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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27800224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0-04-16
책 소개
목차
레알스토리 1: 학교탐구생활
레알스토리 2: 친구탐구생활
레알스토리 3: 스타일 탐구생활
레알스토리 4: 남녀 연애 탐구생활
레알스토리 5: 어른과 살기 탐구생활
레알스토리 6: 학원.독서실 탐구생활
레알스토리 7: 일상 탐구생활
레알스토리 8: 일탈 탐구생활
레알스토리 9: 휴대폰과 인터넷은 우리의 힘
책속에서
수행평가 날로 먹는 법
일요일 낮, 철수는 영식이 집에 갔다. 그런데 영식이 놈, 이 엉아가 왔는데도 책상에 앉아서 뭐하는 거냐. “야, 뭐하냐? 어울리지 않게~” “뭐긴 뭐야, 수행평가지.” 뭐라고? 이런 샹, 완전 엿됐다. 하지만 사나이 김철수, 기껏 이 정도 일에 좌절하지 않는다. 철수로 말할 것 같으면 그 유명한 수행평가의 달인, 표절 김철수 선생 되시겠다. 올레! 영식이 놈이 이 엉아를 위해서 한자를 다 찾아 놓았군. 역시 이런 숙제는 나중에 시작하는 놈이 날로 먹는다. 남자들끼리 쪼잔하게 이런 거 숨기다간 기집애 같은 놈으로 낙인찍히니까 말이다.
대신 녀석이 저번에 보고 침 질질 흘린 리니지 아이템, 선심 크게 써서 하나 주기로 한다. ‘진짜지? 딴 말하기 없기다?’ 입이 찢어져서 귀에 걸렸다. 내친김에 사회 수행까지 빌붙어야겠다. 사회 수행은 파워포인트 발표하는 건데...가만 보자. 영규 자식이 파워포인트 달인이다. 당장 전화해서 구워삶는다. 이제 발표만 남았는데 벌써 영식이 놈이 조를 만들어 놨다. 발표는 진수가 잘 하니까 그 시키 시키면 된다. 새끈한 파워포인트를 제공할 테니 조에 넣어달라고 제안한다. 영식이 놈, 바로 콜이다. 거래 성사. 음화화, 딜은 이렇게 하는 거지. 역시 생각은 길을 연다.
그깟 수행평가 하나에 목숨 걸기
영희는 학교 숙제, 학원 숙제, 곧 있을 시험 준비, 수행평가까지 산더미 같은 할 일에 사망직전이다. 다크써클은 단전까지 내려오고 얼굴에 뾰루지가 다섯 개. 수행평가 제출일이 코앞이라 눈앞이 캄캄하다. 요즘 수행평가를 대신 해주는 업체도 있다더니 애들 실력이 장난 아니다. 지 혼자 살려고 잘하는 것들 때문에 열심히 하는데도 기가 팍 죽는다. 진짜 밉상, 진상, 빵꾸똥꾸 같은 것들.
냅두고 일단 미술 수행부터 해야지. 그런데 이런 쓰벌, 내 그림 완전 엉망이네? 언니가 방문을 열고 밥 먹으라면서 ‘그게 지금 그림이냐? ㅋㅋ 완전 어이없다.’라며 깐죽거린다. 불현듯 언니가 그림 실력은 쪼금 괜찮다는 게 생각났다. ‘언니야, 불쌍한 동생 그림 좀 그려줘’ ‘참 내, 내가 졸업한지가 언젠데 고삐리 숙제를 대신 해주고 앉았냐? 니 일은 니가 알아서 하셔.’ 진짜 치사빤스다. 역시 협박이 먹히겠다.
‘언니가 협조 안 하면 저번에 엠티 안 가고 남친이랑 놀러갔던 거 엄마한테 꼰지를 거야. 그리고 등록금 오른 거 받아서 가방 산 거…….’ ‘알았어, 알았다고! 대신 이거 해줬는데 또 그 얘기 들먹이면 죽어!’ 영희는 이제야 한시름 놨다. ‘그러니까 친구들아, 우리 수행 평가 같은 거에 목숨 걸지 말고 쿨하게 살자. 응?’ - '수행평가의 달인' 중에서
몸짱도 경쟁력이다, 하무!
철수는 오랫동안 오늘을 기다렸다. 바로 체력장 하는 날! 철수는 중학생 때부터 체력장만 하면 완전 계 탄다. 최고 등급의 영예에 다른 애들의 선망의 대상까지 되는 날. ‘내가 기본 체력 하나는 짱이지.’ 벌써부터 뿌듯해 죽겠다. 게다가 여기는 남녀공학이다. 당장 몇 시간 후면 여자애들 열광하고 전교에 ‘김철수 몸짱이다, 김철수 우사인 볼트다’하고 소문이 쫙 퍼지겠지.
반면에 멸치처럼 말라비틀어진 녀석들은, ‘아놔, 체력은 얼어 죽을 체력?’라고 하며 짜증을 낸다. 한 눈에 딱 봐도 견적 나오는 저질 체력이다. 철수는 ‘이 시키들아, 이 형님 팔 근육이랑 식스팩 좀 보고 반성해라.’라고 하며 우쭐대고 건들거리고 설레발치고 싶지만 참기로 한다. 진정한 고수는 이럴 때일수록 겸손하니까. 그 때 영식이 놈이 옆에서 ‘우와, 완전 말 근육이야.’라고 환호성을 내지른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관심들. 훗훗훗. 사실 철벅지 근육에 비하면 팔은 새 발의 피라고 떠벌이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있다가 턱걸이 시간을 노릴 작정이다.
드디어 턱걸이 시간. 철봉에 매달리자 철수의 명품 팔 근육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복근도 살짝살짝 보인다. 여자애들은 철수에게 완전 꽂혔다. 다른 찌질이들은 철저히 아웃 오브 안중이다. 진짜 태어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선가 허약한 찌질이들이 ‘머슴 대학 가면 딱이겠네.’라고 철수를 깐다. 흥. 루저들의 깐죽거림 따위.
저질체력의 끝짱을 보여주마
매주 체육 수업 두 시간씩 하면서 체력장이라니, 도대체 왜? 비가 오길 빌었지만 하늘은 쨍쨍하다. 저기 미희는 운동짱이다. 날렵하고 민첩하고 건강미 만땅인 게 완전 아바타 나비족이다. 그에 비하면 내 몸뚱아리는 살만 디룩디룩, 어휴… 더 걱정되는 건 주변의 비웃음이다. 벌써부터 눈앞이 캄캄하다. 아니나다를까 역시 예감 적중. 백 미터 달리기에 23초. 뭥미? 더 문제는 오래 매달리기랑 멀리뛰기. 있는 힘껏 뛰었지만 헐, 반에서 꼴찌다. 다음은 매달리기! 의자를 치우는 순간, 스르르 미끄러져 땅 위에 털썩. 모두가 빵 터져서 자지러지게 웃는다. 담탱이가 ‘너 지금 장난하냐? 다시 해봐 인마!’ 헐. 담탱이가 영희를 두 번 죽인다. ‘어휴, 쟨 뭐 저래? 0초!’ 옆 반 애들까지 빵 터졌다. 이런 쌍시옷 같은 경우를 보았나, 완전 엿 됐다. 우울한 기분으로 점심을 먹고 나니 갓 뎀, 마의 오래달리기가 영희를 기다린다. 가슴은 터지고 목은 찢어지고, 거기다 숨쉬기 힘든 고통까지. 고통 삼종세트다. 운동짱 미희가 ‘입으로 숨 쉬지 마. 코로 들이쉬고 내쉬고, 오케이?’ 라고 하며 노하우를 알려준다. 버뜨, 두 바퀴 돌고 나니까 숨이 턱 밑까지 찬다. 당장 쓰러졌으면 좋겠지만 다시 하긴 더 싫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영희도 운다. - '영광의 체력장, 굴욕의 저질체력'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