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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유혹

이서윤 (지은이)
동행(마야마루)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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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유혹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8062010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15-07-30

책 소개

이서윤의 로맨스 소설. 너와 함께 있으면 숨을 쉴 수 있어. 아슬아슬한 벼랑 끝. 단 한 번도 제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 본 적 없는 그가, 당장 부서져도 억울할 것 없이 가슴 속 버석한 먼지만 남은 그가 욕심내고 싶은 단 하나. 치명적인 독화(毒花), 하지만 매력적인 꽃.

목차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이서윤 (지은이)    정보 더보기
iseoyun@daum.net 착실한 직장인에서 일탈을 꿈꾸고파 글을 시작한 소심쟁이. 꿈은 이뤄진다(夢想成眞)라는 믿음을 가진 낭만주의자. 해피엔딩이 좋아 로맨스를 쓰는 해피엔딩 마니아. 작가연합 ‘깨으른 여자들’에서 활동.
펼치기

책속에서

19살, 정이서.
훗.
윤원은 저도 모르게 코웃음 쳤다. 유혹을 하고 있는 건지, 유혹을 당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정신 차려.
무너지면 끝이다. 세상은 그를, 정이서를 난도질할 터였다. 모든 것이 끝일 수도 있다고, 어른인 윤원은 알고 있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무심해져야 한다. 살아온 지난 시간, 수없이 되뇐 그 말이 다시 윤원의 머릿속을 맴돌 때였다.
“나 갖고 싶어요?”
윤원은 제 귀를 의심했다. 방금 전까지 바들바들 떨고 있던 이서가 발돋움하여 그의 귀에 속삭였다. 발갛게 윤기가 도는 입술,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묻는다. 발칙하게도.
윤원의 차가운 눈동자에 온기가 스쳤다. 이 순간 어이없게도 웃고 싶다.
“교복 입고 물을 얘기는 아니다, 꼬마.”
미간을 찡그리는 것까지, 정이서는 이윤원의 심장을 조이게 한다. 그의 손끝이 움찔했다. 다시 이서를 끌어당길 것 같아 윤원은 주먹을 말아 쥐었다.
“교복……, 아, 교복.”
이서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다시 두 눈을 고양이처럼 치켜떴다. 윤원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그럼 교복 벗고 오면 물어도 되나요?”
윤원이 하,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이서는 훨씬 더 당돌했다. 어떤 말도 섣불리 할 수 없음을 그 순간 깨달았다.
“되겠죠? 안 될 게 뭐람.”
순간, 이서가 웃었다. 팍, 무언가 터진 것 같다. 봄날, 화려한 벚꽃이 한꺼번에 만개한 듯한 착각. 바라보는 누구라도 숨이 멈출 것이다. 윤원의 심장이 녹아 사라질 것처럼 단번에 녹았다.
“놀라셨어요?”
그런데 이서는 윤원의 무언을 다른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녀가 훅, 한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이사장님과 나는 다시 만날 일도 없어요.”
이서가 먼저 팔을 뻗어 잠긴 문을 열려고 했다.
“저 먼저 나가요. 이사장님은 알아서 나오세요. 유명인이시니 조심하셔야 할 걸요?”
이서가 문을 열려고 할 때였다.
“흡!”
이서의 몸이 윤원의 억센 힘에 다시 잡혔다. 조금 더 과격한 힘. 그녀의 몸이 벽에 쿵 밀쳐지고, 윤원은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고정시켰다.
이서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바라보고만 있을 뿐인데, 마치 그와 격렬한 키스라도 하는 것처럼 숨결이 거칠어졌다. 이서는 그의 옷자락을 힘겹게 잡았다.
다가와도 괜찮아.
그녀의 속삭임을 들은 것처럼 윤원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숨결이 느껴질 만큼 입술이 가까워졌다. 이서의 가슴이 기대로 부풀었다.
그 순간, 그녀의 입술 끝에 윤원이 쪽, 가볍게 뽀뽀했다.
분명 뽀뽀다. 이서는 아쉬움에 옅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윤원은 만족한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려 웃었다.
“기대하지.”
무얼? 이서의 눈이 커졌다. 윤원의 입술이 매력적으로 비틀렸다.
“네가 교복 벗는 날.”
윤원의 울림 좋은 목소리가 이서의 귓가를 스쳤다. 저도 모르게 아찔해진 이서가 두 눈을 꾹 감았다.
“찾아와.”
“아뇨, 그럴 일 없어요.”
이서가 턱을 바짝 들었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지만, 표정만큼은 여유를 가장했다.
당연히 윤원도 알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그를 속일 수 없다는 것쯤은 이서도 알았다.
“갖고 싶은 사람이 찾아오는 거예요.”
이서가 입술을 짓깨물었다. 당장 자신이 당신을 갖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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