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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0213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9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말해, 뭐 때문인지.”
모욕감을 느꼈을까. 확실한 건 그녀 역시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것. 화를 참는 건지, 겁을 먹은 건지 꽉 움켜쥔 작은 주먹이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다며? 왔으니까 말해. 지금 당장.”
조금 전보다 더 느릿해지고 가라앉은 목소리. 그가 화가 났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증거였다.
“전에 물어봤잖아. 나를 사랑하는지.”
“그런 말 같지 않은 소리가 어디 있어? 우리가 지금 장난하고 있는 거야?”
그답지 않게 언성이 높아졌다.
“장난은 아니지만 사랑도 아닌 것 같아.”
“뭐?”
“우리한테 남은 건 섹스밖에 없는 것 같다고.”
결국 말해 버렸다. 자신을 슬프게 했던 원인을. 목을 타고 넘어온 응어리에 목이 갈라지듯 아팠다.
“섹스도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거야.”
“아니, 섹스는 욕망일 뿐이야.”
“나에겐 욕망도 사랑이야. 모든 남자가 다 발정난 개새끼인 줄 알아?”
“진혁 씨!”
말이 거칠었다. 검사 생활 3년 동안 입만 걸어졌다. 속으로 욕을 하며 진혁은 거칠게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자꾸 떠오른다. 어제 채아를 안고 있던 그 남자. 진혁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부류임을. 녀석에게 질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혹시 그녀가 흔들리는 건가?
“단 한 번도 너 외에 다른 여자한테 손톱만 한 욕정도 느껴 본 적 없어. 너한테만 반응한다고.”
“난 욕망뿐인 사랑, 싫어.”
“함부로 하지 마라, 송채아.”
그의 목소리가 차분해지며 지독할 만큼 낮게 깔렸다. 진혁의 눈빛이 맹수처럼 위험하게 빛났다.
“지금 위험수위 넘고 있어, 너. 지금 우리 사랑을 우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 안 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