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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2774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6-02-03
책 소개
목차
1~14
에필로그
에필로그 1. 은재
에필로그 2. 신우
작가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혹시 약혼자나 결혼할 상대 정해졌어요?”
그가 차에 시동을 걸려던 손을 멈췄다. 그리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질문의 의도를 가늠하듯 날카로운 눈이었다.
“다른 사람 두고 너한테 연애하자고 할 만큼 내가 미친놈으로 보이나?”
“정상은 아니죠. 동생 애인이었던 여자에게 연애하자고 하는 사람이.”
그도 정상이 아니지만 나도 아니다. 나는 지금부터 내가 벌일 ‘정상이 아닌 일’을 생각했다. 어쩐지 억울했다. 구구절절 입으로 내 보니, 더 이상 지킬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상황에 왜 이렇게 아등바등 애를 쓰는지.
“해요, 연애.”
“뭐?”
“하자고요, 당신이 말하는 연애.”
“진심이야?”
올해 안에 결혼한다 했으니 길어야 3~4개월. 딱 좋다. 끝난 뒤에, 제자리로 돌아가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네, 진심이에요.”
바로 대답이 돌아오리란 예상과 달리 그는 한동안 침묵했다. 꽤 오래 모호한 침묵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그 말, 번복하지 마.”
번복하지 마, 기묘한 울림을 주는 말이 머릿속에 가라앉았다. 그 순간, 그의 손이 부드럽게 내 머리를 감싸면서 끌어당겼다. 입술이 맞닿았다. 처음 하는 키스는 아니다. 언제나 정신없이 파고들어 빼앗으려 하는 광폭한 키스였다. 이렇게 부드럽게 서로를 느끼는 건 처음이었다. 맞닿은 입술에서 체온과 숨결과 그의 체향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연애라는 틀 안에 급격하게 흔들리는 마음을 집어넣고 싶었다. 출렁출렁 형체 없는 마음을 집어넣어 버리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 그것이 내 오만이라는 것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