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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00925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4-03-27
책 소개
목차
1. 거부
2. 빗물 고인 오후
3. 흔들리는 것들
4. 통증, 고여 있는 시간
5. 틈새로 불어 드는 바람
6. 그대가 견딜 만하지 않길
7. 그리움에 베이다
8. 별이 빛나고, 그대가 내린다
9. 달빛 아래, 그대 오는 소리
10. 라일락, 그 여름의 시작과 끝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후회해?”
“넌 후회해?”
“사람 마음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순 없는 거잖아. 그러니 후회한다고 해도 이해해.”
“이해해?”
강원은 믿기 어려운 얼굴로 반문했다.
“뭘 이해한다는 거야?”
“부담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어. 아무것도 달라진 거 없잖아.”
“뭐?”
“키스 하나로 뭔가가 달라지진 않았다고 했어.”
결국 분노에 기름을 부은 그녀였다.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지금 오빠 마음이 그런 거잖아. 아냐?”
“네가, 네가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알아? 이해? 부담? 내가 네게 그렇게까지 형편없는 놈이야? 싫다는 널 여기까지 끌고 와서 키스해 놓고 거절할 만큼? 그러리라 여길 만큼 내가 형편없는 사람이냔 말이다!”
“그런 뜻이…….”
“난 쉬웠을 것 같아? 난 쉬웠을 것 같으냐고! 6년을 동생으로 지켜 온 넌데! 그런 네가 한순간 여자로 다가왔는데, 난 쉬웠을 것 같으냐고!”
고통을 오롯이 드러낸 그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네가 내 마음을 안다고? 네가 어떻게 알아. 내가 날 기만해 왔던 세월을 네가 어떻게 알아? 네게 기우는 마음이 두려워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결심한 나야. 내 손으로 널 지켰고, 내 손으로 널 길렀고, 마음으로 널 품었어! 그런 넌데, 내가 감히, 내가 널 안았다. 어땠을 것 같아? 그때 내 심정이 어땠을 것 같아!”
알지 못했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
“네가 날 거부했던 그날, 그 거리를 돌아오면서 널 생각했다. 네가 내게 했던 그 많은 고백들, 한 번도 메아리가 되어 돌아간 적 없는 그 고백들을 생각했다. 벽인 줄 알면서 온몸을 던져 오던 널, 돌아오는 내내 생각했다. 처음으로 네가 어땠을까 돌아봤다.”
“…….”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감히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그런 감정을 넌 매일 느껴 왔을 테지. 그러면서도 넌 지치지 않고 매일을 그렇게 소리쳤을 테지. 그런 네가 내게서 달아나 버렸다.”
“…….”
“돌아온 집에 네가 있길 바랐다. 내 욕심인 줄 알면서도 네가 있길 바랐어. 어디에도 없는 네가 믿기지 않았다. 집 안 어느 구석을 가도 네가 있는데, 네 향기와 체취가 남아 있는데 네가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네가 어떻게 날 떠날 수 있는지 반문했다. 처음엔 네가 돌아올 거라고 자만했다. 날 떠날 수 없을 테니 돌아올 거라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네가 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오지 않을 거라고. 그래서 결심했다. 안 오면 오게 해야지. 버티면 끌고라도 와야지, 그랬다. 널 찾아오면 다시는 보내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널 침대에 묶어 놓는 한이 있더라도, 널 가두는 한이 있더라도 떠날 수 없게 하겠노라 다짐했었다. 네 거부에 내가 말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널 놓지 않겠다고 말이다.”
뜨거운 눈길이 그녀의 입술 위를 헤매고 있었다.
“난 이제 널 혼자 재울 자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