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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5687247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5-06-12
책 소개
목차
part 1. Departure
part 2. In-flight
part 3. Arrival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러다 울겠어요, 구윤하 씨.”
갑작스러운 한국말에도 놀랐지만, 제 이름을 부르는 낮은 음성에 화들짝 놀란 윤하가 고개를 홱 돌렸다.
“……어?”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이 휘둥그레진 것은 물론이고, 떡 벌어진 입은 좀처럼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뭐가 그렇게 감동적인 겁니까? 그냥 분수 쇼인데.”
도훈은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윤하를 내려다보았다. 그렁그렁해져서 곧 쏟아질 것 같던 눈물은 놀라서 쏙 들어가 버렸고, 그녀의 얼굴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상한 표정으로 변해 버렸다.
“우연치고는, 대단하죠?”
“어, 어떻게…….”
“그 입, 그만 다물어도 될 것 같은데. 파리가 백 마리는 들어갈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핫한 반응. 그것이 오랜만에 도훈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쪽이 이 시간에 이곳에 왜 있는 거죠?’ 하고 묻는 듯한 윤하의 눈빛에 도훈이 밝게 웃었다.
“LA에 비행 왔다가 놀러 왔어요.”
(중략)
서로에 대해 거의 모르는, 친한 사이라고는 전혀 할 수 없는 관계인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도훈의 가슴에 묘한 울림을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전혀 모르는 사이일까, 아니면 조금 아는 사이일까. 애매한 사이가 괜히 마음에 거슬렸다. 그녀와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해야 맞는 거지? 무슨 사이로 만들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반문하기 이전에, 그녀와의 만남을 그냥 이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아까부터 도훈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마 그녀와 재회한 순간부터 내내 했던 생각이었을 것이다.
“도훈 씨는 어디로 갈 거예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도훈이 윤하의 목소리에 시선을 마주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원래 인생이란 게 내일이 없다지만 정말 대책이 없다는 생각에 난감해졌다. 당혹과 낭패감으로 도훈의 얼굴이 물들어 갔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윤하가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빤히 쳐다보는 윤하의 맑고 깨끗한 눈빛을 고스란히 받으며 도훈은 마치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를 대한 것처럼 말문이 막혔다.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긁적이다가 갑자기 가벼운 웃음이 터졌다.
“구윤하 씨.”
웃음을 거둔 도훈이 진지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이름을 불러 놓고도 오래도록 입을 열지 못했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어색한 듯, 의아한 듯, 그리고 궁금한 듯 윤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훈이 진중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 같이 여행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