, 넌 그동안에 고기만두를 구해 와.”
“무슨 말이야? 내가 대나무 숲에서 낮잡을 자야지. 그 대신 네가 고기만두를 구해 와.”

“호뚱아, 그 알, 내가 아까 가져다준 거냐?”
“그래.”
사냥꾼은 허둥지둥 탁자 서랍에서 자명종 시계를 꺼내 흘끗 보았어. 그러더니 얼굴이 새빨개진 채발을 동동 구르지 뭐야.
“사, 사실은 알이 아니라 폭탄이야. 열두 시가 되면 폭발하게 돼 있어. 이거 봐, 이제 이분밖에 안 남았다고.”
사냥꾼은 꺄악 소리치며 쌩쌩 달려서 달이 있는 데까지 도망쳐 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