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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2023663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2-11-30
책 소개
목차
제1부
수청구지 / 열병 / 굿 / 아버지의 제대
제2부
할머니의 꽃밭 / 은하수 / 폭우 / 김 농사 / 반짇고리
제3부
삼촌의 그리움 / 바위산에 새긴 말 / 작은할아버지 / 고모 / 새 친구 / 안성댁 / 나쁜 소식 /
할아버지 제삿날 / 매미골 사람들 / 새처럼 날고 싶다
제4부
경자의 슬픔 / 팥밥 / 화력발전소 / 겨울 바다 / 작은할머니
제5부
수로 놓은 가족사진 / 뺄밭에 빠진 사람들 / 경자야 미안해 / 아픈 몸 /
고모 시집가는 날 / 아버지의 손
제6부
무너진 바위산 / 싸움 / 사라진 삼촌 / 수청구지를 떠남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가 오르고 있는 바위투성이 사이사이로 노란 나리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삼촌이 나를 업은 채 거칠고 뾰족뾰족한 돌 틈 사이를 거침없이 걸어 올라가는 게 신기했다. 낮게 뻗친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한참 올라간 다음에야 우리는 마당만큼 넓은 바위에 도착했다.
“자― 다 왔다. 여기 앉자.”
삼촌은 나를 내려놓고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내가 다칠까 봐 바닥에 널린 나뭇가지나 돌조각 따위를 치워주었다.
나는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니, 하고 깜짝 놀랐다. 그곳은 근방이 모두 바라다보이는 벼랑 위였다. 늘 멀리서만 보던 풍경이 코앞에 있었다. 햇빛이 반사되어 기름칠을 한 듯 까맣게 번들거리는 갯벌은 오목하면서도 아주 넓었다. 바다 가장자리의 모랫벌도 선명하게 보였는데, 곱고 하얀 모래가 유리 조각처럼 반짝거렸다. 물총새와 갈매기 들이 갯바람 속에 섞여 황홀하게 날고 있었다.
“내가 가끔 혼자 오는 데여. 워뗘? 바다가 멀리까지 내다보이구 증말 좋지?”
“진짜 멋있어. 우리 집 가까이에 이런 디가 있는 줄 물렀네.”
“네가 좋아헐 줄 알구 꼭 한번 여기에 데려오구 싶었어.”
나는 벼랑 끝에 가보고 싶었다. 꼭 그 후미진 곳에서 물너울이 한꺼번에 밀려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삼촌은 위험하다고 말렸다. 그 대신 나무 그늘에 나를 안아다 놓고는 먹을 걸 찾아보겠다고 벼랑을 피해 바다 쪽으로 내려갔다.
짭조름한 갯내음과 함께 뻘속에서 갯것들이 자치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흡사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제3부 「바위산의 새긴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