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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14883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이슬방울 / 다시 낮에 꾸는 꿈 / 꿈길, 어느 한낮의 / 둥근 집 / 허공 1 / 허공 2 / 무채색 1 / 무채색 2 / 오는 봄 / 나는 새가 될 수 없고 / 새였으면 좋겠어 / 얼음꽃 / 다시 얼음꽃
제2부
산길, 초록에 빨려 들다 / 선묘를 기리다 / 마음은 사막 / 내가 이상해졌나 봐 / 앞산이 걸어온다 / 외도(外島)에서 불현듯 / 즐거운 몽상 / 유등리 스치며 / 황사바람 / 유등리 / 하목정(霞鶩亭) / 물의 길
제3부
술타령 1 / 술타령 2 / 술타령 3 / 술타령 4 / 술타령 5 / 술타령 6 / 술타령 7 / 술타령 8 / 술타령 9 / 술타령 10 / 술타령 11 / 술타령 12
제4부
작은 새 한 마리 / 청량산 그늘 / 야생화 몇 송이 / 숲 속 나라 / 가야산에 깃들이다 / 솔숲 / 만월(滿月), 그리고 비 / 서녘이 타고 있다 / 겨울 오후, 쉬는 날 / 길이 너무 많아 / 달리다 보면 내가 느껴진다 / 아직도 '유리알의 시'를 / 황혼
제5부
달밤 / 허공의 휘파람 소리 / 회화나무 한 그루 / 가까스로 당신 안에서 / 성탄의 별 / 부활절 아침에 / 대구, 2003년 2월의 기도 / 이름 타령 / 새에게 / 사월의 노래 / 그대, 꽃잎 속의 / 부서지는 햇살처럼
해설 : 낮아지기와 길 찾기의 서정미학 - 최서림
저자소개
책속에서
다시 얼음꽃
마음은 또 저렇게 얼음꽃으로 맺혀 있네.
팔 벌리고 서 있는 굴참나무
빈 가지에 투명하게 매달린 응어리들이
햇살 쪽으로 몸을 밀어 올리네. 어둠을 뚫고
밤새 달려온 빛을 온몸으로 되비추네.
그저께 내린 눈은 여태 산을 뒤덮어
길을 더듬어 가는 사람들이
자기 발자국들을 끌고 가거나 떨궈놓네.
산 발치에 우두커니 서서
떨쳐내도 자꾸만 간밤의 악몽은 되살아나네.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저 차디찬
악몽의 부스러기들. 그 반대쪽으로
가슴 내미는 내 마음은
저도 모르는 사이, 저토록 희고
맑은 얼음꽃으로 맺혀 있네. 허리 구부린
굴참나무 빈 가지들을 흔들며
햇살이 두터워질수록 완강하게 몸을 비트는
저 처참하지만 투명한 말들.
멧새들이 날아와 작은 부리로 쪼아대도,
사람들은 한결같이 눈길 주다가
감탄사 몇 개씩 던지고 가네.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