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322780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23-02-28
책 소개
목차
어느 화가의 죽음
1. 흙으로 그리는 화가
2. 공방과 모사가
3. 하얀 눈의 기사
4. 천재를 죽이는 방법
5. 철문 뒤의 왕자
6. 소녀의 초상
7. 아카데미 그랑프리
8. 찢어지는 밤
9. 괴로움이라는 순례길
10. 모든 것이 뒤바뀐 겨울
11. 붓을 문 토르소
12. 두 손 없는 기도
어느 오후의 대화
외전. 그의 얼굴은 그녀의 얼굴 뒤에 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언젠가 나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그렇게 괴로운 일을 왜 계속하시는 거예요?”
“언젠가는 이 괴로움이 끝날 거라고 믿기 때문이지.”
“지금 그만둬 버리면, 그러면 끝나는 거잖아요.”
아버지는 텅 빈 화폭으로 눈을 돌려 한동안 거기에 시선을 고정했다. 하지만 정작 비어있는 건 아버지인 것처럼 보였다.
“그건 괴로움이 끝나는 게 아니야. 내가 끝나는 거지.”
어느 화가의 죽음
며칠 뒤 나는 달빛 아래에서 홀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정원 한구석 나만의 화폭에는 특별히 고르고 고른 흙이 모여 있었다. 땅을 파 내려갈수록 흙의 색이 조금씩 짙어졌기에 그것으로 서로 다른 색과 명암을 표현했다.
그날의 주제는 달빛이었다. 중앙에는 가장 곱고 연한 흙을 모아 반듯하게 달을 그렸고, 반짝이는 작은 모래 알갱이들로 은은한 빛이 퍼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달에서 멀어질수록 땅을 깊이 파서 그림자를 만들었더니 마치 정말로 땅 위에 달이 떠있는 것 같았다.
1. 흙으로 그리는 화가