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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32315867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책을 열며 | 들끓는 대륙, 오늘의 아프리카를 가다
1장 | ‘흑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공화국
-빈민가의 탄생 /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희망/ -자원 개발과 심해지는 격차/ -청춘을 잃어버린 세대/ -조직범죄의 중계 기지/ -모잠비크의 기적/ -성장 뒤에 감춰진 폭력의 그림자/ -인신매매의 현장으로 가다/ -민주화와 경제 성장의 대가
2장 | ‘나이지리아 사람은 모두 범죄자 아닌가요’ : 나이지리아연방공화국
-세계 각지로 운반되는 마약/ -범죄를 수출하는 나라/ -석유 산업을 둘러싼 폭력/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유전 지대/ -석유 문명에 대한 분노/ -가해자가 된 국가/ -무장 조직의 정당성/ -모든 불행은 석유에서 시작된다
3장 |‘이 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이 아니에요’ : 콩고민주공화국
-학살의 현장에서/ -무차별 학살의 배경/ -무장 조직을 찾아서/ -군 자금으로 쓰이는 광물 자원/ -금광으로 몰려드는 사람들/ -혼란이 지속될수록 이익은 늘어난다/ -아프리카에 뚫린 큰 구멍/ -최초의 대통령 선거 취재/ -끝날 줄 모르는 유혈 사태
4장 |‘정부군은 마을을 습격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 수단공화국
-사상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 -우리의 이야기를 외국에 전해주세요/ -주민 학살을 주도한 정부군/ -민병대 조직의 배후/ -밀입국 취재를 계획하다/ -세상의 끝, 삶의 중심/ -다르푸르 지방의 해방을 위해/ -'미국에 있는 지지자'의 실체/ -오일머니가 지원하는 인권 탄압
5장 | ‘아이들은 법치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 소말리아민주공화국· 케냐
-중앙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 -대 테러 전쟁의 표적이 된 이슬람교도/ -테러리스트에게 가장 안전한 은신처/ -무정부 상태의 실체를 목격하다/ -지속되는 경제 활동/ -해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들의 총구가 향하는 곳/ -이슬람 국가를 둘러싼 전쟁/ -임시정부에 대한 반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위협/ -국경을 초월한 폭력
6장 | ‘평화가 오면 다시 교육을 받고 싶어요’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병원에서
-가난에 저당 잡힌 생명/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하다
책을 닫으며 | 아프리카의 오늘은 세계의 내일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거대 자원과 분쟁, 성장과 양극화, 아프리카의 고통의 배후는 누구인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은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철폐와 민주화를 계기로 흑백 간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종 차별 정책이 폐지되면 소득 격차 역시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나 민주화 이후 남아공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경제 성장이 본격화되면서 흑인들 가운데서도 부유층과 중산층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이 줄지어 생겨났다. 즉 흑백간의 격차만이 아니라 흑인들 사이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날이 성장하는 모잠비크와 남아공. 두 나라의 핑크빛 경제지표를 보면 이들의 성공 신화 이면의 폭력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남아공이 인종 차별 정책을 실시하면서 당시 백인 사회를 지켜내기 위해 모잠비크 내전에 간섭했던 역사의 모순은 오늘 남아프리카를 다시 폭력으로 물들이고 있다. 일거리를 찾아 아프리카 경제의 중심지인 남아공으로 옮겨간 모잠비크인들이 도시의 빈민가를 채우고 있으며, 일자리를 얻지 못한 모잠비크 출신의 젊은이들이 총을 들고 폭력의 화신이 되어 남아공 곳곳에서 범죄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석유 개발의 최전선인 나이지리아의 남부 델타 지대에서 이름 없는 서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석유산업이 국가재정을 지탱해주는데도 연방정부는 석유와는 무관한 북부지역의 개발을 절대적으로 우선시했다. 권력자와 거대 기업의 부조리가 춤추는 사회에서 자라난 젊은이들은 실업자가 되어 젊음을 낭비하고 있으며 쉽사리 조직범죄에 몸을 담는다. 선진국들은, 그리고 우리 한국 또한 나이지리아 서민들의 고통을 대가로 석유가 주는 혜택을 누리고 있지는 않은지?
금, 콜탄, 다이아몬드, 코발트, 주석, 동, 탈탄 등 서유럽 전역에 해당하는 광활한 국토를 가진 콩고의 땅 밑에는 다양한 자원이 매장돼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서구의 글로벌 기업을 재치고 현재는 중국 기업들의 자원 확보 움직임이 무섭다. 1박에 240달러 하는 호텔에는 정부 고관들이 날마다 까만색 대형 벤츠를 타고 출입하고 반면에 슬럼가에는 쓰레기 산에 짓눌린 서민들이 가득하다. 필자는 국제기관에서 발표한 아프리카 각국 성장률 수치가 교묘하게 날조된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우리는 어쩌면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식한 액세서리와 IT 제품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먼 나라의 분쟁에 알게 모르게 ‘자금’의 일부를 제공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극렬한 인권 탄압은 석유에서 발생한 이윤에 의해 가능하다. 살해된 주민이 약 30만 명, 국내외 피난민이 약 250만 명에 이르는 다르푸르 분쟁은 전형적인 ‘자원 개발이 낳은 인도주의적 위기’다. 필자는 다르푸르 반정부 세력을 취재하면서 그들의 무장 투쟁이 첨단통신기기와 세계 각지의 ‘지지자’들의 지원에 의해 계속되고 있는 현실도 목격한다. 그는 이곳에서의 분쟁과 학살은 민족 간의 대립이 결코 아니라, 세계화 시대의 산물이며 우리(일본은 물론 한국도!)의 생활과도 분명히 연관돼 있다는 성찰에 이른다.
인권 탄압을 계속하는 수단 정부의 정치 및 경제적 배후는 중국이다. 중국은 2004년 9월 유엔안보리가 수단을 제재하는 결의를 채택할 때 기권함으로써 수단 정부를 정치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바로 중국이 수단 정부로부터 얻는 석유 이권 때문이었다. 수단은 사하라 이남에서 제3의 산유국으로 중국 기업으로부터 유입된 오일머니가 수단 정부의 돈줄이다.
해적 국가로 알려진 소말리아는 동유럽과 중동에서 아프리카로 무기를 밀수하는 창구다. 무정부 상태의 소말리아에 범람하는 방대한 양의 무기는 당연히 ‘메이드 인 소말리아’가 아니다. 강대국이 건넨 무기들은 소말리아 사람들을 파탄에 빠트리고 해적의 손에 들려 무기를 대주었던 나라들의 선박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