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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6761243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12-05-30
책 소개
목차
Prologue: 무법지대
1. 굴러온 짱돌
2. 느와르
3. 탄로
4. 킬러에게 순정이란
5. 너에게 간다
6. 너는 나의 구원이다
7. 수라도(修羅道)
8. 다크 필름(dark film)
9. 그대도 내게는 구원입니다
10. 카이로의 어느 눈부신 날에
Epilogue: Killing Me Softly With His Love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가 갈렸다. 치가 떨렸다. 도대체 이 여자는 왜 뿌리부터 이렇게 썩고만 것일까.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기는 했어? 당신 때문에 그 남자는 서서히 죽어갈 거란 생각은 왜 못해.”
“그 사람마저 놓치고 나면 난.”
끊어진지 한참만에야 서진은 조각난 목소리를 이어 붙였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때의 암흑 속에 또 혼자 남겨지게 될 테니까.”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건호란 남자를 만나 다은도 뼈저리게 느끼게 된 불안함이었으니까.
“그 사람을 사랑해줄 수 있는 여자는 나밖에 없을 줄 알았지. 킬러가 운명인 그 사람,
그래서 세상과 차단한 채 자기가 만든 새장 안에서만 갇혀 사는 그 사람.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나밖에 없을 줄 알았지.
절대 무너지지 않을 줄 알았던 새장 벽 바깥에서 쳐다보고 기웃거리기만 했지,
남자를 새장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을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
숨기려는 노력도 모두 허사가 됐다. 서진의 목소리가 흠뻑 머금고 있던 물기를 다은도 그만 알아채고 말았다.
그녀에게 그는 구원이었다. 그녀가 미쳐 손에 쥔 구원의 빛을 빼앗은 자신은, 그녀에겐 그저 재앙일 뿐이었다.
어머니, 아버지, 다현. 그럴 수 없겠지만, 과거에의 끈을 끊고 본다면 자신이야말로 서진에겐 재앙이고 저주인 존재일 뿐이었다.
무거운 바윗돌이 가슴을 짓누른다.
“먼저 일어나도 될까.”
서진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다은의 총이 재빨리 그녀를 제지했다.
“진짜 일 벌일 생각이었으면서 이런 곳에서 만나게 두지도 않았을 거라 생각하는데. 틀렸어?”
다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서진은 가볍게 헛웃음을 지으며 다은에게 등을 돌린 채 몇 마디 말을 내뱉곤 멀어졌다.
“다시 찾아오면 그땐…… 기꺼이 맞아줄게.”
그녀의 향수가 더 이상 코끝에서 느껴지지 않을 때쯤 다은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맞아준다는 말이 의미하는 것이 다은 자신을 말하는 것인지,
자신이 쏠 총알을 말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폭풍의 잔해에 휘청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