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2019888
· 쪽수 : 405쪽
목차
잔지바르 또는 마지막 이유
프로비던스에서 나의 실종-9편의 이야기
형제
플라이셔 대위를 위한 기념사
딸
첫 시간
예수왕두취케
바닷가의 오전
더 아름답게 살기
바람 부는 섬들
프로비던스에서 나의 실종
옮긴이 해설·'자유를 향한 도주'의 작가, 안더쉬
작가 연보
기획의 말
리뷰
책속에서
떠나야 했다, 그러나 동시에 어딘가에 도착해야 했다. 아버지처럼 해서는 안 되었다. 아버지는 떠나려 했으나, 그저 목표 없이 대양에서 떠돌았을 뿐이었다. 누군가 대양 외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냥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그 대양을 넘어 어딘가 다른 나라에 도착을 한 후에야, 떠났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소년은 생각했다.
내가 도주할 수 있을지, 그것은 바다에 달려 있지 않아. 바다는 짊어질 뿐이다. 그것은 항해사와 선장에, 스웨덴이나 덴마크의 뱃사람들에게 달려 있고, 그들의 용기나 돈에 대한 욕심에 달려 있고, 만약 스웨덴이나 덴마크의 뱃사람들이 없다면, 레리크에 있는 당의 동무에게 달려 있고, 동무가 가진 어선에 달려 있다. 그들의 시선과 생각, 그들의 시선이 어떤 모험을 겨냥하는지, 그들의 생각이 가볍게 돛을 올릴 수 있게 하는지에 달려 있다. 인간보다는 바다에 의해 결정되는 게 쉬우리라고 그레고어는 생각했다.
단지 우리 셋만 떠나려 한다. 나, 수도원생, 저 처녀. 그러나 차이가 있다고 그는 문득 생각했다. 나와 저 둘 사이에는. 나는 떠나고 싶은 것이지만, 그들은 떠나야만 한다. 나는 집단수용소의,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머무를지 또는 떠나야 할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도주냐 순교냐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선택할 수 없다. 그들은 버림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