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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25560984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7-02-2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발견 _7
Click 1 수사 _ 15
Click 2 살인 _ 87
Click 3 눈 _ 205
에필로그 미소 _ 309
옮긴이의 말 _ 319
리뷰
책속에서
"보다시피 시신은 여행 가방 안에 들어 있었다. 가장 큰 특징은 시신에 손발이 없다는 거다. 감식 결과, 두 팔과 두 다리는 절단되었다고한다." 절단. 그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무거운 여운이 귓가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더구나 두 팔과 두 다리는 최근에 잘린 게 아니다. 몇 년, 또는 10년 쯤 된 것 같다고 한다."
사진이 다시 여행 가방으로 돌아갔다. 형사들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우리는 물론 리카와 혼마의 행방을 찾았다. 사건은 너무도 잔인했고, 경찰관도 한 명 살해되었으니까. 사태는 시시각각 변해서 잠시도 뒤로 미룰 수 없었다. 당시 경시청 간부들은 사건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경찰관 1,000명을 동원해 리카를 찾았지. 하지만 그런 노력은 전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리카는 발견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생사도 확실하지 않았다. 경시청 간부 중에는 리카가 이미 죽은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거군요."
젊은 형사가 확인하듯 물었다.
"그렇게 되겠지.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지난 10년간 리카는 혼마와 같이 살았다. 팔도 다리도 없는 혼마와 같이 말이야. 눈도 없고 혀도 없고 귀도 없는 혼마와 어떻게 대화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기묘한 동거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자그마치 10년이……."
10년.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오랜 세월이다.
"그리고 혼마 다카오는 죽었다. 부검 결과, 사망 시각은 어제 오후라고 한다. 사인은 질식사. 직접적인 사인은 음식이 기도에 막힌 거다. 여러분, 거듭 말하지만 오늘 아침에 발견된 시신은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시신유기 사건의 피해자일 뿐이다."
그렇다. 리카는 혼마를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혼마를 살리기 위해 발버둥을 쳤으리라. 지난 10년간 리카는 부질없는 노력을 계속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혼마는 죽었다. 리카에게 필요한 건 살아 있는 혼마일뿐, 죽은 혼마가 아니다. 죽은 혼마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래서 버렸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를 버리듯이.
JR과 게이오 선 하치오지 역의 CCTV 자료를 전부 회수해 담당 형사가 일일이 확인했으나 여자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여자가 차를 버린 시간대에 운행했던 버스와 택시 운전사에게도 일일이 물어봤지만 이쪽에서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선글라스에 하얀 마스크, 하얀 장갑을 낀 키 큰 여자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그 시간에 하치오지 역 부근을 지나간 사람도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여자를 본 사람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선글라스와 하얀 마스크, 하얀 장갑의 키 큰 여자라면 분명히 눈에 띌 터인데 목격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차를 도난당한 히노 시 공단주택에서도 수상한 사람을 못 봤느냐고 주민들에게 물어보았는데, 키 큰 낯선 여자를 보았다는 사람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리카는 미리 공단주택을 돌아봤을 테지만 누구에게 물어도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아무도 보지 못한 환상의 여자였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