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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2659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나는 필경…… 9
농담 19
머리에 총을 51
자연사 박물관 81
돼지가 거미를 만나지 않다 111
도둑맞을 편지 137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167
인력이거나, 척력이거나 195
불가능한 동화 223
해설 시간의 사제, 미래의 필경사_강동호 258
작가의 말 28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계속해서 같은 말들을 되풀이하는 까닭에 대해, 아무리 공을 들여 당신에게 설명한다고 해도, 나의 언어와 당신의 언어는, 언어라는 단어를 분명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에 대한, 나에게서 당신에게로의 소유권 이전이 쉽지는 않았고, 소유격이라는 문법의 상황이 변하지 않으므로, 나는 더 이상 자력으로 변호할 수 없다. 언어를 소유하다니, 언어도 사물인가, 나는 문득 쓰기를 멈추고 당신에게 묻는다._「농담」
나는 생각했고, 또 생각했지만, 그러한 생각이 거듭될수록, 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서도 잊을 수가 없었고, 숙부의 겉옷은, 아니 나의 겉옷은, 아니, 나의 것이면서도 숙부의 것인 겉옷은, 발치에 그대로 있었고, 나도 그대로, 아니, 이대로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무튼, 제자리에 서 있었고, 나는 그렇게 두 발을 지상에 고정시킨 채로,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않으면서, 내게 무언가를 말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그러니까, 인생의 전환점을 암시하거나, 끝장난 인생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를, 한 장의 사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었다._「머리에 총을」
나는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는 순간, 이 글은 이중의 글쓰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쓰고, 나의 단어가 나의 단어를 지우고, 나의 문장이 나의 문장과 사라지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쓰고 있지 않음에도, 이 글은 계속해서 쓰인다._「도둑맞을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