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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32042688
· 쪽수 : 259쪽
· 출판일 : 2024-05-2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금기가 된 죽음과 애도에 관하여
서론 애도의 표시로 글을 쓰다
I. 애도
II. 여성의 삶에서 “가장 가슴 찢어지는 상실”?
III. 어머니에 대한 애도 그리고 여성적 글쓰기?
1장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또는 은밀한 애도
I. 『경건한 추억들』, 은밀한 애도
II. 『알키페의 애덕』―소네트와 애도
2장 시몬 드 보부아르, 또는 회복으로서의 애도
I. “그리고 끝이 났다”
II. 장폴 사르트르와 프랑수아즈 드 보부아르의 죽음
3장 아니 에르노, 애도에서 영광의 육체로
I. “두 기슭 사이에서”
II. 전도된 모녀관계
4장 죽음의 장면
I. 기억의 단위로서의 장면들
II. 시신
III. 장면의 서술자
5장 애도의 작동
I. 유해들의 죽음의 도식
II. 내 어머니, 돌아가신 분―복수의 시간성
결론 검은 대륙, 죽음의 대륙
감사의 말 | 참고문헌 |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애도는 이제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에 속한 문제이지, 더 이상 사회적이거나 집단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애도는 오직 내밀한 영역에서만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남을 성가시게 하지 않으면서 가슴에 간직하는 것이다. 드러내지 말고 감추어야 한다. 기껏 며칠 정도 자신의 고통을 드러낼 수 있다. 애도를 드러내는 일은 불필요함, 어색함, 불안함과 같은 체험으로 여겨진다. 그런 이유만으로, 너무 오랫동안 애도를 드러내지 않고 다른 일로 넘어가면서, 마음으로만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기에 침묵 속에서 울 뿐이다. 뻣뻣하게 굳어진 채 시간이 정리해주기를 기다린다. 여러 감정과 괴로움 속에서 홀로 머문다. 결국 글쓰기라는 비밀이 아니고서는 심정을 털어놓지 못한다.
바로 거기, 글쓰기에서, 애도라는 필연적인 작업에 열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바로 거기에서, 때로는 출판이라는 표현 수단을 통해서,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이 섞인다.
바로 거기에서 죽음은 더 이상 금기가 아니고 애도는 생생한 무엇이 될 수 있다.
애도 작업은 대상이 더 이상 세상의 일부가 되지 못하고, 그 죽음이 모든 것을 침식시키기에 충분한, 그러한 대상의 부재로 인해 빈곤해지는 세상만큼이나 자아와 관련된 일이다. 결과적으로 애도 작업은 애도하는 자와 죽은 자, 우리의 분석 틀에서는 애도하는 여성과 죽은 여성 사이에 구성된 이원적 관계를 시험하는 일이다. 이전 관계의 본성(“실제 우리가 무슨 관계를 맺고 있었던가?”)과 현재 관계의 본성(“이제 멈춰버린 이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을 묻는 일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대상의 지위, 그 실존과 상실의 무게에 대해서까지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다.
죽음, 죽은 사람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고인들을 잊지 않는다. [……] 그녀는 “우리를 떠난 소중한 존재들이 계속 우리와 함께 존재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던 드니즈 봉바르디에에게 죽은 자들은 “기억은 물론, 생각과 그들을 향한 애정 속에서 계속 함께한다”라고 답한다. 그들은 그녀의 글쓰기에서조차 점점 더 자리를 차지하면서 계속 함께한다. 『경건한 추억들』과 「죽은 여인을 위한 일곱 편의 시」를 비롯해, 가장 개인적인 작품 『알키페의 애덕』 전체가 물론 그렇다. [……] 유르스나르가 죽음과 작별에서 벗어나 차분한 수용에 이르게 된 것은, 애도의 길 위에 뿌려진 보석들처럼 아름다운 무덤이 된 소네트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