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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4660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13-11-22
책 소개
목차
무당벌레는 꼭대기에서 난다
루소와의 산책
살사를 추는 밤
소라고둥 공화국
책 만드는 여자
압록 교자점
나폴레옹의 삼각형
아직은 도슭이 필요해
여섯 개의 물방울
해설 회의주의자의 사전_양윤의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 길바닥을 알량한 글 나부랭이로 도, 도배해놓는다고 무, 문학 도시인가요. 어수룩한 작가 지망생들이나 호, 홀리려는 유치한 장난이지.”
그의 구시렁거리는 소리에도 나는 계속 읽어 내려갔다.
“와우, ‘왜 춤추지 않나. 여긴 내 마당이니 춤 춰라’ 레이먼드 카버.”
웬일인지 이번에는 그도 내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입을 꾹 다물었다. 이 도시에서 가난과 싸우며 글을 썼던 작가에게 잠시 연민이 갔던 것일까. 아니면 세상에 태어나 휘파람 불며 춤추고 노래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평생을 쫓겨 다니는 자신의 처지가 생각나서였을까. 시는 가슴속의 고동으로 쓰는 거라며 이런 꾸며놓은 분위기에 혹해서 몰려오는 문학 지망생들을 비웃던 그였는데._「책 만드는 여자」
“허무 가운데 계신 허무님- 우리에게 일용할 허무를 주옵시고……”
칼루사 인디언들이 쏘는 화살이 내 머리에 와서 꽂힐 것만 같다. 인디언들은 막대기에 꿴 소라고둥의 뾰족한 끝으로 내 정수리를 내려치려고 달려든다. 나를 에워싸고 뚜우뚜우 소라나팔을 불어대는 비쉬누 여신과 인디언들을 피해 나는 숲으로 눈길을 돌린다. 혹시 나무들이라도 내 편이 되어주려나 하고. 하지만 달빛에 시커먼 윤곽만을 드러낸 채 사이프러스 숲은 싸늘한 눈길로 나를 지켜볼 뿐이다._「소라고둥 공화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