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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09-05-15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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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책 정보

· 제목 :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19574
· 쪽수 : 132쪽

책 소개

2008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송찬호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시인은 자신의 삶 주변에서부터 동화를 재발견하려 한다. 이미 유형화된 상업적 동화나 문명의 입구에서 안내자 역할을 맡은 동화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동화다. 시인의 '겨울 동화'는 차갑게 현실의 구조들을 장악한 권력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길을 가르쳐준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옛날 옛적 우리 고향 마을에 처음 전기가 들어올 무렵,
나비
채송화
황사
꽃밭에서

기록
반달곰이 사는 법
칸나
고양이
가방
염소
촛불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제2부
민들레역
찔레꽃
동사자
늙은 산벚나무
고래의 꿈
오월
코스모스
만년필
토란 잎
복사꽃
살구꽃
가을
빈집
깜부기 삼촌

제3부
겨울
실연
초원의 빛
종달새
오동나무
소나기
소금 창고
손거울
전남교 벚꽃
사과
맨드라미
단풍 속으로

제4부
패랭이꽃
개나리
나팔꽃 우체국
백일홍
일식
사과
겨울의 여왕
당나귀
코끼리
유채꽃
기린
산토끼 똥

해설 | 고양이의 철학 동화·신범순

저자소개

송찬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김수영문학상, 동서문학상, 미당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시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동시집 『저녁별』 『초록 토끼를 만났다』 『여우와 포도』,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분홍 나막신』 등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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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만년필

이것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만년필 끝 이렇게 작고 짧은 삽날을 나는 여지껏 본 적이 없다

한때, 이것으로 허공에 광두정을 박고 술 취한 넥타이나 구름을 걸어두었다 이것으로 경매에 나오는 죽은 말 대가리 눈 화장을 해주는 미용사 일도 하였다

또 한때, 이것으로 근엄한 장군의 수염을 그리거나 부유한 앵무새의 혓바닥 노릇을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이것으로 공원묘지의 일을 얻어 비명을 읽어주거나 가끔씩 때늦은 후회의 글을 쓰기도 한다

그리하여 볕 좋은 어느 가을날 오후 나는 눈썹 까만 해바라기 씨를 까먹으면서, 해바라기 그 황금 원반에 새겨진 파카니 크리스탈이니 하는 빛나는 만년필 시대의 이름들을 추억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오래된 만년필을 만지작거리며 지난날 습작의 삶을 돌이켜본다─만년필은 백지의 벽에 머리를 짓찧는다 만년필은 캄캄한 백지 속으로 들어가 오랜 불면의 밤을 밝힌다─이런 수사는 모두 고통스런 지난 일들이다!

하지만 나는 책상 서랍을 여닫을 때마다 혼자 뒹굴어 다니는 이 잊혀진 필기구를 보면서 가끔은 이런 상념에 젖기도 하는 것이다 거품 부글거리는 이 잉크의 늪에 한 마리 푸른 악어가 산다.


가을

딱! 콩꼬투리에서 튀겨 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겨 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놀란 노루가 찔끔 피 한 방울 흘리며 맞은편 골짜기로 정신없이 달아나는 가을이었다

멧돼지 무리는 어제 그제 달밤에 뒹굴던 삼밭이 생각나, 외딴 콩밭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산비알 가을이었다

내년이면 이 콩밭도 묵정밭이 된다고 하였다 허리 구부정한 콩밭 주인은 이제 산등성이 동그란 백도라지 무덤이 더 좋다 하였다 그리고 올 소출이 황두 두 말가웃은 된다고 빙그레 웃었다

그나저나 아직 볕이 좋아 여직 도리깨를 맞지 않은 꼬투리들이 따닥따닥 제 깍지를 열어 콩알 몇 낱을 있는 힘껏 멀리 쏘아 보내는 가을이었다

콩새야, 니 여태 거기서 머 하고 있노 어여 콩알 주워가지 않구, 다래 넝쿨 위에 앉아 있던 콩새는 자신을 들킨 것이 부끄러워 꼭 콩새만 한 가슴만 두근거리는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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