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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근현대사
· ISBN : 9788932026671
· 쪽수 : 327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 ‘여백’을 생각한다-한국의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 어디에도 없는 당신께-역사와 종교가 태어나는 곳
1부 가까운 곳으로의 회귀
역사와 종교를 다시 이야기하기 위해-담론, 네이션, 여백
문화의 틈새에서-이문화 연구와 자문화 이해
2부 내면과 여백
일상이라는 리얼리티-이시모다 쇼와 『역사와 민족의 발견』
내면을 둘러싼 항쟁-근대 일본의 역사?문학?종교
3부 죽은 자와 산 자
죽음과 노스탤지어-야나기타 구니오의 『선조 이야기』에 관해
사령 제사의 정치학-위령과 초혼의 야스쿠니
4부 텅 빈 제국
초법적인 것의 그림자-근대 일본의 ‘종교/세속’
에필로그 | 두 척의 배-과거와 마주하기, 그리고 표현이라는 행위
미주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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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확실히 우리는 생각만큼 명확한 존재가 아니며, 인정하고 싶지 않은 추악함과 더러움을 내부에 간직한 존재입니다. [……] 그렇다면 나쓰메 소세키가 『마음』에서 말한 “나는 죽기 전까지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마음 놓고 흉금을 터놓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 자네가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되어줄 수 있겠는가?”라는 구절은 타인에게 어리광을 피워서 고독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사실을 공유하고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대방을 구하고자 하는 아슬아슬한 한계점에서 발화된 말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프롤로그」)
확실히 소수자나 디아스포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자신의 깊은 곳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꺼림칙한 기분’을 품고 있으며, 있어야 할 곳을 찾지 못하는 자신에게 때때로 혐오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바바나 사카이의 표현을 빌려서 말해보자면, 이 꺼림칙한 기분이야말로 우리의 새로운 유대가 출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장소를 제공한다. 다만 이것은 많은 연구자들이 오늘날 통속적인 의미에서 입에 담는 차이나 타자 개념의 노리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존재는 혼성적인 결정 불가능성을 본질로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적으로 구속된 존재인데, 그렇다면 결정 불가능한 자신이란 각각의 사회적 상황에 제약된 채 개별 주체로 분절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틈새에서」)
그러나 전후 역사학이 마치 잠든 것처럼 여겼던 내셔널리즘은 오늘날 다시금 생각해야만 하는 문제로 되살아났다. 사실 근대 일본의 좌익 계열 지식인들이 내셔널리즘의 문제와 맞서게 된 것은 적어도 이것이 네번째라 할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되돌아가다 보면 1960년대 후반의 요시모토 다카아키 등 신좌익계 지식인의 내셔널리즘론, 그리고 위에서 본 1950년대 초의 민족론을 거쳐, 1930년대 전반에 발생한 공산주의자의 전향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아도 내셔널리즘은 ‘상상의 공동체’라는 단어로 단죄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퇴치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우리의 ‘상상’은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병의 근원이 잠복해 있기에, 내셔널리즘은 언제까지고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유령과도 같다. (「일상이라는 리얼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