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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6766354
· 쪽수 : 594쪽
· 출판일 : 2014-08-28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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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다 잃고도 살아왔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오라버니도 동생도 모두. 하지만 그저 숨만 쉬었을 뿐 그건 진정 산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사는 것 같았다. 가슴 떨리고 설레게 해 준 그 덕분에 새로 태어난 것 같았다. 매일 마음이 조마조마하면서도, 그가 다가오는 게 두려우면서도, 여인으로서 사랑받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두려워도…… 이것이 진짜 사는 것이었다.
그런 그를 잃고 다시 살고 싶을까? 그의 죽음과 그의 기억을 안으며 살 수 있을까? 물어보나 마나였다. 온지 때 겪은 그 고통 이상을 받아 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가 죽으면 저도 죽는다. 고이 죽을 수도 없이, 그야말로 미쳐서 날뛰다가 죽을 것이다. 그의 죽음은 제 죽음보다 더한 두려움이었다.
“제가 무엇이건대요. 저까짓 게 무어라고 나리께서……. 저 같은 거, 끔찍하지도 않으십니까?”
가연의 눈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 안에서 전해지는 혼란스러움과 두려움, 절망, 그리고 희망과 기대, 성건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받아 주었다.
“왜 내가 당신을 끔찍해해야 하오? 그럼 당신을 사모하는 나도 끔찍한 것이오?”
“나리께 무슨 가당찮은 말씀입니까!”
거의 발끈할 것 같은 가연 때문에 성건은 속으로 웃었다. 그녀를 꼼짝 못하게 할 약점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약점이란 바로 자신이었다. 그 약점을 쥐고 흔드는 한, 그녀는 꼼짝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내가 그리 변하면 날 버릴 거요?”
“나리!”
“말해 보시오. 그럴 거요?”
“당연히 그럴 리가! 아……!”
것 보라는 듯, 성건이 흐뭇하게 웃는 걸 보며 가연은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