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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5713212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09-12-24
책 소개
목차
Game 1. 12월 14일 일요일
Game 2. 미궁의 입구에서
Game 3.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
Game 4. 미궁에서 누군가 내 손을 잡았다, 상냥하게
Game 5. 미궁의 끝에 다다르다
Game 6. 미궁의 끝에서 악마의 그림자를 밟다
Game 7. 잃어버린 고리 : 아리아드네의 붉은 실
Game End. 바다는 오렌지 향으로 가득했다
에필로그. Happy New Year
게임 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수는 해 뜰 무렵의 번화가를 천천히 걸었다. 파리한 여명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그 파리함이 노란 빛으로 변해 간다. 이수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초록색 청소차가 인도 가까이에 멈춰 있고, 황록색 빗자루를 든 청소원들이 피곤한 얼굴로 비질을 하고 있었다. 이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도시 곳곳에 말간 빛이 고여 있었다.
그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잠시 주저하다가 단축키를 누르고 핸드폰을 귀까지 올려 들었다. 태련이 즉시 전화를 받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갈라져 있었다.
―어디야.
“태련 씨, 잠 안 잤어요?”
태련이 미친 듯이 웃어 댔다.
―너 같으면 잠이 오겠어? 너 악마지. 왜 날 속였어? 왜 날 배신한 거야!
이수가 머리를 기울이곤 눈을 감았다. 아침의 청명한 빛이 그의 몸 위로 깨끗하게 쏟아졌다.
“태련 씨, 앞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다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게 되면, 아기에게 희소라는 이름을 붙여 줄래요? 아기가 언제나 기쁘게 웃으며 자랄 수 있도록.”
―넌 미쳤어. 세상에, 어떻게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그딴 소릴 할 수 있어. 내게 더 이상의 평범이라는 게 남아 있을 것 같아? 내게서 그런 일상을 앗아간 게 바로 너야!
“이게 우리의 마지막 통화가 될 거예요.”
―누구 맘대로!
이수가 새파란 하늘을 향해 턱을 한껏 꺾어 올렸다. 비행기가 대각선으로 날아가며 하늘에 하얀 선을 남겼다.
태련의 절규에 울먹임이 묻어 있었다.
―돌아와! 네가 악마라도 상관없어. 와서 변명을 해! 날 속인 이유, 그걸 말하란 말이야. 배신할 거면 왜 풀어 줬어? 차라리 그냥 가두고 있지.
이수는 이젠 완전하게 밝아 버린 동편 하늘에서 시선을 뗐다. 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침이 좋아요. 어둠도 있고 빛도 있죠. 하지만 그 순간은 늘 잠깐이라 어둠은 어둠으로, 빛은 빛으로 돌아가죠.”
―내게 무얼 원해? 사랑? 그거야? 넌 네 어머니가 네게 했던 짓거리를 내게 똑같이 했지. 그게 사랑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널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믿는다면 넌 돌았어. 난 네게 단 한 점의 애정도 주지 않을 테니까.
“알아요.”
―무얼 안다는 거야.
“내가 괴물이라는 것. 그래서 누구도 날 사랑할 수 없다는 것.”
태련이 움찔해서 말을 멈췄다.
“태련 씨, 한숨 자요. 그래야 나와 싸울 수 있잖아.”
―빈정거리지 마!
이수가 흐릿하게 웃고는 통화를 종료하고 핸드폰 배터리를 본체와 분리시켰다. 그가 분리된 핸드폰을 청소차에 던져 넣고 걸음을 계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